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든 여럿이든 언제든 내맘데로 눈치볼것 없이 할수 있는 놀이? 산행은 그런 놀이 들중 하나인것 만은 분명하다
아침에 기상하니 바람한점 없는것이 날씨가 너무좋다. 번개산행이랄까. 그전 생각해둔 부산 해운대의 앞산 장산(634 미터) 으로의 산행여행이다.
장산은 6.25 이후 몇십년만에 공군부대 점거지에서 정상이 개방되었다. 그곳은 해운대를 비롯 부산 시가지를 가장 가까이서 한눈에 볼수있는 조망이 탁월한 봉우리(정상) 이다.
산 주변 둘레에 수 많은 들머리가 있는데 나는 오늘 재송2동 센텀그린타운 뒷쪽에서 출발이다
부산은 특이 지형으로 도심 중간에산들이 많고 산쪽 높은 지역에 아파트를 지어놓은 곳이 많은데 그린타운도 상당히 높은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도 해발이 상당히 높은곳에서 산행을 시작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린타운 바로 옆쪽 들머리 숲으로 들어서니 3분만에 거대한 암괴지대다. 어마하다. 비슬산 암괴지대도 보았지만 여기도 대단하다. 아파트 주민들은 바로옆에 암괴 지대가 있으니 바위 기운을 많이 받을것 같다.
암괴지대를 놀이 하듯 요리 저리 건너뛰어 오르니 젤 위쪽에 이동네 체력단련장이 있다. 서너 사람이 운동중이다. 어느지역에도 운동시설이 있듯이 여기도 예외는 아닌듯 하다.
운동시설 지나 한 30여분을 평범한 동네 뒷산 같은 오르막을 잠시 오르면 이름께나 있는 바위들이 서서히 나타난다.
선바위.합장바위.상어이빨바위. 합장바위 전망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이름도 아주 흡사하게 잘도 붙여 놓았다. 자그만 돌부터 바위까지 다양한 바위지대 인데 이후 정상부근 외는 바위는 볼수 없다. (다른코스에서 너덜지대 있음)
미세먼지로 시야는 다소 뿌옇지만 마음만은 봄날인데 날씨조차 바람하나 없이 포근하다. 합장바위 전망대는 데크로 잘꾸며 놓았는데 말그대로 전망이 끝내준다. 부산의 거대한 아파군이 전부 내눈안이다.
합장바위 전망대에서 다소의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니 부대 철책선이 나타난다.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곳이다. 우측으로 해운대의 거대한 빌딩들이 운무에 쌓여 괴물처럼 보인다 어마하다. 인간의 힘이 새삼 대단 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친이 돌아 가시기 몇년전 함께 해운대에 여행을 왔는데 모친은 신혼시절 해운대 우동에서 살다 연산동으로 이사갔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구순이 넘으신 나이에도 기억력은 대단 하셨다. 원래 나이들면 최근것은 기억 못해도 옛것은 외려 더 잘 기억한다는데.... 함께 했던 그 시절이 꿈 처럼 밀려온다.
개방전 정상출입 불가로 바로밑에 정상석을 세워놓았는데 거길 지나 잠시 편한길을 걸으면 임도가 나타나고 각종 경고문으로 그득한 개방된 오리지널 장산 정상이다. 아직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출입이 허용되고 있었다. 6.25 때 전략적으로 주요한 기지였는가 보다.
장산 정상에는 젊은 이들로 가득하다. 해운대가 코앞이고 광안대교도 눈앞이다. 역시 산에는 젊은이가 많다. 중년의 놀음에서 젊은이의 놀음으로 시대 전환이 된거는 확실해 보인다.
사실 장산은 산이라기 보다는 약간고도가 있는 올레길 이라고 해야 할거 같다. 어느 코스든 들머리에서 다소 오르막을 올라야 할뿐 정상부근에서는 거의 평지길이고 잘 닦여진 임도가 많다. 그래서 인지 접근성도 좋고 다소 쉬운 산행길이라 해야 할거같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하고 콘크리트 임도와 아직도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산허리를 돌아가는 우회길로 잠시 편하게 가니 억새군락지 이다. 긴의자도 설치되어 있는것이 공원같은 분위기 인데 많은 사람이 쉬고 있다.
잠시 쉬다 조금만 더 가니 평야 비슷한곳이 나오는데 이곳은 늪지대다. 산정상 능선길 일진데 평평한 지형에 연못처럼 여기저기 물이 고여 있는것이 다소 신기하기도하다.
이지역은 산이라기 보다는 올래길 같은 느낌이다. 나처럼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보다 그냥 맨몸으로 운동하러 온것 같은 사람이 더 많다.
평지 따스한 곳에서 점심을한다. 지나가는 한 두어 사람뿐 적막하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까마귀 두마리가 먹이를 달랜다. 까악 까악~~
가지고간 빵과 새우깡을 던져준다. 부산지역의 산은 까마귀들이 많다. 금정산에는 떼지어 다닌다. 아마도 사람들이 먹을걸 던져 주니그걸로 먹고 사는듯~~
초행길이라 정확한 산행로는 몰라 서 대충 하산길을 작정하고 내려가는데 임도와 도로가 번갈아 나타나며 농막 같은것도 군데 군데 있다. 산도 아니고 마을도 아니고 헷갈리는 지형이다. 옥녀봉과 중봉쪽 방향은 아니고 구곡산옆으로 휘돌아가는 임도길이다.
원각사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 가는데 원각사 입구에는 다소의 등산객이 앉아 쉬고 있다. 해운대가 바로 눈앞에 보인다.
폭포사라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가니 다시 산악지형이 시작되고 숲이 우거져 있다. 다소경사진 오붓한길을 잠시 내려오니 폭포사가 나타난다.
폭포사는 대천공원쪽에서 올라오는 길목으로 사람들이 엄청 많다. 등산객 외에도 상류쪽에 있는 양운폭포와 그냥 절 구경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다.
한 500여미터의 평지길을 걸어 내려오면 대천구립공원이다. 대천공원은 아담한 호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는것이 도심에 찌든 사람들의 안식처임은 분명하다.
산행의 가장 큰 문제는 원점회귀인데 재송2동 주차해 놓은곳으로 가야해서 한참을 기다려 택시를 탔다 거리도 먼것도 같지만 차가 상당히 밀렸다. (요금 9500)
장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구립공원으로 6.25 이후 70년만에 정상이 개방된산, 거대한 암괴류가 있는산, 크지는 않지만 억새 군락지가 있고 특이한 습지가 있으며 해운대가 바로 앞에 조망되는 산. 도시옆의 산이라 등로가 다양하여 헷갈리기도 하는 등산객이 많은 산. 산을 휘돌아 임도가 많은산, 아직도 정상에는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올래길 같은 부담이 없는 편안한 산으로 느껴진다.
70년이라는 긴 세월지나 정상이 개방이 되었다는 그 산은 부산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부산의 금정산과 함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산 임에는 분명하다.
어느 봄날의 갑작스런 번개산행으로 장산이라는 하나의 산을 알게 되었다. 저무는 시절 그나마 열정에 빠져들수 있는 산행 여행, 그리고 또 다른 산을 알고 싶은 호기심은 내 삶의 활력소가 되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