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을 투하중인 전투기 <사진 출처: 미 공군>
20세기 초 항공기의 출현으로 전쟁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항공기로 엄청난 양의 폭탄을 적의 후방 깊숙이 투하함으로써, 전쟁을 지원하는데 핵심적인 산업시설, 군수공장, 교통 및 각종 기반시설을 파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항공기에 의해 투하된 폭탄은, 전·후방의 개념을 없어지게 만들었고 전쟁에 총력전이라는 개념을 낳게 했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한 항공 폭탄은 정밀유도무기에 비해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적은 비용으로 적지에 투하하여 대량파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르니카 그리고 드레스덴
게르니카 폭격에 분노한 피카소는 그의 일생일대의 대작 게르니카를 그렸다. <사진출처: wikipedia> | 독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서 깊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드레스덴은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인해 이틀 만에 폐허로 변하고 만다. <사진출처: wikipedia> |
항공 폭탄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대표적인 장소로는, 스페인의 게르니카와 독일의 드레스덴이 꼽힌다. 1937년 4월 26일 오후 4시 30분 스페인의 게르니카(Guernica), 나치 독일이 프랑코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콘도르 사단의 하인켈 폭격기가 상공에 나타났다. 작은 소도시에 쏟아진 엄청난 양의 폭탄에, 도시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1,000여명의 시민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800여명에 달했다. 이 사건에 분노한 피카소는, 그의 일생일대의 대작 “게르니카”를 그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판으로 치닫던 1945년 2월 13일 독일의 드레스덴(Dresden)에 연합군의 사상최대 폭격이 감행된다. 이틀간에 걸친 대 폭격으로 드레스덴 시민 3만 명이 목숨을 잃고 시가지의 90% 이상이 파괴됐다.
멍텅구리 폭탄으로 불리는 일반폭탄
일반폭탄의 폭발장약의 양은 일반적으로 폭탄 전체무게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출처: 미 해군> | MK 82 스네이크 아이는 수평폭격 또는 급강하 폭격 시 기체의 안전을 위해 특수한 제동날개를 장착했다. <사진출처: wikipedia> |
항공 폭탄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일반폭탄(General-Purpose Bomb)이다. 적의 산업시설, 도로, 교량, 활주로, 군 시설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반 폭탄은 무게에 따라 100, 250, 500, 1,000, 2,000 파운드 급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장된 폭발장약의 양은 일반적으로 폭탄 전체무게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일반폭탄은 미국에서 개발된 MK 80 계열의 폭탄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된 MK 80 계열의 일반폭탄은, 기존의 폭탄과 달리 항공역학적 디자인을 가미해 공기저항을 최소화 시켰다. 특히 함재기에 최적화된 MK 80 계열의 일반폭탄은 베트남전 때부터 사용되었으며, 수평폭격 또는 급강하 폭격 시 기체의 안전을 위해 특수한 제동날개나 낙하산을 장착한 폭탄도 개발되었다.
한발에 다수의 목표물을 파괴하는 분산형 폭탄
분산형 폭탄은 일반폭탄과 달리 폭탄 내부에 수많은 자탄을 내장해 넓은 지역을 일거에 무력화 시킨다. <사진출처: 미 공군> | 우리 공군에서도 사용중인 MK 20 로크아이 II 분산형 폭탄은 라이터 크기의 200여 개의 자탄을 내장하고 있다. <사진출처: 미 공군> |
일반폭탄은 견고한 목표물을 파괴하는데 효과적이지만, 폭탄의 무게에 비해 피해범위가 넓지 못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넓은 지역에 배치되어 있는 병력, 차량, 보급기지 등의 공격에는 비효과적이다. 집속탄 혹은 클러스터 폭탄(Cluster Bomb)이라 불리는 분산형 폭탄은 위력은 일반 폭탄 보다 못하지만, 동일한 무게의 일반폭탄과 달리 폭탄 내부에 수많은 자탄을 내장해 넓은 지역을 일거에 무력화 시킨다. 가장 대표적인 분산형 폭탄으로는 MK 20 로크아이 II(Rockeye II)가 꼽힌다. 우리 공군에서도 사용중인 MK 20 로크아이 II 분산형 폭탄은 라이터 크기의 200여 개의 자탄을 내장하고 있으며, 특히 적의 기계화 부대에 매우 효과적인 무기로 알려져 있다. MK 20 로크아이 II 분산형 폭탄은 1986년 부 터 미군에 배치되어 1991년 걸프전 때부터 사용되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불벼락 네이팜과 연료공기폭탄
네이팜은 유지소이탄으로 3000℃의 고열을 내면서 건물과 산림ㆍ군사시설 등을 불태워버린다. <사진출처: 미 공군> | 연료공기 폭탄은 목표지역 상공에 연료와 공기의 혼합가스를 살포한 후 점화시켜 폭발한다. <사진출처: 미 해군> |
항공 폭탄 가운데도 불을 이용한 특수한 폭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등장한 네이팜(Napalm)이다. 알루미늄, 비누, 팜유, 휘발유 등을 섞어 만든 네이팜은 유지소이탄으로 3000℃의 고열을 내면서 건물과 산림ㆍ군사시설 등을 불태워 반경 30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투하지역을 초토화시켜 생명체를 말살하고, 생존한 생명체에게도 심각한 후유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현재는 비인도적인 무기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지난 1960년대에는 네이팜보다 더 위력적인 항공 폭탄이 개발된다. 바로 연료공기 폭탄이다. 연료공기 폭탄은 목표지역 상공에 연료와 공기의 혼합가스를 살포한 다음, 점화시켜 폭발시킨다. 폭발효과로 인해 주변공기를 흡수함으로써, 질식상태를 형성시켜 사람과 동물의 폐 기능을 마비시킨다. 또한 압력으로 지상건물을 파괴하는 동시에 화재를 발생시킨다.
지하시설물을 파괴하는 관통폭탄
관통폭탄은 일반폭탄과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관통력이 특화된 특수폭탄이다. <사진출처: 미 공군> | 14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GBU-57 MOP는 미 공군의 대형 폭격기에서만 운용된다. <사진출처: 미 공군> |
관통폭탄은 일반폭탄과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관통력이 특화된 특수폭탄이다. 목표물 침투 중 폭탄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폭탄과 달리 두꺼운 금속재질로 된 표피가 폭발장약을 감싸고 있다. 특히 탄두부분은 관통을 용이하기 하기 위해 두껍고 예리하게 제작된다. 이러한 관통폭탄은 적의 지하시설과 참호 및 활주로에 사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관통폭탄으로는 BLU-109가 있다. 2,000 파운드 급의 폭탄인 BLU-109는 레이저 유도 키트인 페이브웨이나 GPS 유도 키트인 제이담(JDAM)과 결합하면 벙커버스터(Bunker Buster)로 변신한다. 최근에는 무게만 약 14톤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 버스터 폭탄인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가 개발되었다. 2009년 6월 미 공군이 도입 한 이 폭탄은 일반적인 지표면에서는 지하 60m, 콘크리트 표면은 8m까지 관통할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무게로 인해 미 공군의 대형 폭격기에서만 운용된다.
밤하늘을 낮처럼 밝히는 조명탄
조명탄은 군에서 야간전투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인명구조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사진출처: 대한민국 해군>
조명탄은 야간전투시에 전장의 정찰 혹은 목표지역의 조명 등에 사용되며, 인명구조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모든 조명탄은 투하 후 일정고도에 도달하면 연소가 시작되거나, 혹은 조명탄을 투하한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시간이 경과한 다음 연소가 시작되도록 개발되었다. 밝은 빛을 만들어내는 조명탄은 연소 시에 높은 열을 발생하며, 연소 중에 인위적으로 소화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조명탄은 생각과 달리 쉽게 발화될 수 있어, 다른 종류의 폭발물보다 매우 위험하므로 조심하게 취급해야 한다. 조명탄은 투하 항공기의 종류, 사용목적, 작동방법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투하 후 일정고도까지 자유 낙하된 뒤 연소가 시작되는 낙하산 조명탄 그리고 목표물에 안착된 후에 장시간 연소하는 표적지시물 조명탄 등이 있다.
발행201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