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Elvis Presley Richard Egan 음악:Lionel Newman 외/흑백, 89분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1935-1977, 미국 미시시피)가 1950년대와 1960년대 사이에 직접 출연하였던 (그의 생전의) 총 31편의 영화들 가운데 데뷔작이 바로 1956년도의 이 작품인데, 권투부에서 활약을 하던 멤피스의 고등학교 (Humes High School)를 졸업한지 불과 3년 만의 일이고, 또 그의 기념비적인 노래 (첫 녹음 곡), ‘엄마, 괜찮아요(That's All Right, Mama. 1954)’를 녹음한지 2년 만이며, ‘루이지애나 해이라이드(Louisiana Hayride)‘라는 프로그램으로 TV에 첫 출연한지(1955년3월) 1년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빠른 출세에 비례하여 상업적으로도 무척이나 발 빠른 행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출연으로 불타오르던 초고속 상승의 인기는 드디어 음반과 방송 그리고 영화계까지, 연예계 삼국(?)을 통일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는데, 이 영화가 발표된 1956년, 같은 해에 그의 ‘Heartbreak Hotel’ 이 3월부터 8주 동안 연속으로 빌보드(Billboard) 차트의 정상에 (첫 번째로) 오름으로서 1969년 9월의 ‘Suspicious Minds’까지 그의 생애 총 18개의 차트 1위곡 행진에 서곡을 울리게 되고, 또 비틀즈(The Beatles)를 포함한 전 세계의 어떤 가수나 밴드(그룹)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는 약 10억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음반판매기록을 세우는 발판을 바로 이 행운의 해, 1956년에 마련하게 된다.
엘비스가 출연하였던 서른 편이 넘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노래와 춤을 주축으로 하는 (뮤지컬 스타일의) 청춘 영화임에 반하여 그의 이 영화계의 데뷔작은 그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흑백) 서부 영화라는 점도 특이한데(이후에 엘비스가 출연한 서부영화가 더 있긴 하지만.....) 물론 중후한 배우, 리처드 이건이 출연해서 그렇겠지만 줄거리 자체도 엘비스가 출연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성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엘비스가 맡은 막내아들 역은 엄밀히 말하자면, 전체적인 줄거리 진행의 중심인물이 아니지만, 그러나 기획과 제작당시에 붙여졌었던 ‘리노 형제들 (The Reno Brothers)‘이라는 원제목이 그의 새 음반 계약사인 RCA Records의 홍보목적의 요청으로 인하여 이렇게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로 졸지에 바뀐 것 자체가 역시 이 영화의 포커스는 뜨는 별, 엘비스에 맞추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때는 1865년 4월 말, 남북 전쟁의 승전소식으로 들떠있던 북군을 습격하여 현금 수송 열차에서 월급을 강탈해가는 남군무리가 있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지난 4월26일에 있었던 (남군 장군) 존 스턴의 항복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편, 이 약탈자 무리를 이끌던 리노 형제의 맏형, 밴스(Vance Reno-Richard Egan, 1921-1987, SF)는 나중에 종전사실을 알고 난 후, 탈취한 북군화폐를 일행들끼리 7등분하고 각자 귀향을 하게 되는데, 일행인 두 동생과 함께 고향으로 달려가는 그의 마음은 참전 전에 이미 서로 결혼을 약속하였던 연인, 캐시(Cathy-Debra Paget, 1933, 덴버)에게 온통 향하기만 한다.
막내아들인 클린트(Clint- Elvis Presley, 1935-1977, 미시시피)와 모친이 기다리는 고향집에 드디어 도착을 한 리노 삼형제. 그러나 이게 왠 일 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연인, 캐시가 동생, 클린트의 부인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위 + 아래의 사진) 그리고 남북 전쟁 중에 밴스의 (잘못된) 전사소식을 듣고 클린트와 결혼을 한 캐시도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또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그러던 어느 날 북군의 정규군이 강탈당한 군자금을 되찾으려 이들 앞에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진다. 한편, 체포된 밴스를 걱정하는 캐시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끼고 흥분하는 클린트는 밴스의 옛 전우들과 어울리면서 형제들과 반목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서 벌어진 한 총격전에서 그만 허무하게 죽고야 만다.
마치 서부 영화의 가면을 쓴 스릴러같이 강탈당한 군자금을 둘러싸고, 이를 회수하려는 북군과의 심리전이 초반에는 상당히 긴박감을 주긴 하지만, 중간 중간에 엘비스가 (매우 현대적인 율동으로) 노래를 하는 장면들을 삽입하면서 극의 정체성이 좀 모호해지기도 하는데, 그러나 음악적으로도 이 영화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의 제목이자 타이틀 송인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야 말로 엘비스가 부른 수많은 발라드 곡 가운데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반주라고 해봐야 비록 통기타 한 대뿐이지만, (한국에서 한때 통기타 선풍이 대단하였을 때에 단골 애창곡으로서 우리들에겐 더욱 더 유명한 곡이 되었었고...) 듣기에 무척 편하고 쉬운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 전개와 (제목자체도 간단명료하지만) 또 외우기가 별로 어렵지 않은 가사에 엘비스의 나른한듯하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한 창법이 단숨에 이곡을 1950년대의 최고의 ‘사랑 노래(Love Song)’로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