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 김만중
민근홍 국어교실
▶ 핵심 정리
지은이 : 김만중(金萬重, 1637-1692) 조선 숙종 때의 문신. 호는 서포(西浦). 숙종의 폐비에 반대하다가 남해에 귀양 가서 일생을 마쳤다. 인현왕후를 폐출하고 장희빈을 정비(正妃)로 세운 숙종을 참회시키기 위해 국문소설인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를 지었고, 어머니를 위해 '구운몽'을 지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서포만필(西浦漫筆)>, <서포집(西浦集)>, <고시선(古詩選)> 등이 전해지고 있다.
갈래 : 국문 소설. 가정 소설. 목적 소설
연대 : 숙종 15년-18년(1689-1692)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구성 : 일대기적(一代記的) 구성
문체 : 역어체. 문어체
배경 : 중국 명(明)나라 초기
주제 : 처첩(妻妾) 간의 갈등과 사씨(謝氏)의 고행
▶ 줄거리 요약
중국 명나라 세종 때 금릉 순천부에서 사는 유희는 늦게야 아들 연수(延壽)를 얻는다. 연수는 열다섯 살에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를 제수받는다.
유한림(유연수)은 덕성(德性)과 재학(才學)을 겸비한 사씨(謝氏)와 결혼한다. 사씨가 9년이 되어도 출산을 못하자 유한림은 사씨의 권유에 의하여 교씨(喬氏)를 맞아들인다. 교씨는 천성이 간악한 여자로 사씨를 질투하다 아들을 낳자 정실이 되려고 남편에게 온갖 참소를 한다. 교씨가 자기 아들을 죽이고 죄를 사씨에게 뒤집어 씌우자 유한림은 사씨를 폐출시키고 교씨를 정실로 맞이한다.
교씨는 문객인 동청과 간통하면서 유한림을 천자에게 참소하여 유배시키고 지방관이 된 동청과 함께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그 때 조정은 유한림에 대한 혐의를 풀고 충신을 참소한 동청을 처형한다. 정배에서 풀려 난 유한림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씨를 찾아 전죄를 사과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교씨를 처형하고 사씨를 다시 정실로 맞이한다.
▶ 작품 해설
이 글은 숙종과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지었다는 한글 소설로서, 후처(後妻)의 모략으로 전처(前妻)를 내쫓으나 마침내 후처의 간계를 깨닫고 다시 전처를 맞아들인다는 이야기이다.
당시 숙종이 인현왕후를 폐출하고 장희빈을 정비(正妃)로 세운 것을 풍자하여 숙종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지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숙종 개인의 행위를 비판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일종의 윤리 비판의 성격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 후기 소설 논의에서, 소설을 도덕적 효용론 관점에서 긍정할 때 항상 "사씨남정기"가 대표적 작품으로 거론된다.
소설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가정 소설의 전형으로서 후대 소설, 특히 장편 소설의 전범(典範)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후대의 여성 독자층의 요구와 기호에 맞추어 처첩 간의 갈등, 축첩(蓄妾)으로 인한 가정 내의 비극이 소설의 중요한 소재로 채택되고 그것들의 복잡한 얽힘은 장편 소설의 기틀을 보여 준다. 여기에 영웅 소설의 요소를 가미하면 장편 소설로 발전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한편 "남정기(南征記)"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확실한 창작 연대는 미상이나, 숙종이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를 폐위시키고 장희빈(張嬉嬪)을 왕비로 맞아들이는 데 반대하다가 마침내 남해도(南海島)로 유배, 배소에서도 흐려진 임금의 마음을 참회시키고자 이 작품을 썼다고 하므로, 1689년(숙종 15)에서 작자가 세상을 뜬 92년(숙종 18) 사이에 썼을 것으로 본다.
작자는 한국 문학이 마땅히 한글로 쓰여져야 한다고 주장, 한문소설을 배격하고 이 작품을 창작하였는데 이는 김시습(金時習)의 "금오신화(金鰲新話)" 이후 잠잠하던 소설문학에 허균(許筠)의 뒤를 이어 획기적인 전기(轉機)를 가져오게 하였다. 즉, 소설을 천시하던 당시에 참된 소설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 소설을 씀으로써 이후 고대소설의 황금시대를 가져왔다.
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명(明)나라 때 유현(劉炫)의 아들 연수(延壽)는 15세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유한림은 그 후 숙덕(淑德)과 재학(才學)을 겸비한 사씨(謝氏)와 혼인하였으나, 9년이 지나도록 소생이 없자 교씨(喬氏)를 후실로 맞아들인다. 그러나 간악하고 시기심이 많은 교씨는 간계로써 사씨부인을 모함하여 그녀를 폐출시키고 자기가 정실이 된다. 그 후 교씨는 간부(姦夫)와 밀통하며 남편인 유한림을 조정에 모함하여 유배 보내게 한 다음 재산을 가지고 간부와 도망치다가 도둑을 만나 재물을 모두 빼앗기고 궁지에 빠진다. 한편 유한림은 혐의가 풀려 배소에서 풀려나와 방황하는 사씨를 찾아 다시 맞아들이고 교씨와 간부를 잡아 처형한다.
즉, 작중인물 중의 사씨부인은 인현왕후를, 유한림은 숙종을, 요첩(妖妾) 교씨는 장희빈을 각각 대비시킨 것으로, 궁녀가 이 작품을 숙종에게 읽도록 하여 회오시키고 인현왕후 민씨(閔氏)를 복위하게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필사본 외에 후손인 김춘택(金春澤)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 있으며, 1914년 영풍서관(永豊書館)판과 17년 박문서관(博文書館)판의 활판본이 있고, 55년 김민수(金敏洙)가 교주(校註)를 달아 <현대문학>에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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