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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한 끼는 좀 거~하게 먹어야 여행 온 기분도 나고 흥도 나고..그쵸?
전 그렇던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그런데 저와 종다리는 같이 여행을 가면 징크스가 하나 있습니다.
보통 제가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서 먹을지까지 전부 계획을 해서 떠나는데,
꼭 가장 비싸고 기대를 많이 했던 음식은 맛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단체여행을 가면 그런 걱정은 줄어서 좋습니다.
첫날 저녁식사를 한 곳은 금화불고기입니다.
식당 올라가는 입구에 도라지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 가면,
할아버지께서 지게 가득 뜯어오신(캐오신?) 도라지 무더기에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꽃봉우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터뜨리고 놀았습니다.
도라지 꽃봉우리는 터뜨리면 '뽁뽁' 소리가 나거든요.
도라지꽃 옆에는 컬을 한 듯 멋지게 솟은 모양의 나무가 있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가게는 영업집이라기보다는 일반 양옥집 같은 모양입니다.
2층의 커다란 방으로 안내되어 올라갔습니다.
테이블은 이미 세팅되어 있었고, 너무 배가 고파서 앉자마자 반찬 먼저 집어 먹었습니다.
고깃집임에도 반찬이 꽤 많이 나옵니다.
맛도 다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바로 이 파무침!!!!
전 고기 먹을 때 파무침과 함께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한 테이블에 한 접시씩 주시잖아요.
자꾸 자꾸 추가해서 먹는 것도 죄송해서, 보통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데.
여긴 이렇게 큰 접시의 파무침을 개인별로 주시는 겁니다.
경상도식 스타일이라고 하네요.
다 먹으면 알아서 또 갖다 주시니 더더욱 좋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낙엽살.
아니 이런!!!!
어감도 좋은데 정말 나뭇잎 모양입니다.
갈매기 모양도 아니고 갈매기 고기도 아니면서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이 붙은 부위나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무슨 고기인지도 짐작할 수 없는 '가브리살' 같은 이름의 부위에 비해
(지금은 물론 알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예쁘고 쉬운 이름입니까?
아무리 언어가 자의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의 언어가 생성된 상황에서 신조어가 탄생한다면,
기표와 기의 사이에 어느 정도의 연관성은 있어 줘야.......
저 같은 단순한 사람에게는 편리합니다.ㅎㅎㅎ
고기가 아주 좋아 보이죠?
게다가 숯불.
얼마 전부터 숯불에 구운 소고기가 먹고 싶다고 노래부르고 있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울산에서 먹게 되는군요.
고기 먹으면서 술 없으면 섭합니다.
지역 소주 화이트.
고기가 익어갑니다.
다들 시선 집중.
그냥 먹어도 맛있고 파무침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고기가 너무 연해서 그냥 술술 넘어갑니다.
육회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육회 줄어드는 속도가 더딥니다.
낙엽살이 한 접시 더 나오고 그것마저도 다 먹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언양식 불고기를 시켜 먹습니다.
저도 안 먹어 볼 수 없습니다.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4인분을 주문하고 싶었는데,
테이블의 다른 분들이 너무 배부르다고 만류하셔서 2인분만 주문했지만,
4인분을 시켰어도 아마 다 먹었을 겁니다.
언양 불고기는 다진 고기를 양념해서 넙적하게 구운 불고기입니다.
뭉쳐놓은 모양만 다를 뿐 담양 떡갈비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은 합니다만,
정말로 담양에서 떡갈비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진 고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식당의 언양 불고기는 정말 맛있더군요.
양념 맛이 환상입니다.
정말 4인분 시킬 걸 그랬어요...ㅠㅜ
식사는 어떻게 할 거냐고 주문을 받으러 오셨지만
식사는 정말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처음 울산에 간다고 했을 때
울산에서 유명한 '고래고기'를 먹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는데.
이렇게 맛난 소고기라면 고래고기 못 먹어도 좋습니다.
고래고기 수요를 줄여야 고래 불법 포획도 줄어드는 거라고.
전 거기에 한몫한 거라고.
저는 지구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이러고 있습니다. ^^;;
밖으로 나오니 동글동글 열린 땡감이 눈에 띕니다.
이걸 보니...
벌써 가을이 그리워집니다.
이 감이 노랗게 붉게 익어갈 때,
다시 울산을 찾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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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도.. 고래고기는.. 좀 드시는게.. ㅎㅎㅎㅎ
못 먹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고 이렇게 발악하는 거예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