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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일기를 쓰기로 했다. 몇십년만에 써보는지도 모르겠지만,
딱, 오늘 하루만 쓰는 일기가 될것이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그날이 너무 즐거웠기에 내 인생공책에 남겨야 겠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러면 니공책에 따로 쓰면되지, 뭐하러 여기에 쓰느냐고 묻겠습니까?
그건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나를 즐겁게 해준 고마움을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시작되어 억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구상에서 태어나고 사라진 사람들이 도데체 몇명이나 될까?
그많은 사람들중에 같은 시대를 산다는것, 또 서로만났다는것, 함께했던 세월이 있다는것,
수십년이 지나서 다시 만난다는것...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이정도면 보통인연이 아니지 않을까?
시대를 공유하고, 추억을 공유한 우리들 이기에, 남은 인생을 공유 하는것도 아마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모쪼록 우리 동기들 오래토록 건강하게 좋은 인연 이어가길 기원 하는 마음 간절 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날이 밝았다
평소 야행성 이던 나도 어제는 여행의 피로함도 있었지만, 오늘을 위해 일찍 잠을 청했었다
우리 까페가 개설되고 새롭게 소식을 알게된 동기도 여럿 있어 무척 만나보고 싶었기에
더욱더 기다렸었는데, 이제 그날이 밝은것입니다
날씨도 쾌청하고 햇살이 화사하여, 더욱 밝고 들뜬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교문앞에 들어서니 몇년을 참석했는데도 또다시 맘이 찡하다 41년전, 가여린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양쪽에 늘어선 예쁜 꽃들을향해 고사리같은 손을 흔들며 들어섰던 그곳 생각할수록 꿈같은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갔구나... 내 어린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 연민에 빠져든다 이놈의 감성은 식을 줄을 모르네... 사내놈이 이렇게 센치멘탈 해서야... 큰일 하긴 틀렸어
그옛날 풍선장수도 솜사탕 장사도 없고 , 삼각비닐에 노랑 빨강 파랑 단물을 넣은 쥬스(?)도 팔진않았지만
대신에 방명록과 행사기념품 종이가방이 나를 기다렸다
이제 불혹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는 후배가, 지천명을 반절꺾은 나를 반갑게 맞아 펜을 쥐어준다
제 15회 칠성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26기 방명록..
1번 ..안상태
2번 ..이철우
내가 3번 이구나...
행운 번호표도 주네.. 이거야..뭐.. 받는 그자체가 행운이지..
운동장엔 만국기가 휘날리고 본부석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처음 가입된 기수부터 천막이 설치되었다
동문 체육대회 초창기부터 시행되어 온 관행이었다
아..그래.. 내가 처음 왔을땐 좌측 중간쯤이 우리 캠프였는데 어느새 본부석 맞은편 중앙까지 밀려 왔구나...
오른쪽을 다돌면 기수와 상관없이 원로석으로 함께 들어 가야한다
근데, 원로석은 해마다 한기수씩 더 들어가지만, 매년 하나밖에 설치되지 않는다
오고싶어도 못오거나, 다시 올수없는 곳으로 가신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상태와 철우를 만나 반갑게 악수했다
상태는 월례모임엔 참석치 못하지만, 운동회 만큼은 빠지지 않는다
술과 담배를 즐기는 것을 보지 못했고, 말수가 적은 친구다
집에 갈때까지 몇마디 하는지 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우리동기 중에 서정훈 !! 이친구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과묵한데,
둘만이 조우 했을때를 가정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상상이 안된다
텔레파시로 대화 할런지..?
그러나 상태는 운동을 좋아하고 또 잘하는것 같다
단지 성격상 번거러움을 피하는것 같고, 여흥을 즐기는것이 편치가 않은 모양이다
"이어 달리기"에서 철우와 함께 혁혁한 공을 세우고, 운동회가 끝나자 뒷풀이 없이 홀연히 사라졌다
왔노라 !!
달렸노라 !!
사라지노라 !!
아... 이걸 써놓고 보니 걱정된다 왜냐구요..? 기태가 댓글 달까봐..
왔었구나 !!
달렸구나 !!
사라졌구나 !!
기태야 내가 먼저 써놨다 좀 참아 줄수있제?
이게 뭔말인지 모르는 친구는 까페 출책 댓글을 보면 알겁니다 ㅎ
철우는 넘부지런하다 새벽같이 우리까페 학교문을 열고 청소하고, 인사를 남긴다
이미지 자체가 학구파 이고, 사리가 분명한 친구다
오늘도 일찍와서 매사에 적극적이다 우리가 앉았던 좌석배치도 철우가 한것이다
그리고 뜀박질 하는것 보고 놀라움을 금할수가 없었다
그 덩치에 그렇게 박력있게 잘달릴줄 몰랐다
절제된 생활과 자기관리에 충실한, 건강한 삶을 사는것 같아 보기 좋았다
철우야 !! 그모습 오래토록 유지하길 바란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자 친구들이 짝을 지어 등장한다
우리의 총무 이정애가 이진목 친구를 보디가드겸, 짐꾼으로 픽업하여 오늘 우리들의 민생고를 해결할
식량과 조리도구를 실고 나타났다
정애는 말이 필요없는 우리 동기회 살림꾼이다
진목이는 훤칠한 생김새에 걸맞게 말과 행동이 시원시원하다
뒤를 이어 정연학과 서정훈이 나타났다
둘은 가까이 살고 있어 행사에 자주 같이 다닌다
연학이는 우리들의 졸업앨범을 사비로 제작하여 한권씩 나누어 주었다
그시절의 허술한 제본과 오랜 세월을 살면서 이사도 하다보니 언제 어떻게 없어졌는지 모르는 앨범
41년이 흐른 지금 우리에게 과거의 모습을 선물한 연학이에게 이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아 ... 백진호 아닌가..?
까페 개설후 그소식를 알게된 진호가 왔다
나는 진호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모습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곱게 늙어가는 모습 보기좋았다
처음에 진호는 나를 잘알아보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른후 차츰 기억을 되찾는것 같다
나는 어쩌면 그렇게 기억이 생생 하게날까? 더구나 진호는 나의 뇌리속에 너무나 강렬하게 각인 되어 있었다
진호야 !! 이렇게 만나 너무 반가웠다 시간이 허락 한다면 자주 봤으면 좋겠다
까페에서 만난 또 한친구를 빼놓을수 없다
이기태 !! 본명은 이외형.. 개명을 했다고 하네
사진도 올려주고 댓글도 재미있게 올려주는 친구
이번 운동회에도 기태는 기자의 사명감을 발휘하여, 신속하게 사진을 올려 주었다
기태야 !! 반갑고 고맙다 오래토록 우리 동기들과 함께 해주길 희망한다
이어서, 그날 나의 최대실수가 벌어졌다
김문연, 장상경 .. 두친구가 그날 처음 나오게 되었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났다
아 ~ 한번도 같은반 된적이 없었구나...
기억력에 대한 자만심으로 나는 앨범을 들고 , 우리반을 제외한 나머지 반을 이잡듯이 낱낱이 뒤졌다
없었다. 이친구들 학교를 잘못 알고왔나..? 그럴리는없지... 아마 기수를 잘못 알고 왔을거야...
그런데 장상경이 본인을 찾았다 요있네... 이런... 우리반이었다
문연이도 한참을 뒤지더니 본인이 찾았다 에~~고... 또 우리반이다
핑계같지만 그때 모습과 쬐께 많이 변한것 같다
말해놓고 보니 이것도 좀 궁색한것 같네....
문연아 ! 상경아 ! 정말 미안타 !!! 내가 원래 나보다 잘생긴 사람들 잘 기억 안하는 습관이 있다
아주 많이봐야 기억 할것 같다 까페에서도 좋고, 모임에서도 좋고, 벙개쳐도 좋다 자주 볼수있는 기회를 만들어줘 !!
어느듯 많은 친구들이 모여 들었고 정애는 탁자에 가스렌지와 후라이펜을 배치하고
훈제로된 오리고기를 구었다. 노릇노릇하게 익힌 오리고기를 안주로 소주한잔 들이키니 맛이 기막힌다
내가 술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침에 먹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오늘은 추억속의 친구들을 만나 우리들만의 잔치를 벌이는것 아닌가?
흥을 돋우는데 꼭 필요한것이 술인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인류최대의 발명은 술이라 생각한다
희노애락에 항상 술은 동반 하니까...
정창희 !!
창희가 팔을 걷어 붙히고 부추 부침개를 부친다
아하, 우린 이말이 아니지... 그렇지 !!.. 정구지 찌짐을 부치기 시작했다
넉넉한 모습 만큼이나 여유있는 동작으로 능숙하게, 종가집 맏며리같은 모습으로 접시에 담아준다
창희를 보노라면, 그옛날 부처가 여성이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뜬금없는 상상을 하게된다
김광옥 !! 맨날 광옥,광옥 하다보니 성이 헷갈린다. 맞기를 기대한다
비닐장갑 끼고 함께 음식을 매만진다 역시 주부경력이 말해주듯이 쓱싹쓱싹이다
참고로 우리 눌이는 음식 솜씨도 없고 어눌 합니다 그래서 음식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습니다 ㅠㅠ
광옥이는 첫인상에 강렬한 포스를 느꼈다
말투도 아주 빠르고 짧게 끊어서 한다
첨볼땐 여차하면 한대 맞을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포용력 있고 내맘이 간장 종지라면, 광옥이는 대접(대지비) 이었습니다
정구지 찌짐이 워낙 맛이 있다보니 25회 여선배님이 수시로 젓가락이 솔방구리에 쥐드나들듯 왔다갔다 합니다
이거~ 이거~ 25회 선배님들 보면 곤란하네....
이해선 !! 까페닉은 "선아"
우리까페 운영자로써 불철주야 가리지 않고 친구들을 독려 해주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지만, 내면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스킬을 지닌 친구입니다
추억의 사진인가..? 그기에보면 한영소 선생님과 수학여행때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야무지고 암싸받게 생겼잖습니까? 그사진이 모든것을 말해주는것 같았습니다
해선이도 찌짐을 꿉습니다
그런데 뒤집게가 필요 없어 졌습니다
앗~싸~ 정구지 찌짐을 허공에 던졌습니다
정애, 최경애, 창희가 추임새를 넣습니다 으~랏차~차~아`
찌짐이 공중제비를 돌다가 후라이펜에 무사히 착륙합니다
그러고서 지네들 끼리 박수치고 웃고 난리도 아닙니다
애교 부리는 막내 며느리 였습니다
해선이는 주부이자, 자기일과 ,신앙생활을 병행 하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페를 잘이끌어주고, 오늘도 주일인데 시간을 할애하여 참석한것이겠죠
정말 대단하고 고마운 친구 !!
정정수 !!
정수는 외곽지에 살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월례모임은 참석하기 어려운것 같고, 일년에 한번 친정 가듯이 운동회에 나오는 친구입니다
전형적인 현모양처 스타일 입니다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이야기 합니다
정사임당 이라해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일년만에 보는 친구에게, 안부 한번 제대로 물어 보지 못한 내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해연 !!
내 기억으론 여학생 거의가 파마머리 였던것 같은데, 해연 이는 "고대"를 하고 온것 같습니다
60년대 우리 어머니들이 동네 파마 할때, 고대를 하고 다녔던 신세대 여성처럼, 이지적인 모습으로
얼굴주름도 거의없는 단아한 모습으로 참석한 해연이는 늙지도 않는것 같습니다
자기일을 하다보니 잘참석 못하여, 오랜만에 본것 같습니다
해연아 !! 반가웠다
하경숙 !! 까페닉은 갱~숙~이 ㅋㅎ
닉네임 딱이다
사업땜에 자주 시간 내기가 어려운 가운데 오늘 참석해서 반가웠어 !!
오늘 이글을 쓰면서 또 한가지 양해를 구할것이 있습니다
모처럼온 친구와 처음온 여학생 친구들...
최경애, 김옥련,부산에서온 동순(?) 친구 등...
내 즐기기 바빠 말한마디 못나누고, 인사조차 못해서 너무 미안타 !!
친구야 !! 내가 원래 인간성이 그런건 아니야.. 이해 해주길 바래 !!
반가운 인사가 오가고, 정겨운 술잔이 오가는 가운데 친구들도 꽉들어찼고
운동장에선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의 첫번째 경기는 2인 1조 로 다리를 묶어, 4개조로 구성된 릴레이 게임 이었다
열심히 뛰었지만 꼴찌였다
하지만 섣부르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직도 경기는 많으니까...
두번째 경기..
럭비공 차기 릴레이.. 나도 출전했다
이번엔 3위다 한단계 도약한 셈이다.
줄당기기 경기가 시작 되었다
상대는 25기 선배님들이다 이경기는 반드시 이겨야한다
그래도 연식이 있지.. 오뉴월 하루빛이 무섭듯이 석양의 하루빛도 밝기가 차이날거야..
이제 코치까지 나섰다
김창덕 이었다
큰소리로 외쳤다
자~~ 줄건주고, 우리는 힘을모아 한방에 끝내는거야 !!
알겠제 !! 자~자~ 준비하고 ~~
땅 !!!
경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슬슬하다가 한방에 힘쓰기 위해서 기회를 노렸다
그런데 한번 빼앗긴 줄을 다시는 끌어 오지 못하고 끝이 나버렸다
창덕이가 큰소리로 작전을 다 얘기 했기때문에 25기 선배들도 처음엔 거저먹고
우리가 힘쓰길 기다렸다가 한번에 힘을 쓴것이다
보통 작전은 미리 은밀하게 짜야되고 경기중 변화를 줄땐, 사인으로 보내야 되는건데 ㅠㅠ
절대 창덕이를 원망할순 없다
20여명의 선수들이 창덕이가 고함칠때, 고개까지 끄떡여 가며, 마치 신통방통한 계략인양,
오케이 !! 알았어 !! 연방 소리를 질렀으니 누굴 원망해..?
운동회에서만 볼수있는 유쾌한 광경 아닌가 ? ㅎㅎ
이제, 남은 두경기를 최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입상권에서 멀어 지게된다 작년에 우리가 그래도 준우승 팀인데 체면이 있지... 이럼 곤란해...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우리가 누군가 불굴의 투지 !! 26기 !! 아닌가..?
지금부터 반전이 일어난다 뭐.. 극적 이랄것도 없다 우린 언제나 오뚝이처럼 일어나니까..
줄넘기 출전이다
2명이 양쪽에 줄을잡고 돌리면 5명이 넘는 경기다
연습타임이 주어졌다 하~나, 두~울... "턱".. 걸려 버렸다
운동회를 주관한 24기 심판이 같잖다는 듯이 실소를 지었다 ( 야들은 틀렸다)
이어서 해보나 마나란 투로 자~ 시작합니다
시~이~작 !! 하~나..두..울 쎄..털컥 !! 또걸려 버렸다
심판이 히죽 웃는다 (ㅋㅋ .. 그러면 그렇지...)
귀찮다는 듯이 자자~마지막 입니다 씨-작..
하나, 둘, 셋, 심판이 힐끗 쳐다본다.. 일곱, 여덟,아홉, 열 ~~~
현재 심판의 눈이 줄을 따라 구르고 있다... 열다섯, 열여섯,,, 동공이 확장된다..(어 !! 이게 아닌데...)
스물.. 스물하나.. (야들이 아까 가들맞나? 얼굴 면면을 살펴본다)
스물~다섯 ....헥헥.. 숨차다
심판이 경외로운 눈빛으로 말한다
잘하면서...&@§※... 현재 월등하게 1등이네...
창덕이는 보이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워낙 기발한 친구라 어떤 발상으로 또 작전지시를 할지 모를일이다
다른팀은 전부 줄을 오른쪽으로 돌리니까, 우리는 왼쪽으로 돌려보자고 했을지 모르잖아..?
그랬다면 우리는 매우 어지러웠을거다...
이제 마지막 400미터 계주가 열린다
남학생3명에 여학생1명 으로 구성되었다
출발선상에 나란히 서서 출발신호를 기다리고있다
우리 선수가 누구인지 너무 멀고 , 출발대기 선상이 복잡해 누구인지 잘모르겠다
" 땅 " 드디어 출발 총성이 울렸다
코너를 도는 순간 파란쪼끼의 우리26기 여학생 선수가 보였다
현재 4등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출전 선수가 몇명이냐구?
물론, 4명이다.. 아무러면 어떻나? 예로부터 여자는 조신해야지...
뛰는 선수중 제일 이뿌다... 괜찮아.. 여자는 이뿌면 모든게 용서 되는거야 !!
철우에게 바통이 이어졌다
순간, 굉음을 울리며 땅이 진동을 하였다
엄청난 파워로 무소의뿔 처럼, 광야를 질주한다
앞서가는 선수들은 쫏기는 양떼처럼 줄행랑 치지만 거리는 점점 좁혀진다
연학이가 이어받아 상태에게 넘겨 줄때엔 이미 한선수를 제낀 상태고, 앞선 두선수도 거리는 많이 좁혀져 있었다
안상태는, 상태가 아주 좋은 선수다
이름만 보고 까불다간 큰코 다친다
아니나 다를까..?
관우가 탓던 적토마에 32기통 엔진을 단듯이, 천상을 호령하고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간다
앞섰던 선수들이 그기세에 눌려 걸음이 얼어붙고, 전의를 상실한듯 비틀거린다
이상태로 가다간, 저상태 때문에 질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아.. 오늘 점마땜에.. 피박쓰겠네..)
1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세상 !! (칠성인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안되겠다.. 누울 자리를 찾자.. 미끄러운 곳을 찾는듯했다
이제 4코너를 돌았다... 적의 목에 칼자루가 닿을수 있는거리다 (흠.. 이건 아니지.. 선후배들인데.. 취소)
여하튼 앞서가든 선수들은 코너를 돌면서 스스로 쓰러져 버렸다
상태는 그제서야, 저속기어를 넣고 서서히 두팔을 들고 결승점을 향해 들어오면서 카메라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2002년 안정환이 골을 넣고 카메라 앞에서 드러누워 기자들에게 찍으라는듯이..
하지만 카메라는 없었다
우리의 기자들, 기태와 정자는 반바퀴 남기고 3등인데, 설마 1등 하겠나 하고,
발품을 팔기가 귀찮아서, 겸상을 차려놓고 건배를 하는중이다
크어,, 여태까지 사실을 근거로 충실하게 쓰다가, 이부분에서 픽션(소설) 이 들어가버렸네...
어쨋든 우리에게 운도 따랐지만 400미터 계주도 1등 했습니다
종합 2위로 입상한 우리는 상금 " 일십만원 " 받았습니다
과묵한 정훈이는 행운권 추첨으로 "사랑" 이란 부상을 수령 하였습니다
정훈이는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우리친구 입니다 축하 해주세요
정훈아 !! 축하한다 !!
폐회식을 마치고, 우리는 유통단지 내에 소재한 최광해 회장님의 사업장 " 낭만에.."밑에있는
봉창이 칼국수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낭만에 까페에서 뒷풀이 하기로 하고
하루를 어우러졌던 교정을 뒤로 하고 교문을 나섰습니다
식사자리 에서 우리동기회 진정한 "얼짱" 장문상 친구와 합류 했습니다
일이 바쁜 가운데 최대한 서둘러 참석 하게 된것입니다
열정과 성의가 대단한 친구입니다
고맙다는 말도 사치로 여기는 멋진 친구 !!
체육대회에서 견마지로 하여, 희생을 미덕으로 삼던 철우친구는 신앙생활에 관계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식사와 뒷풀이에 참석을 못하게 된것 같습니다
머슴처럼 부려먹고, 새경도 안주고 보낸것 같아 미안하네요..
친구를 위해 박수 한번 쳐주세요 !!
따근한 칼국수를 먹고 낭만에.. 까페로 이동 하는중, 이춘길 친구가 술이 과하여 밥도 못먹고 자더니
몸도 가누기가 힘들고, 집도 멀어 구미라 했던가..? 그래서 진호친구가 잘 수습해서 보내게 되었다
춘길아 !! 아쉽다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 인생도 마라톤도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된다
" 과유불급 " 이라 했던가,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고...
몸 잘관리 해서 다음엔 꼭 함께 하도록 하자
영화는 그래도 앤딩 크래디트가 올라가야 감동을 먹는거잖아...
식사를 마치고 까페에 올라 갔다
이미 우리가 자리하기 편하게 테이블이 셋팅 되어 있었고, 광해의 잔잔한 노래가 음표로 날라 다니며
온 까페에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생맥주를 마시며, 아직도 마무리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고 있었다
언젠가는 또다시 오늘을 추억으로 회상하게 될테지...
운동장에서 마셨던 먼지를 씻어내듯 몇순배를 돌리고 나니, 다들 목이 트이는 모양이다
광해의 "오프닝 송 " 이 끝나고 우리는 차례대로 노래를 불렀다
진호의 클래식한 노래가 불려지고, 정욱이의 구수한 노래도 이어졌다
정욱이는 예전엔 노래 부르는 모습을 내가 보질 못했는데, 칠성동문 일일까페 할때 처음 들어 본것 같다
그후, 곧잘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솜씨가 업데이트 되는것 같다 사실 몇번 되진 않지만..
안경넘어 두눈을 지그시 감고, 주름진 얼굴가득 세월이 담겨있는 용모의 열창은 영락없는 7080 세대다
그기에 못지않게 정수의 노래 또한, 그시절을 대변해주는 정서가 담겨있다
본항이의 노래는 조금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저음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박일남을 연상케 한다
성호 또한 감정이 실린 노래고, 진목이 노래는 시원 스럽다
정애 가창력은 익히 알다시피 바이올린 선율이고, 해선이 노래는 역시 깜찍스럽다
이렇게 밤은 깊어간다 하염없이...
연학이의 노래가 이어졌다
설운도의 상하이 트위스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춤을 추었다
그옛날 빨간 야외전축 들고 수성못 뒷산에서 배웠던 트위스트 춤을 마구 흔들었다
부산친구? 동순? 여학생 친구가 화답을 하듯 뛰쳐 나왔다
손벽도 마주쳐야 소리 나는법.. 오늘 제대로 만났다
자 ~ 아 ~ 비비고..비비고~~ 찍고 찍고~~ 흔들고 ..흔들고..
인생 뭐.. 별거있나..? 모조리 비벼 버리자~ 눌러 버리자~ 털어 버리자 ~~
스트레스가 확풀린다
까페 영업관계상, 우리는 나머지 여흥을 그건물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서 이어갔다
진호는 첨나온 동기회에서 지나친 과음으로 실수할까봐, 까페에서 끝나기 직전 나에게 양해를 구하고
친구들에게 잘설명 해달라 하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분위기상 내가 친구들에게 알리기가 곤란해서 말하지 못했다
이글을 통해서 모든 친구들이 이해 하리라 믿는다
처음나온 기태도, 상경이도 한가락 하는 노래였다 신명이 있었다
그친구들도 즐거웠는지...
문상이의 노래도 그날 처음 들어본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문상이가 집앞까지 태워줘서 편하게 왔는데, 내가 문상이에게 물어봤다
술도 마시지 않고 그런자리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 지겹지 않은지..?
나는 즐겁게 노는데 ,혹시 문상이는 곤욕스럽지 않을까해서..
대답은 간단명료 했다
괜찮다.. 늘 그래왔으니 이젠 적응이 되었어 !!
근데, 내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장수친구가 흥에겨워 여학생들을 불러내는 과정에서, 팔을 잡아 당기는 것이었다
몇해전에 부부모임 참석했다가 한친구가 다른 친구부인을 노래 시킬려고 당기는 과정에서
인대가 늘어나 고생을 한일이 있기때문이다
술마신 사람은 힘을 조절하기 어려워 강하게 당길수 있고, 이젠 우리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근육에 신축성이 부족하여 다치기 쉽습니다
남자인 나도 작년 체육대회에서 골키퍼 하다가, 어깨 인대가 늘어나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 있는데
여자는 더 위험 하지 않겠습니까?
또, 여자들은 온도에 상당히 민감 한것 같습니다
한여름에도 비가 오면 춥다고 몸을 많이 움추립니다
우리 남자친구 들이, 다치지 않게, 따뜻하게 배려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정말 아찔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마지막 노래가 흐르고 있습니다
" 학원" 이던가요?
모두들 어깨동무를 하고 합창합니다
행운을 빌며~♬ 안녕~♪ 친구여.. 안녕 ♩
다시 만날때 까지 안녕 이겠죠...
이렇게 우리들의 소중한 운동회 모임은 또 하나의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게 됩니다
이번 운동회는 인원이 가장 많이 모인것 같습니다
우리까페의 영향도 지대 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동안 까페에 열성적으로 헌신한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리고, 까페가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고 늘리 홍보되어 많은 친구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26기 친구들 !!
모두 행복한 삶이 되길 기원 합니다
지금도 모두 행복 하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소통 할수있는 친구가 있으니까요
행복은 스스로 만족 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남보다 나은점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영원히 행복하지 못할것 입니다
한두가지 나은점은 찾을수가 있으나, 열가지 전부 뛰어날수는 없기 때문이죠
불행한 이유는 단한가지 입니다
자기 자신이 행복 하다는 사실을 잊고 살기 때문입니다
불행한 이유를 손가락으로 헤아리지만 말고, 행복한 이유를 손꼽아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행복한 이유하나 추가하세요
나는 칠성26기 동기회가 있어서 행복하다 ^^*
두서 없는글 끝까지 읽어 주어서 감사 합니다
밤이 깊었네요 좋은꿈 꾸시기 바랍니다
조용히 일기장을 덮습니다
박시병
첫댓글 긴글이라서 시간있을때 일어보고 댓글달겠음.
가슴 뭉클한 일기입니다.를 보냅니다.
평소 팔공산님의 글 솜씨는 익히 알지만 넘 고마워요.
운동회를 후기를 잘 정리해 둔 훌륭한 기자의 글입니다.
10년 20년 후에 이글을 볼때는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볼까요.
수고 하신 팔공산님께 감사의
콧끝이 찡하게 시작하다 웃음으로 읽다......입가에 미소로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비가옵니다..사무실에 앉아 님을 글을 읽으니 간절하다.뭉클하다.애잔하다.그립다.눈물.미소.....머 이런 단어가 생각이납니다...한줄 한줄 읽으며 님의 마음을 알아갑니다.친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 그리고 배려......다들 마음에 담을 겁니다.....비오는날 추억한잔 마시고 떨어지지않는 발걸음 옮기듯 멍하니 그냥 잠시 있다 그렇게 갑니다........감사합니다 공산님 아니 시병친구.....
만국기 휘날리는 우리들의 초등 교정을 첨으로 바라 보았을때..정말 그 감회는 새로웠습니다.
얼마만에 온 교정이었던가...여기서 뛰고 놀던 그때가 주마등처럼 스처 지나갈쯤에...
난,어느새 우리들의 캠프에 도착...한달전 보았던 친구 그리고 41년만에 만나는 친구들...
진정 가슴 뭉클 그 자체 였습니다....보고팠던 친구 공산이 아니 시병친구...참으로 정이 가는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느낀 그대로 멋진 달필로 이렇게 그날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추억하게 해주는 시병친구가 있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시병아~ 글로서 다표현 못함을 이해 해 주시고...너무나 멋진 후기글 차근차근 잘읽어 내려 왔다네..
땡큐~땡큐~^^
사무실에서 직원들 모르게 글을 읽으며 몇일 전의 일을 회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왠 결재가 자꾸 올라오네! 난 이글을 읽는 순간에 결재를 올리는 직원들이 순간 원망스럽네? 멋진 글을 ... 너무나 실감나게 표현해서... 정말 감탄한다! 시병아! 나는 네가 우리 초등동기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하다! 정말 재밋게 읽었다! 감사!
뒤풀이에 참석을 하지 못했지만 이글을보고 상황을 쬐께 알것 같으이
표현력이 너무 너무 멋쩌버려......
긴글이라서 조용한시간에 읽는다고 답글이 늦었습니다.
한마디로 맘이 싸하고 표현할까요?(마땅한표현이 생각안나네요)
이글은 그대만의일기가 아니고 우리모두의 일기이며 한편의 동영상을 본것같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체육행사엔 참석을못했습니다.
솔직히 졸업후학교에한번도 가보질못해서 학교가는길을 알수없을것같아요.
그래서 내비게이션으로 찍어봤어요. 내년엔 꼭참석하기로 다짐을 해봅니다.
위에 답글단친구들의 맘과같습니다.
시병이가 내친구라서 행복합니다.
시병아 항상건강하고 행복해라.
26기친구들모두 화이팅!!!!
잘 정리 해줘서 고맙다 시병아 ..
잘 읽고 간데이 ~~~
눈으로 본것이 글로 표현 되는 시병이가 부럽다
오전에 시간이 쬐이는 관계로 오늘에야 이글을 봤네..~~^^~~
물론 시병이의 글솜씨는 익히 감탄하고 인정하지만 ............
어쩜!! 그렇게 옮길수 있는 기억력에 경탄하지 않을수가 없구나!!!..
(기억력) 참고로 내가 제일 부러워 하는 부분이다..(점점 쇠퇴해지는나의기억력)
정~~말 재미있게 읽고 신나게 웃을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창희야 반갑다 !!
나이들면 기억력이 감퇴되는건 당연 한거야
경험으로 살아가고 연륜으로 살아가야지
여유로운 너의 심성이 나는 정말 부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