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4tY5BjGbFJU&t=10s
책소개
첫새벽 봄길을 열고 와 앞마당에 피어나는 설중매의 꽃봉오리는 대자연이 보내온 편지다. 대자연, 우주에서는 늘 편지가 날아온다. 햇살이 이슬이 해 달 별 풀꽃들이 바로 단어들이다. 우주는 그것들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온다. 우주에서 온 편지를 읽으려고 화가는 이슬을, 풀꽃을, 허공을 들여다본다. 묘사한다. 그리고 우주에 편지를 보낸다. 이 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 왜 태어났지.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우주를 향해서 계속해서 던진다
화선지는 화가에게 물음을 던진다. 화가는 새를, 꽃을 들여다보고 비로소 그에 대한 공부로서, 답을 화선지에 그려 넣는다. 하늘의 물음에, 우주의 물음에 화답을 하는 것이다. 화선지라는 공과 그 안에 그려 넣는 화가의 색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세계를 이뤄내는 것이다.
차례
시인의 말 ● 3
찬찬히 읽는 글
저자 소개
소제 박춘묵 시인
월간 모던포엠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모던포엠 작가회 이사, 모던포엠 동인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소송 김정현, 심원 조중현 선생 사사
1977년 제 26, 27, 28, 29회 국전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1981년 제 30회 국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1982년 제 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1983년 제 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1984년 제 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1991년 제 3회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1980년 미8군 초대전
1981년 미주지역 순방연수
1983년 미8군 동양화 강사 역임
1983년 미도파 미술관 작품전
1983년 미국 YMCA회원 동양화 지도차 방미
1984년 제 18회 한국미술전 출품 (국립현대미술관)
1985년 유럽지역 미술관 순방연수
1986년 LA삼일당화랑 초대전
1986년 포항 MBC초대전
1987년 귀향전(여수 해동, 천일화랑다실)
1990년 서울갤러리 작품전(Press Center)
1991년 현대미술 초대전 출품(국립현대미술관)
1992년 미술세계기획 초대 출품(오늘 한국 현대미술의 집면전)
1993년 아름다운 서울전 출품(시립미술관)
1993년 서울역 문화관 초대전
1994년 조선일보 미술관 작품전
1994년 한국 러시아 초대작가 교류전
1995년 움직이는 미술관 초대작품전(국립현대미술관)
1997년 순천문화예술회관 작품전
1998년 부산일보 전시장 작품전
1999년 부산 현대백화점 현대아트홀 차시전
2000년 갤러리 소호 작품전
2000년 세종문화회관 작품전
2000년 『삶은 꽃구름』 책 발간
2001년 『티끌에게 물어라』책 발간
2002년 자선특별초대전 (여수 문예회관)
2005년 해남문화예술회관 초대 차 시화전
2013년 『바람의 길』 시집 출간
2014년 『타오르는 불꽃』 시집 출간
2025년 『아포리즘』 시집 출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회원
대자연 속에 한 존재인 사람으로서의 삶의 질곡을 노래하다
전형철(시인, 문학평론가)
1. 대자연 속에 한 존재라는 인생의 총체
우주의 눈으로, 인간의 자신의 삶의 질곡을 들여다본다.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에 휘둘려 회오리치는 삶이다. 태어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욕망을 추구하고 그런 속에서 실패와 좌절을 맛보고 경쟁하고 갈등한다. 슬픔 분노 비판과 희열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신의 한없이 솟구쳐 오르는 욕망과는 달리, 세상 속에 한 인간 한 생명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소제 박춘묵의 작품은 소제라는 한 인간, 대자연 속에 한 존재라는 인생의 총체가 된다. 매 작품마다 그러하다. 그런 인생의 전체적인 면을 시간 속에서 밀고 나가면서 화가는 화폭 속에 담아내게 된다.
화폭에는 한 인간의 아름다움이, 한 인간의 인격과 생각, 느낌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감상자는 그 그림을 통해서 한 인간을, 우주 대자연 속에 한 존재를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는 소제의 그림을 통해서 소제 박춘묵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의 마음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빈 허공의 마음에는 새 한 마리 슬피 운다.
2. 소유도 존재도 아닌 흐름으로서의 존재, 그 슬픔
인생은 소유도 아니다. 뭔가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강렬하게 원하고 그것을 찾아서 휘돌아 다니지만 결국 소유한 것은 다 내주어야 한다. 자신까지도 내주어야 한다. 그렇게 인생이란 소유가 아님을 깨달아 간다. 그리고 존재하길 원한다. 영원히 존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들 속에서 그 이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도 부질없음을 알게 되어간다. 점점 확신이 줄어들어 간다. 확실한 것은 흐름이라는 것이다. 우주 대자연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자아 역시 그렇게 변화해 가는 것이다.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 휩싸여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화가는 소멸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소멸하는 것들, 순간적인 것들, 죽어가는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중함을 발견하게 된다. 감동을 발견하게 된다.
화선지 속에 그것들의 붙들어 놓는다. 순간을 붙들어 영원으로 붙들어 놓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화선지의 세계이고 화가의 세계이다.
슬픔은 대자연 우주 속에 한 인간의 존재가 유한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온다. 그 유한성, 죽음이 삶의 대전제로 놓여 있기에 이별, 덧없음, 잃어버림, 잃음이 인생을 지워버리고 덮어버리고 소멸시켜 버린다.
그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어도 죽음을 초월할 수는 있다. 그것은 자기 주관적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인 시야로 자아를 확대하여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일체만상이 하나로 한마음으로 한 덩어리로 휘돌아가는 너이고 나임을 깨닫고 실감하는 것이다.
자아라는 관점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동양화에서 이러한 관점의 해방은 다시점의 시각으로 나타난다. 엄격히 말하면 산수화에는 투시도법의 시점(視點)은 없다. 조선시대 산수화는 다시점(多視點)의 시각으로 관조(觀照)되어 왔다. 그래서 그려진 부분 부분을 떼어놓아도 하나의 그림으로 독립되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하나로 합일(合一)되어 보인다. 그것이 산수화의 재미다.
3. 여백의 미를 배운다
삶은 소유도 존재도 아닌 우주 대자연 속에 하나의 흐름임을 알게 되면서 화가는 화선지가 바로 우주요 그 안에 송사리 하나를 그려 넣어도 바로 우주적인 전체 속에서 그려 넣게 된다. 대자연 우주라는 여백 속에서 그려 넣게 된다. 생은 영겁 속에서 찰나임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찰나 속에 바로 영원은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화가는 한순간 피었다 사라지는 꽃이파리를 그림으로써, 찰나 속에 영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천지인, 그 안에 인간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사계절의 변화와 이치 속에 인간의 삶을 발견하게 된다. 대자연 계절, 물, 산수와 어우러져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의 산천은 바로 낙원이다. 그 이상이 없다. 이런 산수자연 속에서 신선사상이 생겨나게 된다. 죽어서도 바로 앞동산으로 가는 것이다. 더 이상의 세계가 필요 없다.
우주와의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한다. 그런 이상적인 우주와의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한다. 그런 우주를 제 그림에 담아낼 수 있기를, 그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