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휴일아침 일찍 ..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가자는 옆지기의 제안에 아침도 먹지않은채 혼쾌히 길을 따라 나섰는데...
주천쪽으로 찻머리를 돌려 송한 삼거리에서 오미리방향으로가서 저수지에서 단편영화(?)를 찍고
다시 주천면 수주쪽으로 달려가다보면 찐빵으로 유명한 황둔면이 나옵니다.
황둔입구의 현수막 광고판중에 "베트남 쌀국수 개시"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더군요.
아침도 거른 오전 9시가 조금 시간인지라 뱃속도 출출하여
이색적인 베트남음식에 구미가 당기더군요.
황둔 삼거리 쪽으로 조금 이동하다보니 작고 아담한 간판의 베트남 쌀국수집이 보이더군요.
마침 우리가 방문한 하루전인 7월4일날 개업을 했다더군요.
식당이 영업을 시작하기에는 조금 이른시간 이었지만
이미 한 테이블에는 남녀 한쌍이 맛있게 국수을 먹고 있었지요.
아직 정통 베트남쌀국수를 먹어보지못한 우리는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쇠고기 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동남아음식에는 강한 향신료를 쓰기 때문에 혹시 우리입맛에 맞지 않을까 조금 염려스러웠지만
쌀국수를 먹어보니 전혀 거부감없이 맛나게 먹었답니다.
물론 아침식전이라 시장기도 있었지만...
국물은 쇠고기 사골을 푹 고아서 만든다는 주인댁의 설명이었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요리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즉, 퍼(PHO)
쌀국수에 뜨거운 육수를 붓고 고추를 얹어 먹는 베트남 음식.
재료;쌀국수 200g, 양파 1개, 소금 1작은술, 식초 2큰술,숙주나물100g, 매운고추 2개,붉은고추1개, 칠리소스,레몬즙 양지머리 600g, 생강 1톨, 대파 1/2개, 물 12컵, 향신료(통후추·월계수잎·고수·등), 소금, 후춧가루 약간.
베트남에서는 포(pho:퍼)라고 부르며 주로 아침에 먹는다. 쌀가루를 불려서 약하게 달구어진 판 위에 빈대떡처럼 얇게 펴 말리다가 약간 마르면 떼어내 칼국수보다 가늘게 썬다. 숙주·칠리고추·고수·라임·양파·고기 등이 들어가 독특한 향과 맛이 나며, 소화가 잘 되고 영양성분이 고르게 들어 있는 데다가 칼로리가 적어 건강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과 요리재료에 따라 조리법이 다양하며 쌀국수에 쇠고기를 얹으면 포보, 닭고기를 얹으면 포가라고 한다.원래 베트남에서는 쇠고기를 먹지 않았으나, 1880년 중반 베트남 북부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군이 쇠고기 요리법을 전해 주면서 하노이를 중심으로 쇠고기와 민속음식인 쌀국수를 함께 먹게 되었다. 포라는 말도 프랑스군의 식사를 뜻하는 ‘포 토 푀(pot au feu:불처럼 뜨거운 그릇)’의 푀(feu)가 어원이라고 한다. 1950년대 이후 베트남이 남북으로 분단되자 남쪽으로 내려간 하노이 사람들이 호치민(옛 사이공)에서 생계 수단으로 쌀국수에 쇠고기 요리법을 더해 팔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전역으로 보급되었다.


주인이 직접 쓴듯한 어설픈 글씨의 메뉴판에는 베트남 고유음식이름이 적혀있지만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구요.
쌀국수 앞에 쓰여진 고기이름은 국수위에 올려진 고명을 나타내는것 이라는군요.
우린 쇠고기 쌀국수를 주문했어요.

제일 먼저 국수를 봤을때 살짝 투명한 느낌이 들어요.
질감은 밀가루국수에 비해 더 미끈미끈하고 쫄깃하구요.
면 자체에는 별다른 맛은 없구요..
국물은요~~
고기육수라고 하면 약간 텁텁하고 무거운 맛이 나기 마련인데
훨씬 개운하고 깔끔한 뒷맛을 줍니다.
고기육수 특유의 기름기도 별로 느껴지지 않구요
약간 매콤한 맛도 나구요. 매운맛을 좋아하신다면 고추를 더 곁들이면 되겠죠?
쌀국수 국물은 너무너무 맛있어서 결국 그릇 바닥을 보고만다는...ㅋㅋ
매운 정도는 그리 심하진 않구요... 일반쌀국수보다는 좀더 칼칼하죠..
그리고 고명엔..
쌀국수를 시키면 어김없이 나오는 생 숙주
쌀국수를 기다리며 두반장 소스와 칠리소스를 섞어 숙주를 찍어먹곤 하는데요..
수분이 많은 숙주와 자극적인 소스가 아주 절묘하게 어울어진답니다.
쌀국수가 나오면 숙주를 풍덩~ 뜨거운 국물에 살짝 데치듯이 잘 섞어주고
먼저 국물맛을 보구... 레몬즙과 고추 그리고 소스들을 입맛에 맞게 넣으시면 됩니다
우린 한국인답게 쌀국수를 먹으면서도 김치가 그리웠다는...
하지만 이식당엔 김치는 없대요.
쭉 적고나니 구체적인 맛의 묘사라기 보다는
쌀국수를 먹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또 먹고싶음을 표현하는듯 하네요...ㅎㅎ
사실 사람 맛이라는 것이 다들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지라
어떤맛인지 알기위해서는 직접 맛을 보는게 가장 정확합니다.
국물맛이 끝내 주는 완소! 베트남 쌀국수에 한 번 같이 빠져 보실래요?^^*

아래사진에 쑥비슷하게 생긴 야채는 일종의 향신료로 사용하는 고수라는 식물입니다.
고수는 잎만 떼어내고 고추와 양파는 얇게 썰고 레몬은 얇게 썰어 국수위에 고명으로 얹습니다.
숙주라고 하면 숙주무침에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베트남 쌀국수에도 월남쌈에도 볶음 쌀국수등 등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아삭 아삭함~!
생으로 먹어도 전혀 비리지 않은데 개인 적인 차이가 있으니
비리다 느끼시면 뜨거운 국물에 살짝 데쳐서 드세요.

칠리소스와 해선장을 7:3 비율로 담아내고 만들어 놓은 양파초절임을 반찬으로 곁들입니다.
레몬을 짜서 넣으시면 넘 상큼한 쌀국수가 되구요
칠리소스와 해선장은 고기를 찍어 먹고
칠리소스와 해선장을 국물에 첨가하여 먹으면 얼큰하고도 시원한 맛이 납니다.
식당 주인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다문화가정의 안주인 입니다.
직접 베트남에서 전수한 정통요리법으로 쌀국수를 요리한다는군요.
제법 익숙한 한국말로 우리가 묻는 질문에 성의껏 대답해 주면서 이렇게 사진찍는것에 포즈를 취해주었어요.

작은 식당 한켠에는 베트남 식품도 판매합니다.
우리가 국수를 먹는동안에도 베트남인들의 식품구매가 간간이 이어지더군요.

건조된 쌀국수도 있고 월남쌈집에서 싸먹던 라이스페이퍼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라면과도 비슷한 식품도 있더군요.


베트남쌀국수를 파는 식당은 황둔삼거리를 약간 못미친 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황둔찐빵가게가 주욱 늘어서있는곳 주변입니다.
덩치가 작은 베트남인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식당내부도 자그마하고
테이블,의자,비품등이 모두 작게 느껴집니다.
물론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더군요.
우리가 들렸던 날은 아침부터 후텁지근 무더운 날씨였는데 뜨거운 국수를 후루룩 먹으며 땀을 뻘뻘~~
그래도 베트남 현지인이 직접 만든 쌀국수를 드시고 싶으시면 한번쯤 가보셔도 후회하지 않을거예요.
순박해 보이는 주인댁의 선한 미소가 생각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