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장마라고 하지만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니 많이 지치는데 뭐 맛있는 것 먹을 수 있는 좋은 여행지 없을까요?
윤> 이제 7월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되는데요, 집 나서면 고생이라고 휴가하면 북새통과 교통체증이 딱 떠오르지만 아이들 등쌀에 안 갈수도 없고, 가자니 요즘물가에 빤한 주머니사정으로 망설이게 되는데, 제가 오늘부터 가까우면서 훌륭한 우리지역 휴가지 와 그 곳의 맛 집들을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잘 메모해 두셨다가 올여름 휴가 길에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전통이 살아있어 자연이 더 아름다운 상주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MC> 대부분 여름휴가 하면 바다로 가는데 산으로 먼저 가시네요 상주는 어떤 맛 집이 있나요?
윤> 대한민국 농업수도를 자칭하는 상주는 익히 알려진 대로 간판 먹거리는 곶감입니다.
축산물의 대표 격인 한우 또한 생산량이 전국 2위로 상주한우가 유명합니다.
상주 한우는 곶감껍질을 먹여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G20정상회담의 스테이크 재료로 사용할 만큼 그 유명세를 날리는데, 상주를 가서 한우 안 드시고 오시면 후회가 되겠지요!
그런데 휴가 길에 한우로 한 끼 드시고 나면 전체휴가비가 몽땅 날아갈 판인데 감히 소고기를 먹다니 하시겠지만 제가 아주 적당한 집하나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상주전통은 실용적이고 실질을 숭상하는 외식이 아닌 가정식 위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상주에서 맛 집 찾기가 쉽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말라고 그런 거를 찾아 여”라고 오히려 반문하시는데, 낙단교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상주 보다는 인근 김천이나 구미에서 더 유명한 이 집은 푸짐한 양의 한우고기를 즐길 수 있는 한우구이 전문점입니다.
지역의 축산 농업인 13명이 모여 직접 운영하는 곳인데요, 직판장에서 고기를 구매한 후 길 건너 식당에서 상차림 비 1인 3,000원을 내고 고기를 구우면 됩니다.
상차림으로는 김치에 쌈상추 마늘 파절이 같은 고기를 드실 수 있는 것은 다 나오고, 행정안전부가 추천하는 착한가격 식당으로 선정된 이 집은 거세한우만 취급하는데, 육회 300g에 만원, 불고기 300g에 만원으로 추가상차림 비용 없이 드실 수 있고, 4인 가족기준으로 10만원이면 맛있는 한우 실컷 드실 수 있습니다.
낙동강 한우촌 054-532-4545
MC> 10만원에 온가족이 한우 실컷 먹을 수 있다면 괜챦은데요 그리고 또 다른 맛 집도 소개 해 주세요?
윤> 이번에 소개 해 드릴 식당은 맛 집이라기보다는 상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1936년부터 운영해온 국밥 전문식당입니다.
예전 우시장이 있던 자리에 상주 중앙시장 앞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대를 이어 영업하고 있는데요, 식당 외관만 봐도 소박한 느낌으로, 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 그동안 줄곧 한 자리에서 무려 70년을 영업하며 지켜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국밥을 끓이는 속을 중간에 두고 Bar처럼 둘러앉아 먹는 것은 바로 한 그릇에 2,500원 하는 시래기 국밥입니다.
상차림이라고는 김치와 고춧가루 간장이 전부인데, 이곳의 해장국은 그때그때 계절에 나오는 채소로 만드는데, 봄부터 여름까지는 시금치, 아욱, 얼갈이, 배추로 하고 가을로 넘어가면 푹 삶은 시래기에 멸치육수 뽑아서 된장을 푼 국물에 토렴으로 밥을 말아서 먹는 말 그대로 장국밥입니다.
서울식 해장국처럼 선지나 내장이 들어있는 법이 없고 해물이 들어갈 리도 없습니다.
상주에도 서민들이 먹는 백반, 상류층의 한정식을 파는 음식점도 시내에 여러 곳이 있지만 그런데도 이 집 국밥은 깊이가 있고 중독성이 있어 그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주에 갈 때마다 아니 들르고는 배기지를 못합니다.
요즘은 비슷한 해장국을 파는 곳이 시내에 수십 곳은 생겼으나 이 해장국을 처음 맛보았을 때의 대범하고도 강렬한 맛과 분위기, 깊이, 시절의 조합을 따를 수는 없었습니다.
사철 풍부하게 나오는 채소를 가지고 부쳐낸 전과 막걸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을 상주 사람들은 ‘적집’이라고 불렀습니다.
근래 도시에 ‘전 전문점’이 자주 보이는데 상주 사람이라면 그것의 원조를 상주시장 골목 깊숙한 곳에 즐비하던 ‘적집’이라고 말 할 겁니다.
전의 맛을 결정하는 것 역시 찍어먹는 장맛일 텐데 상주의 적집에서는 초장에 찍어 먹습니다.
이곳에서 국밥 한 그릇 드시고 시장안 적집에서 적까지 드신다면 충분한 요기가 됩니다.
남천식당 054-535-6296
MC> 70년 역사에 2,500원짜리 국밥의 맛이 참 궁금하네요 또 있습니까?
윤> 속리산 입구에 위치한 이 식당은 민박집을 겸하는 곳으로 값싸게 식사도 하시고 숙박까지 해결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송어회인데 1Kg에 2만 원 정도면 두 분이 거뜬히 드실 수 있는데, 송어는 원래는 바다고기이지만 민물에서 양식을 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민물고기 중에서도 귀족 대접을 받습니다.
분홍빛 윤기 자르르 흐르는 송어회는 양배추, 상추, 미나리 썰어서 초고추장에 찧은 마늘 콩가루 조금 넣고 비벼서 드시면 고소한 맛이 한 층 더 해서 좋습니다.
그런데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쌈 채소로 겨자체, 로메인, 케일, 레드치커리, 양배추, 상추, 미나리 같은 쌈채소를 무농약재배로 주인이 직접 키워 상에 내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회를 다 먹고 나면 매운탕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문장대회가든 054-533-8935
MC> 송어회 가격도 좋고 민박도 된다니 여름휴가 때 상주 쪽으로 가신다면 이용해 볼 만 하겠는데요 그럼 상주에는 어떤 좋은곳이 있나요?
윤> 상주는 너른 들과 낙동강이 흐르고 지금의 상주(尙州)는 지방 중소도시지만 19세기까지만 해도 영남의 중추도시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상주목사가 경상감사를 겸해서 사실상 영남의 중심도시였고 경상(慶尙)도라는 이름을 경주와 상주의 앞 글자에서 따온 것만 보더라도 한때 대단했던 상주의 위상을 알 수 있습니다.
상주 서북쪽엔 우복동천(牛腹洞天)이 있습니다.
洞天(동천)이란 원래 ‘하늘이 돈짝 만하게 보이는 통바위골’을 뜻하는데, 전란·굶주림·천재지변 3가지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길지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숨어살기 좋은 곳이 동천이며 우복동천은 ‘속리산(해발 1057.7m)-도장산(해발 827.9m)-청화산(해발 984m)’을 세 꼭짓점으로 하는 골짜기입니다.
암소 배 속 같은 통바위골인 셈인데 요즘 행정구역상으로는 상주시 화북면 일대를 말합니다.
우복동천은 선비들의 땅이고 도사들이 숨어 사는 곳입니다.
벼슬을 헌신짝처럼 버린 선비들이 고사리를 캐먹으며 살던 이상향으로 널찍한 연잎 아래 숨어 있어 어두운 등잔 밑과 같아 결코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 만큼 골이 깊고 시원해 여름휴가 장소로는 안성맞춤입니다.
상주의 옛 이름이 ‘낙양(洛陽)’이고 낙동강(洛東江)은 ‘상주 동쪽에 있는 강’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양지바른 땅이 상주 이고 낙동강 따라 걷는 길은 흥겹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살갗을 간질이는 비봉산 낙동강길이 안성맞춤입니다.
경천대∼자전거박물관∼경천교∼비봉산∼청룡사∼상도촬영장∼경천교∼경천대에 이르는 10.8km 코스를 슬슬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하늘을 떠받친다’는 뜻의 경천대(擎天臺)는 낙동강 1,300리 중에서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며 우뚝 솟은 절벽에 푸른 소나무 숲이 황홀하며 푸른 숲, 쪽빛 강물, 남색 하늘에 금빛모래사장.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집니다.
MC> 찾아가는 길은?
윤>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나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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