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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9순 맞은 박경석 장군 에세이집 <정의와 불의> 발간
군인과 문인의 두 길에서 72년, 87권째 작품집 내다
“정의의 길은 험난해 선택을 주저합니다. 그렇다고 불의의 길이 달콤한 사탕만은 아닙니다. 꼭 후과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군인으로 31년, 시인과 소설가로 41년을 지낸 박경석 장군이 군인과 문인 72년의 교훈이 담긴 에세이 <정의와 불의>를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박경석 장군은 “저는 이번 책에서 대한민국 군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바른 군사를 염원하는 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장군은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베트남전쟁에서 맹호사단 초대 재구대대장으로 참전해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전공을 세웠다”며 “12·12 군사반란 직후 정치군인과 결별하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또 “군인으로 31년, 시인과 소설가로 41년을 살아 온 작가인 저의 평생의 신조는 '조국, 정의, 진리'”라며 “『정의와 불의』에서 72년 군인과 문인으로서의 교훈을 담은 진솔한 저의 '대장정'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박 장군은 “저는 6.25 한국전쟁 발발로 17세에 육군 소위로 임관됐다”며 “정규 육사 생도 신분으로 전장에 투입돼 전진 속에서 소년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사선을 넘나드는 전투를 거치며 경험을 쌓다 보니 그 전훈을 남기고 싶은 충동이 움텄다”며 “그 충동은 문학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1959년 소령 시절 필명 ‘한사랑’으로 정식 등단해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며 “서정은 시에, 서사는 픽션보다 논픽션에 비중을 둔 것은 진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핏 보면 군과 문학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오히려 야전에서 얻은 경험이 문학 속에 더 뜨겁게 깃든 듯 하다”며 “휴전선을 지키며 높고 낮은 산야의 신비와 아름다움, 형형색색 들꽃의 청초함, 바위틈에서 용틀임을 하면서 솟아난 소나무에서 외침과 국난을 극복한 조상의 강인한 기상과 예술 미학의 원천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6.25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등 두 전장에서 전투 지휘관이라는 피맺힌 체험은 조국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격정의 감성까지 부추겼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에서 서정과 격정은 창작 의욕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그래서 저는 하늘이 내린 축복 속에서 창작을 순탄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2022년 현재 군인으로 31년, 시인과 소설가로 41년을 살았다”며 “만 72년 동안 쉼 없이 세파를 헤쳐오며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여러 번 넘나들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때로는 저 자신의 의지로 극복했고, 때로는 하늘의 은총으로 생명을 이어왔다”며 “장장 90년, 장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생 ‘조국’,‘정의’,‘진리’를 신조로 삼아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용케 살아남았다”며 “이렇게 사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에 노후에도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들, 문단의 후배들은 만날 때마다 ‘회고록을 언제 출간하느냐’라고 묻는데 그 때마다 저는 ‘회고록 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회고록보다 진실을 바탕으로 역사 성격의 글을 쓰고 싶었다”며 “그래서 군인과 문인의 두 길에서 72년을 겪은 교훈과 학문의 연구 자료가 될 만한 것을 추려 에세이를 집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이 에세이집은 저의 87권째 작품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듯 하다”며 “쓰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업 작가로 출발하면서 바른 군사로 되돌리기 위한 목표를 세워 정성을 다했고, 모든 난제를 말끔히 정상화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성취는 군인으로 31년 동안 이룩한 무공보다 더 소중한 업적임을 확인하면서 임무 완수의 보고서를 여기에 남긴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정의와 불의, 타이핑을 마치고’를 제목으로 한 에필로그에서 “저는 지금까지 시집 23권을 포함해 저서 87권을 출간했지만, 이번 에세이는 독특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며 “첫 장부터 에필로그를 타이핑할 때까지 다음 카페 ‘박경석 서재’에 공개하면서 독자의 비판을 수용하고 검증했다”고 말했다. 또 “둘째, 에필로그까지, 가장 긴 기간인 2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며 “이 책의 핵심 자료 수집과 검증은 육군 준장 예편과 동시에 시작했으니 무려 41년이 소요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 에세이가 역사 성격의 글이기에 정확하고 진실이 보장되어 후대에 교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역사 성격의 글은 집필 당사자 사후에 내용의 진실 여부가 시빗거리로 남는 경우가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며 “후대 독자들이 내용의 신빙성을 의심하면 그 글은 교훈으로 평가할 수 없고 단명의 서적으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이름은 실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에세이에는 충격적인 글도 있고, 상식으로 알고 있던 내용이 전혀 허구로 둔갑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며 “이런 글을 당사자의 검증 없이 그대로 출간한다면 제가 바라는 정의와 진실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훼방을 물리치는 검증 과정이 필수적이었다”며 “욕도 많이 들었고, 협박도 많이 받는 과정에서 승리하는 길은 확실한 증거 확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일본에도 가고 중국에도 가서 증거 확보에 힘썼다”며 “그것이 부족하면 당사자를 초청해서 극진한 대우를 하며 인간적인 관계로 포용하는 방법도 썼고 경비도 많이 들었지만 아깝지 않았던 것은 평생 저의 신조인 조국, 정의, 진리를 위한 ‘대장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우리 주변에는 정의가 불의보다 더 강했고 진실이 위선보다 더 힘을 쓰고 있었다”며 “그 결과 이 에세이집이 불의와 위선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고, 이제 저의 힘겨웠던 ‘대장정’은 임무가 완수되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저는 이 글을 끝내면서 구순을 맞는다”며 “아직은 기저질환도 없고 건강해서 하늘이 저를 돕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고 전했다.
한편 박경석 작가는 1933년 세종시 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 생도 2기 명예졸업 후 미국 Fort Benning 보병학교 장교 기본과정 졸업, 육군대학 정규과정 졸업, 국방대학원 졸업 등을 거친 전형적인 야전 지휘관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전투 지휘관으로 참전해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보국훈장 천수장, 보국훈장 삼일장과 외국 훈장 등 11개의 각급 훈장을 수훈했다. 1959년 현역 장교 시절 필명 ‘한사랑(韓史郞)’으로 시와 소설로 등단해 작품을 썼다.
베트남전 맹호 제1진 초대 재구대대장으로 참전, 진중 에세이 『十九番道路』와 『그대와 나의 유산』을 정글 속에서 집필했고 1966년과 1967년 각각 베스트셀러에 올라 KBS 1TV <1967년을 빛낸 인물>에 선정됐다.
1981년 정치군인과 결별하고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박 작가는 국제PEN본부 시문학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쟁문학상 시 부문, 소설 부문 등 총 13회 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구국의 별 5성 장군 김홍일』, 『박경석 뉴리더십 특강』 등이 있다. 한편, 용산 전쟁기념관 '서시', '조국', '추모시' 세 시비를 비롯해 전국에 11개의 박경석 시비가 건립되었다.
전역 후 출간 저서로 시집 <한강은 흐른다>,<꽃이여 사랑이여>,<나의 찬가>,<어머니인 내 나라를 향하여>,<그리움에 타오르며>,<별처럼 빛처럼>,<시인의 눈물로>,<기도속에 새벽빛이>,<격정시대>,<그대 가슴속 별로 뜨리라>,<사랑으로 말미암아>,<좋은 이의 이름은>,<행복 피는 꽃밭>,<사랑이 지핀 불꽃 재우며>,<눈물 갈채>,<상록수에 흐르는 바람>,<부치지 못한 편지>,<꽃처럼>,<이런날 문득 새이고 싶다>,<흑장미>,<귀향>이 있다.
장편소설로 <오성장군 김홍일>,대하실록 소설 <그날 전작 6권>, <따이안 전작 11권>,장편소설 <별>,<묵시의 땅>,<나의 기도가 하늘에 닿을 때까지>,<영웅들>,<행복의 계절>,<구국의 별 5성 장군 김홍일>,장편전쟁 소설 <육군종합학교>, 장편실록소설 <서울학도의용군>,<육사생도 2기>,<불후의 명장 채명신 장군>,장편 전기 소설 <5성장군 김홍일> 이 있다.
에세이로는 <재구대대>,<역사에서 본 민족통일>,<어려운 선택>,<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빛바랜 훈장>,<채명신 리더십>이 있다.
장교 교재로 <지휘관의 조건>,<지휘관의 역사관>,<박경석 리더십 84강좌>,<박경석 뉴리더십 특강>이 있다. 기타 서적으로 <장군 회고록 집필 17권>이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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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의롭고 바른말하는 분들은 오래 살아야 국가에 도움되고
국민들한테 귀감이 되고
국민들한테 도움도 된다고 봅니다.
제가 올린 청산선사 글 읽어보시고
6개월만 제대로 수련하면 건강체질로 바뀔수있고
1년만 수련후 집에서 매일 몇십분만 수련해도
120세는 무난하게 사실거라고 봅니다.
https://www.kouksundo.com/
국선도 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