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을 계기로
독서운동가에서 마라토너, 산악인으로 활동영역을 넓힌 곽정란(50)씨.
독서교육 관련 서적과 수필, 동화 등을 쓰는 작가다.
초등학교, 도서관, 복지관 등에서 독서와 글쓰기 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
암 진단 후 10년간 삶의 변화를 담은 에세이
'숨은 꽃, 꽃술을 터뜨리다'(젠북)를 최근 출간한 그를 지난 7일 서울 서린동에서 만났다.
에세이 제목은
"어린이책을 연구하다가 발병을 계기로
춤, 등산, 마라톤처럼
내부에 숨어있던 힘을 발휘하게 된 생활을 뜻한다"고 했다.
"숨은 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그걸 공감하고 싶은 거죠."
곽씨는 1990년부터
학부모들이 중심이 된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회장 사무총장 등을 맡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98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가던 길이 중단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던 그로선
수술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수술 후에도 검진 결과를 기다릴 때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곽씨는
"환우회 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도 축복'이라고 생각한 다음부터
마음이 점차 편안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 발병 이전엔 성취감이 앞섰고, 일 중독증에 걸렸었죠.
가진 것을 고마워하기보다 더 성취하려는 생각 때문에 괴롭고 우울했어요.
그런데 '죽음' 앞에 가 보니 고민이 한번에 해결됐죠."
화목한 가족, 자연을 보는 기쁨 등
진정으로 감사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가
암 발병 이후 "성취보다 존재만으로 기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발병 후 5년이 지나 안정을 되찾은 2003년 10월
'유방암 의식 향상의 달'을 맞아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서울여성재단의 문화예술작품 공모에 당선되면서
발병 5년간 축적된 느낌을 담은 공연을 열었고,
직접 무대에서 발병과 치유 과정을 상징하는 춤을 선보였다.
당시 공연 이름이 이번 에세이 제목이란다.
그는 "책의 세계에만 갇히는 바람에 숨어있던 감성이 발병을 계기로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엔 주위에서 "지리산을 함께 가자"고 해도 손사래를 쳤던 그는
등반과 마라톤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2004년 10월엔 히말라야산맥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310m)를 등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집트에서 열린 사하라사막 마라톤에 출전해 40대 여성 1위로 완주했다.
"발병은 삶을 새롭게 보라는 뜻인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작으로 보고, 다르게 살라는 '초대'라고 생각해요.
슬프고 우울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중심을 이동할 기회로 보게 된 것 같아요."
첫댓글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대단하네요..
멋집니다~~~자신을 이기는 길...
회장님의 인품과 능력이 멋지게 발현된 사례이군요.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도움으로 건강이 좋아졌다는 글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곽데레사님도 더욱 건강해지시길 빕니다.
대단 하십니다. 쾌유를 빕니다.
감동~~~~~~~무엇이 삶을 보람있게 ....바로 아픔을 통한 소망....
치료사로서 살아가는 최고의 쾌감 돈 몇푼을 넘어서는 환자의 인연과 회장님의 인연의 만남을 부러움을 넘어선 질투마저 느껴집니다. 분명 실력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여주신 것일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