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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장을 떠나 서부 티벳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첫 여행의 목적지는 아리! 아리랑의 아리와 소리가 똑같은 도시인지라 친근감이 듭니다. 하지만 티벳 여행의 가장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일이면 갈 수 있다는 한족 운전사의 말을 듣고 탄 트럭은 5박 6일이 걸렸습니다. 험한 길, 여름에 간혹 내리는 비로 불어난 비로 길이 끊어지거나, 한낮의 햇볕으로 냇물이 불어 트럭이 건너지 못하고 꼬박 하루를 5500이 넘는 고도에서 쫄쫄 굶으며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밤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고지로 부는 바람이 트럭문 틈으로 사정없이 스며 고생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태어나 가장 많고 아름다운 별을 본 것은 위대한 역설이었습니다.
이제 꼬박 하루를 기다리게 되는 도로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이었지요. 이때까지는 좋았지요. 곧 막힌 길이 풀리겠거니 기다리면서...
높은 고개로 차가 오른 뒤에야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군의 대규모 군병력이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엔 헬기도 날아가고. 한족 운전사는 연시 '따꿍따꿍'하며 총소리를 흉내내며 마오쩌뚱이 인도인들을 몰아낸 것을 자랑합니다. 듣긴 거북하나 평범한 서민이 더 기대할 것은 없었습니다.
이 죽음의 냇물 앞에 발이 묶여 꼬박 하루를 지냈지요. 하필 저희가 탄 운전사는 겁이 많아 한번 물에 바퀴가 빠져 고생을 한 뒤 다른 트럭들이 다 지나도록 엄두를 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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