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재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시장 출마 뜻과 시정 밑그림을 밝힌 이는 6명이다.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 배한성 경남개발공사 사장,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최림 전 박근혜 대표 언론 특보, 허상탁 천리교 천마교회장 등이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6일 경남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며 창원시장 출마 뜻을 밝혔을 뿐 공식적으로 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지는 않았다. 안 전 대표는 오는 17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문은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리고 역량을 드러내는 첫 과정이다. 선출직 출마자로서 지역 현안과 과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자신이 적임자임을 유권자가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창원시장 출마자들이 선언문을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선언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통해 분석해봤다.
◇배한성 751개, 최림 389개 = 가장 긴 선언문을 작성한 이는 배한성 사장이다. 선언문에 들어간 단어는 모두 751개다. 이어 허상탁 교회장이 643개, 김오영 의장이 483개, 배종천 의장이 455개 단어를 사용했다. 이기우 전 경제부시장은 394개이며 최림 전 특보가 389개 단어로 가장 짧은 선언문을 작성했다.
창원시장 선거인 만큼 반복 사용한 단어 분석에서 '창원', '시장', '시민'처럼 뻔히 들어가는 단어는 뺐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수식어도 세지 않았다. 의미를 둬 3회 이상 사용한 단어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이 같은 기준으로 후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통합'이었다. 창원시를 수식하는 말이든, 창원시의 가장 큰 과제로 지목하든 '통합'을 가볍게 넘긴 후보는 없었다. 김오영 의장, 배종천 의장, 배한성 사장 모두 가장 많이 쓴 단어는 '통합'이었다. 창원시 선거에서 최우선 과제는 누가 뭐래도 갈등 치유를 통한 진정한 통합이다.
◇김오영, 통합 갈등 해결책은 '광역시' = '통합'이 16개로 가장 많이 나온다. 이어 '갈등'(10개), '미래'(8개), '광역시'(7개), '창조'(6개), '정서적'(5개) 순이다. 자주 나온 단어만 조합해도 이번 선거에 나서는 기본 전략 얼개가 드러난다. '통합 갈등을 겪는 창원시민을 정서적으로 묶는 해결책은 광역시'로 정리할 수 있다. '특별법'(5개), 새로운(4개), 승격(4개)은 모두 광역시와 붙어 나오는 단어다. 김오영 의장이 발표한 선언문에는 "통합으로 인한 갈등을 종식시키고… 지역민의 정서 등이 반영될 수 있는 광역시 승격만이 비정상화 도시를 정상화 도시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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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천, 시의회 의장으로서 자부심 = 배종천 의장 선언문은 반복되는 단어가 적은 편이다. 그나마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통합'(9개)이고 '풀뿌리 민주주의'(4개)가 뒤를 잇는다. '풀뿌리 민주주의'에는 시의회 의장으로서 창원시 현안과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자부심을 담았다. 이어 '행복'(3개), '삶'(3개), '만들기'(3개)가 나오는데 이는 배 의장이 제시한 '행복 프로젝트'로 정리된다. 배 의장이 선언문에 담은 이 프로젝트는 보람찬 일터, 편리한 삶터, 편안한 쉼터 '만들기'이다.
◇배한성, 창원시 과제는 경제 = 가장 긴 선언문을 발표한 배한성 사장도 '통합'(26개)을 가장 많이 썼다. 하지만 배 사장이 쓴 선언문에서 핵심은 '경제'(14개)로 보는 게 맞다. 기업(17개), 일자리(7개), 발전(5개), 창출(5개) 같은 단어는 모두 경제와 묶인다. '행정'(8개), '정책'(5개) 등도 경제를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배 사장은 선언문에서 "지역 간 갈등 본질은 먹고살기 어렵기 때문에 비롯한 것"이라며 "지역경제 발전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기우, 경제 전문가로서 역량 = 이기우 전 부시장 선언문에는 경제 전문가로서 역량에 강조점을 둔 듯하다. '통합'(5개)보다 자주 쓴 단어는 '발전'(9개)과 '경제'(8개)이다. 이 전 부시장은 선언문에서 "모든 사회의 화두는 성장과 일자리"라며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자본과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규제'(5개), '성장'(3개), '산업'(3개), '산단'(3개) 같은 단어 역시 경제 발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따라나온 단어다. 경제 발전을 통해 지역은 '균형'(3개) 발전, 개인은 '꿈'(3개)을 이루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선언문 뼈대다.
◇최림, '창조 경제' 전도사 자임 = 박근혜 대표 언론 특보라는 경력 때문인지 유난히 '창조'(7개)에 대한 언급이 많다. '경제'(5개)와 붙여 쓰기도 했고 따로 쓰기도 했다. 최 전 특보 선언문에서 "통합에 따른 지역민 간 불신 해소와 대한민국 창조경제 중심도시 건설이라는 희망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경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방식을 제안한 만큼 '경쟁'(4개)이라는 단어도 자주 등장한다. 이밖에 '통합'(3개)과 '희망'(3개)이 반복 단어로 분류됐다.
◇허상탁, 인지도 확산이 과제 = 출마자 6명 가운데 두 번째로 긴 선언문을 작성했으나 반복되는 단어는 적었다. 먼저 자신을 수식하는 '독불장군'(5개) 사용 횟수가 가장 많다는 게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나쁘지 않다. 선언문 전반에 걸쳐 창원시 교통 정책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버스'(4개), '교통'(4개), '철도'(3개) 같은 단어가 자주 나온 이유다. 허 교회장은 선언문에서 창원시 도시철도를 '골치 철도'·'괴물 기차'로 언급하며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