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춘분치성 태을도인도훈
선인들의 음덕에 감사하자
2023. 3. 21 (음 2.30)
안녕하십니까,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오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을 맞이하였습니다. 밤이 가장 길고 추운 동짓날에 일양이 시생해서, 어느덧 음과 양이 대등하게 이루어지는 춘분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춘분의 의미를 설명하다가 마테오리치 신부 얘기가 나왔습니다.
예수회 소속으로 해외선교하러 중국에 파견된 마테오리치 신부는 당시 음력 달력을 썼던 한중일 문화권 속에서 농사를 지을 때는 양력이 필요함에도 중국의 넓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바닷가나 농사를 짓는 육지나 구분없이 음력을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에게 농사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을 들여오려고 했지만, 천문을 다루는 것은 천자의 권한이기에 일개 개인이 함부로 들여올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졌던 이마두 신부는 고심한 끝에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를 24등분 해서 24절기를 만들었고, 당시에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참으로 유용해서 삽시간에 중국에 널리 퍼졌습니다. 같은 음력 달력을 쓰는 조선에도 24절기가 들어와서 농사짓는데 참으로 유용하게 쓰였고, 21세기인 지금도 시골에 가면 음력 달력을 쓰면서 24절기를 여전히 농사짓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24절기의 이름도 마테오리치 신부가 직접 붙인 걸로 아는데요. 중국 선교를 위해 한자를 배우고 중국어에도 능통했던 이마두 신부는 그 절기에 맞게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이름을 붙였지요. 춘분도, 추분도 밤과 낮이 똑같이 나뉘는 의미로 붙였던 이름입니다.
오늘 아이들한테 설명하다 보니, 단지 선교를 넘어서서 중국 백성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했던 이마두 신부의 마음씀이 새삼스럽게 와닿았습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널리 알려서 하느님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 하느님을 믿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다가 천국으로 가기를 원했던 이마두 신부의 원래 선교목적이, 일상생활에서도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발전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 옛날에, 고려말인가요? 문익점이 중국으로부터 목화씨를 들어와 우리 백성들에게 따뜻한 솜옷을 입게 했지요. 그렇게 옛 선인들이 노고와 세상을 사랑했던 그 음덕으로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또 육신의 부모님이 생명을 주셔서 오늘의 우리가 이렇게 몸을 갖고 살아가지요. 그리고 설혹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선배 신앙인들의 치열한 믿음이 있어서 맥이 이어지고, 오늘날 우리가 상제님을 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내가 있기까지 참으로 수많은 분들의 은혜가 있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또한 세상을 이롭게 해야겠다, 사랑하는 마음이 일상생활에 녹아든 정음정양의 태을도인이 되어야겠다,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우리 도인들께서도 조화로운 정음정양의 태을도인으로 인간완성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음정양의 태을도를 세상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아서, 역시 정음정양의 태을도인으로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사이비교주들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신이다]로 좀 시끄럽습니다. 이걸 반면교사로 삼아서 사람들이 더욱 바른 진법을 찾아 시절인연을 잘 맺어서, 후천개벽기에 인간열매로 성공하기를 바라며 태을도인 도훈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