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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의 로망!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와서
∵ 찾은 곳 : 영혼의 땅 푼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 일 정 : 2013. 4. 26 ~ 5. 6 (10박11일)
∵ 같이 했던 사람들 : 11명
안나푸르나여!
삼천계단 건너 멀리 하얀 만년설의 고봉이 아름다움을 품었네!
햇살이 비추는 푼힐의 장쾌한 광경 감탄사를 자아내고 있다.
꿈속에서나 보았던 신비함을 극락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
랄리그라스의 환상적인 꽃들 속으로 우리는 거닐었네!
가는 곳마다 폭포로 웅장함을 자아내는 골짜기의 아름다움이여!
환상적인 새들의 합창소리, 눈을 즐겁게 하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
MBC, ABC에서의 안나푸르나의 연봉과 마차푸차레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히말라야 고산들.
나를 꿈꾸게 만들고 발길을 재촉한다.
지금도 홀연히 대자연의 하얀 설산이 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산악인의 고향(로망) 안나푸르나여! 다시 찾으리라!
안나푸르나여 영원하라!
나마스떼! : “안녕하세요”의 뜻, 만나는 사람마다 나마스떼!
(4.26) 나마스떼!
내가 산을 좋아하고 가고픈 산악인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안나푸르나에 대한 것은 그 어느 것보다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에 이상학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에 대한 트레킹을 하고자 약속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번 기회를 빌미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 이 대장은 허리통증으로 인하여 이행치 못했던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어 남모른 고충을 나는 곡해하고 이해를 못했던 것이다. 사실 사람은 직접 접하지 못하면 나 자신의 생각 속에서 오해를 불러 오게 만드는 것이 세상의 이치일 것이다. 가겠다는 신청을 하고나니 기분이 왜 그렇게 좋은지. 무엇인가 실행하고자 하면 설레는 마음이 드는 것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 되겠다 싶다.
이른 새벽 집을 나와 택시를 탔다. 잠실에서 리무진 버스에 올라타고 인천공항에 다다르니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로 가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곳곳에 모여 있다. 기다리고 있던 중 예전에 옥련설산으로 함께했던 가이드를 만났다. 젊은 처자가 여행 중에 열심히 진행했던 기억이 새로워 반가움이 앞선다. 이번에 그 쪽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게 되어있었다. 자기의 직업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여행을 함께 할 동료들을 만나고 보니 친근감이 몸에 다가온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만남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공항트랙을 오른다.
출발에 앞서 아내에게 출발 메시지를 보내니, 답장 왈 “잘 다녀오세요 사랑해요.” 성원하는 아내의 멘트가 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비행은 7시간 정도 걸려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보드넛트-더르바르광장(쿠마리 사원)을 한 바퀴 돌면서 불교 사원으로서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만든다. 어디가나 인간은 나약한 존재로서 무언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역경을 이기고자 나아가는데 두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종교적인 것에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조형미라고 느끼지 못하지만 수시로 페인트와 보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주변과 더불어 새로운 이질감을 접하게 되었다. 종교적인 것은 알 수 없어도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접하니 남의 나라 문화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시내는 무질서인지 문화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차로는 중앙선이 업고 신호등도 없다. 오직 차량과 오토바이와 개와 사람들이 엉켜 우리가 생각하는 질서의식으로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곳은 무질서 같지만 곡선으로 이루어진 도로는 어딘가 친근감이 배어나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물 같은 차들이 잘들 달리고 있다. 아마 10년 이상은 훨씬 넘은 차들과 엉키어 달리는 모습이 아마 우리나라의 70년대 중반 정도의 수준으로 보였다. 인간이 동물과 같이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이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달리 보일지라도 개와 같은 동물도 사람과 같이 동일시하고 있다는데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간도 동물도 다 같이 이 세상에서 공존하며 살 권리가 있는 것이다. 불교의 탄생지이도 한 네팔의 종교의 한 문화로 정착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숙소인 주변으로 가는 동안 소규모의 구멍가게들 그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많은 사람들, 아마 일거리가 없어서 동네 골목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우리의 60년대부터 70년대 중반 정도에 그랬던 기억이 새롭다. 시골에 살았을 때 돈이 없던 사람들은 딸을 도시의 어느 부잣집 식모로 가서 밥만 먹여주면 고맙게 생각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오직하면 입만 덜면 된다는 시절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골목에 위치한 깨끗한 자이언트 호텔에 당도했다. 현지 네팔에 정착하면서 트레킹을 전문으로 하는 이구 대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구 대장은 거인산악회 시절 백두대간을 개척하고 산악인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던 사람이다. 그와 함께 이상학 대장도 같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친구가 되어 오늘의 이 트레킹을 시도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하여튼 떠난다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나는 모든 것이 실행에 옮기는 것만이 자신의 만족을 시켜주고 자 잘못을 가리며 사는 것이 행복감에 이르는 것이 좋다. 즉 후회 없는 삶 자체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 되리라 믿는다. 이번에도 짧은 시간에 결정하고 행동에 옮긴 것에 후회는 되지 않는다. 시내 고풍스런 전통식당에 가서 현지식과 전통공연을 관람하였다. 술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나마스떼!
다음날(4.27)온갖 새소리에 잠이 일찍 깨어났다. 아마 이곳만의 정취랄까 수많은 새들의 합창을 들으면서 상쾌한 아침을 맞은 일이 얼마나 될까. 어린 시절 시골에 살았을 대 그 정취를 이곳에 와서 마음껏 누리는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사람과 찻소리 없는 한적한 우리의 60~70년대의 도시 환경을 연상케 하는 곳, 귀에 거슬리지 않고 화음을 내며 인위적으로 오케스트라를 들은 곳이다. 참새, 까마귀, 이름 모를 새소리가 모처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만인가? 그래서 자연의 소리가 더 아름답다. 언제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온갖 천상의 새가 화음을 맞추고 내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었다. 단지 침대만 덩그렇게 놓여있는 숙소는 마냥 머물고 싶은 이곳이 우리 삶의 주변에 이러한 세상이 되어야 행복이 찾아 올 듯싶다. 끊임없이 합창하는 새소리는 나를 아무 잡념 없게 만든다. 꿈을 꾸던 맑고 청아한 숨소리만 있을 뿐인 이곳이 심신의 피로가 무언인지 알 것 같다. 창밖은 붉은 태양이 온 세상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있다. 계속되는 새들의 합창소리가 영혼을 깨끗하고 밝게 숨소리마저 청아하게 들려준다. 카트만두 국내선인 붓다항공인 쌍발기를 타고 포카라에 닿았다.
다시 차량으로 나야풀(1,070m)에 1시간 30분정도 걸려 도착했다. 포터의 짐을 배정하고 산을 위한 출발점에서 닭과 현지인과 마주치며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골짜기를 향한다. 비레탄티에서 중식을 하고 계속되는 도보로 힐레(1,549m)에 있는 어느 롯지에 도착했다.
※ 롯지 : 트레킹(도보길)을 하면서 숙식을 하는 곳(각자의 세면도구 및 침낭을 준비해 가야함) 즉, 우리의 여관 및 레스토랑을 겸비한 곳
우리의 트레킹 팀은 11명에 포터를 포함하여, 쿡(음식물 조리하는 팀) 등 17명을 8박9일 동안 동행했다. 쿡팀은 우리에게 한식을 주 메뉴로 하는 음식을 제공했고, 끼니때마다 커피, 홍차, 누룽지를 제공하는 등 성심껏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 산중의 생활은 오직 산과 같이 하는 동료들만 있어서인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맑은 공기와 단순함을 주어 아침 일찍 깨어날 수 있다. 새벽의 상쾌한 공기와 더불어 초여름에 볼 수 있는 산란기철의 새들이 지저귀며 언덕 넘어 달빛과 별만이 나와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이곳의 롯지는 간단한 식사 및 식음료를 판매를 하였고, 돌로 벽을 쌓아 나무로 문틀을 하고, 약간 엉성한 느낌을 받지만 정감 있는 색감이 단순하다고 할까 한다. 우리의 잘 지은 펜션 또는 콘도와는 전혀 다른 소박함을 가졌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커다란 페인트통, 깨진 화분을 이용하여 아마릴리스, 제라늄, 부갠베리아, 장미, 돌나물로 자연석과 더불어 그 지역에 맞게 심어져 손님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이곳은 모든 것이 산행과 더불어 일상화 되어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 이곳의 생활은 높은 산을 개간하여 다락 밭을 만들어 옥수수, 감자, 밀, 양배추 등 기초 생활을 위한 수입을 자체생산에서 조달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의 60년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곳의 산행 길은 판돌이 흔한지라 거의 돌로 이루어져 불편함은 없다. 날씨는 25도 이상으로 가파른 언덕을 계속하여 걷는 것으로 안나푸르나는 언 듯 언 듯 보일 듯 속살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멀리서 환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4.28) 나마스떼!
팅가퉁가를 거쳐 울레리(1,960m)를 가파른 계단길를 오른다. 반단티(2,300m)에 다다르니 우뚝 솟은 안나푸르나 남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같이 동행하던 이들과 산과 이곳을 찾은 이유 등을 물으면서 같이 산행의 묘미를 느끼고자 다짐하면서 아열대 기후의 더운 기운이 땀으로 온 몸을 적시고 있다. 밀림처럼 울창한 아열대 숲길이 이어지고 오늘의 숙소인 고라파니(2,750m)에 도착했다. 저녁에 쌀쌀한 날씨에 비가 내린다. 롯지 주인장이 식당 휴게소에 있는 난로에 불을 지핀다. 모처럼 따뜻함이 온몸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많은 땀방울로 인해 신체리듬이 깨어져 추위를 느낀 것 같다. 같이 동행했던 쿡 팀들이 한식으로 저녁상을 차리고 커피한잔에 온 몸의 피로가 풀린다. 컴컴한 롯지에서 가지고 간 침낭 속에 파묻혀 하루를 마무리한다.
(4.29) 나마스떼!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나 푼힐 전망대(3,201m)로 일출과 안나푸르나를 조망하기 위하여 어두운 밤길을 올라간다. 이곳의 푼힐 전망대는 다울라기리, 닐리기리,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등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파노라마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언덕인 것이다. 보통 안나푸르나 코스는 푼힐코스와 ABC코스로 이루어져 자주 찾는 곳이다. 이곳의 경치를 조망하기 위하여 독일, 프랑스, 일본, 미국, 호주, 러시아 등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일출을 보기위해 전망대에서 나름대로 사진기를 눌러댄다. 아침햇살에 비추는 만년설의 고봉의 하얀 눈빛은 불그스레한 태양으로 인해 경탄을 자아낼 만큼 경이롭다. 우리 일행도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나름대로 눈에 담고 있다. 얼마나 경치가 좋은 지 모두들 전망대를 떠날 줄을 모른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 그곳에 남아 눈도장을 찍고 싶다. 여행은 시간을 충분히 갖고 봐야 진정한 모습을 느낄 터인데 못내 아쉽다. 조식 후 마을길을 따라 좌측의 안나푸르나 고봉을 끼고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비추고 놀라운 경치가 펼쳐지는 능선 길을 걷는다. 푼힐 전망대 못지않은 이곳은 다울라기리와 지천으로 펼쳐진 랄리그라스의 꽃들의 향연을 만끽하면서 숲속 터널을 거닐었다. 모두들 마냥 꽃이 좋아 뛰어다니며 빨간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 랄리 그라스 : 붉은 꽃이라는 뜻으로 커다란 고목에 피는 고산의 꽃으로 네팔의 국화로 지정되어 있음(우리의 동백꽃이 붉다고 하나 온산 전체에 피어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한쪽으로는 설산이 펼쳐져 있고, 가볍게 꽃 터널을 걷는 모습에서 환한 얼굴이 저절로 웃음이 귀에 걸릴 정도의 환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불교의 성지인 네팔은 이런 것들을 보고 극락세계라 칭하지 않았나하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고라파니에서 데우랄리(2,990m)의 능선 길 그리고 원시림이 울창한 계곡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떠나고 싶지 않는 길을 따라 타다파니(2,590m)에서 2시간 정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마운틴 디스커버리 롯지에 여정을 풀었다.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넓은 마당이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전망을 자랑한다. 야외에서 같이 함께 한 이들과 술 한 잔과 그동안 서먹서먹한 마음을 열수가 있었다. 사회에 있었던 말 못할 사연 들 자연을 품 삼아 다들 행복한 고민을 풀었다. 기대하는 미지의 ABC, MBC의 보고픈 마음이 점점 애를 태운다.
(4.30 ~ 5.1) 나마스떼 !
킴롱과 시프롱은 내리막길을 돌아 마을로 이어지고 계곡을 지나가고 촘롱(2,200m)은 푼힐과 ABC구간을 갈라지는 곳을 다다른다. 촘롱에서 점심을 하고 나니 간식거리인 독일빵집에서 빵을 구입하고 제법 학교까지 있는 촘롱은 일반 롯지 마을보다 규모가 크다. 빨간 제복에 순수한 눈방울만 깜박이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 우리도 어렸을 적에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직 단순한 생각과 아이들과 놀던 그런 모습이 그려진다. 꽃과 롯지, 돌계단이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져 있다. 와이어로 된 철다리를 건너 시누와(2,340m)에서 쉬고 내일을 기약한다. 머무르는 동안 인생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담소하면서 저녁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었다. 이상하리만큼 이른 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진다. 맑고 깨끗한 여름의 초가 되어서인지 새싹들이 돋아나고 새들의 합창으로 인해 머리가 한결 맑아짐을 느꼈다. 밤부(2,335m)은 완만한 길이 이어지고 주변에 이름에 걸맞게 대나무로 길을 감싸고 가벼운 오르막길 이후 계곡으로 들어서게 되고 밤부에서 도반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히말라야 롯지(2,920m)까지 오르막이 계속되고 힌쿠동굴(3,100m)까지 고소 적응을 하면서 천천히 데우랄리(3,230m)에 있는 롯지에 닿는다. 이곳부터는 우리의 봄에 해당하는 계절로 가지마다 움이 싹트고 이름 모를 야생화를 드문드문 볼 수 있다. 양쪽에서 펼쳐지는 폭포들의 물소리가 웅장하다. 폭포의 이름은 없지만 많이 있어 무덤덤한 폭포로 보여 질수 있다. 아마 이것이 우리나라라면 굉장한 폭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즉 너무 많아 희소가치를 잃어버린 듯하다.
풍요의 여신이라 부르는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계속 앞으로 전진 한다. 마차푸차레는 네팔 정부가 신성시하는 산으로 정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만큼 신비감을 자아내고 형상은 생선꼬리를 닮았다고 한다.
(5.2 ~ 5.5) 나마스떼!
이제는 데우랄리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목표로 정했던 MBC(3,700m), ABC(4,130m)를 향하여 오르막길로 몇 개의 작은 고개를 넘어가니 점점 신록은 줄어들고 날씨는 차가워진다. 마차푸차레 롯지에서 점심을 하고 나니 구름이 고봉을 가려 신비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고소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괴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다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를 떠나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발길을 옮기는데 고소 때문인지 모르지만 얼굴표정이 밝지 않다. 옆에서 심호흡을 하면서 최소한 발자국으로 움직이라고 말하고 고소를 이길 것을 권유한다. 나무는 자라지 않고 야생화(야생 양귀비의 일종)가 지천으로 앙증맞게 피어 있으며, 파랑새와 이름 모를 붉은 빛깔의 새가 우리의 주변을 맴돈다. 아마 먹이를 위해 그러는 것 같다. 저 멀리 ABC가 보이지만 발걸음은 줄어들지 않는다. 작은 발자국을 따라 목표를 향하는데 안나푸르나의 연봉들이 우리를 들러 쌓여 포근한 분지 속으로 인도한다. ABC롯지에는 각국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선 정상은 바람에 눈이 날려 마치 하늘로 오르는 듯 파란하늘과 더불어 깨끗함을 자랑한다. 차가운 롯지에 하룻밤을 지세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지역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모든 것이 어설프다. 동트기 전 안나푸르나 중심점에 있는 우리는 신비감을 자랑하듯이 밝고 깨끗한 채로 손님을 맞았다. 이곳에는 혼자서 트레킹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보았다. 장기간인데도 혼자서 여유자적하면서 이국땅에서 트레킹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리도 이제 국력이 커져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여행을 하는 시대에 돌입한 것 같다. 하기야 일행 중 20대가 혼자서 우리와 함께 동행했다. 젊음이 이래서 좋구나 하면서 부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세상에 자녀 교육은 여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스스로 돈을 벌어 사회의 실상을 일찍 깨치는 일이라 생각된다. 옛날 말에 젊어서 사서하는 일은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어떠한 역경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세상 이치가 자기의 행복을 찾아야만 자식과 주변 친구들도 행복할 것이다. 본인이 불행하면 어떠한 일도 잘 처리되지 않고 자꾸만 괴로움만 남는 것을 자주 접해보았다. 세상 사는데 정답은 없는 것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편리한 잣대로 만들어 타 민족을 침범하여 수탈하고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떠한 규율을 만들어 그 틀에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그 틀 안에서 얽매어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현실 또한 아이러니하다. 철학이다 뭐다 하는 것은 현재의 삶이 철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지금의 생활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이 있고 미래도 밝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다.
안나푸르나 1봉을 몇 년 전 박영석 대장 외 2인이 코리아루트(남벽)를 개척하다가 눈사태로 운명을 달리한 곳을 바라보았을 때 마음 한곳이 빈 것처럼 아려왔다. 고인은 산에서 살다가 산에서 운명을 달리한 것이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다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한 최후였는지 모르겠다. 다시한번 명복을 빈다.
내려오던 중 MBC에서 엄홍길 산악인을 만났다. 아마 지인들과 트레킹을 하고 있었다. 가벼운 인사를 하고 사진을 함께 찍는다. 만나니 우선 반갑다.
다시 시누아를 거쳐 큐미에서(1,170m) 산에서의 마지막을 다함께 회포를 풀며 밤을 지냈다. 그동안 내리지 않았던 손톱만한 우박이 우리의 마지막 밤을 축하하듯이 내리고 있다. 영롱한 빛과 더불어 하얀 속살을 내놓았던 안나푸르나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안나푸르나여 영원하라!
※ 나마스떼 : 인도 고대어로 산스크리트어로 아리안족이 가져온 언어로 그 뜻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위해 애써주신 이상학대장과 네팔 자이언트호텔 이구대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이 번 트레킹에서 서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친숙한 모습도 행복했고 각자의 아름다움을 물씬 풍긴 여행이라 생각됩니다. 다 같이 해서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새로운 인생의 개척을 위해 하루하루를 변화는 모습으로 살고 싶은 감자바우가.......
(2013. 5. 8 안나푸르나를 회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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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마스테 감자바우님 반가운 사진과 글이 올라와 단숨에 보앗습니다.
히말라야 숨속에서 같이했던 추억을 생각하며 내년에도 건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