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분화와 난카이 트로프' '천변지이 지구학' 템플릿 '분화는 고온' 이미지를 뒤집는 '물과 진흙' 지옥 후지산 분화로 진흙류가 덮치면 어떻게 될까? / 8/21(월) / 현대 비즈니스
화산이라고 하면 마그마나 고열, 그에 따른 화재 등 그 대국적 의미를 연상시키는 물과는 무관한 것 같지만 사실 화산으로 인한 재해와 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합니다.
지난 번까지 3회에 걸쳐 분화 후 경사면을 고속으로 달려 내려오는 고온의 '화쇄류'에 대한 해설을 전해 드렸습니다만, 이번에는 물과 함께 광범위하게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계속 흘러 내릴 위험성이 있는 '진흙류'를 다루겠습니다.
◎ 진흙류란 무엇인가
진흙류라는 화산재해의 키워드는 물이다. 화산재나 마그마를 내뿜는 고온의 분화와 물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화산재앙과 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오히려 위험성에 있어서는 화쇄류에 필적하고 분화 후에도 장기간 지속되므로 물에 의한 재해는 후지산 분화에서도 매우 강한 경계를 요한다. 그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여기서 해설하는 「진흙류」이다.
진흙류란 토사가 물과 함께 사면을 흘러내리는 현상이다. 화산재나 암석은 물과 혼합하면 극히 유동적이 된다. 이들이 많은 양의 물로 한꺼번에 밀려나오면 유역에 있는 거암도 끌어들여 큰 소리를 내면서 세차게 물결치듯 돌진한다. 이런 진흙류의 속도와 파괴력은 인간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
진흙류는 물이 있는 곳이라면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 화산의 넓은 자락에는 강이 흐르고 있으며, 산꼭대기가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경우도 많다.
가령 적설기에 분화가 일어나면서 산정의 눈이 급격히 녹으면서 이류가 일어날 수 있다. 동절기는 아니더라도 만년빙이나 빙하가 있는 곳에서 분화가 일어나면 진흙류가 발생한다. 또한 분화구는 종종 화구호로 되어 있으므로 분화에 의해 호수의 물이 화산재나 토양을 끌어들여 진흙류가 되기도 한다. 물론 태풍을 비롯한 집중호우도 진흙류 발생의 방아쇠가 된다.
진흙류와 비슷한 말로는 토석류도 자주 듣는다.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굳이 구별하면 진흙류는 물이 질척질척 들어있는 느낌, 토석류는 바위가 울퉁불퉁 들어있는 느낌이라는 뉘앙스일까.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양자는 같은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진흙류와 같은 의미로 '라하르'(lahar)라는 말도 자주 사용된다. 이는 원래 인도네시아어로 '화산 진흙류'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럼 에도시대 후지산 호에이 분화에 따라 일어나 그 후에도 오랫동안 주변 마을과 마을을 괴롭혔던 진흙류를 보자.
◎ 호에이 분화로 발생한 진흙류
1707년 호에이 분화 직후부터 두꺼운 강재가 퇴적되어 강을 막고 있었다 .그러나 퇴적물은 이윽고 무너져 급격히 물이 넘쳐나는 홍수가 되었다. 이에 따라 대량의 퇴적물이 진흙류가 되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진흙류에 의한 토사 재해는 후지산 분화의 2차 재해로서 장기간 유역 사람들을 괴롭혔다. 사가미 만에 면하는 오다와라 번 영지에는 엄청난 양의 진흙류가 흘러들어 50년 넘게 피해가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오다와라 번은 곧 영지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 중 일부를 막부에 반납했을 정도였다. 그 후에도 진흙류 재해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어 영지가 오다와라 번으로 돌아온 것은 70년이나 지나서였다.
호에이 분화는 그때까지 후지산에서 일어난 분화와 비교해도 상당히 특이한 재해를 광범위하게 가져왔다. 특히 유출된 화산재로 인한 용수로·하천 범람 등 농림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활동·경제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이다.
◎세기의 사업으로 확대된 대응책
이를 본 당시 에도막부는 오다와라 번주를 비롯한 개별 영주에 의한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조직적인 대응을 도모하게 되었다. 호에이 분화 이듬해에는 이재민 구제와 재해지 부흥 비용으로 전국에 고역금(국역금)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강회량이 많았던 재해지를 막부의 직할지로 편입하고 막부대관에 의한 이재민 구제를 실행에 옮겼다.
또한 막부는 화산재 유입으로 강바닥이 올라간 하류에 있는 하천의 준설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사카미 강 준공사를 여러 다이묘에게 토목공사 비용을 출연시켜 실시했다. 외양대명들에게 명한 '도우미보청'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에도막부가 성립된 이래 처음으로 대대적인 것이었다. 분화 당시는 5대 쇼군 도쿠가와 쓰나요시의 치세 말기였으나, 이후 8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무네에 의한 향보 개혁까지 2차 재해에 대한 막번 영주의 대책이 오랜 세월에 걸쳐 실시되었다.
◎호에이 분화에 의한 진흙류는 현대에도 일어날 수 있다
현대에도 후지산이 분화하여 대량의 화산재가 후지산에서 동쪽으로 내린 경우에는 호에이 분화 때와 같은 재해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호에이 분화에 의한 피해와 복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06년 내각부로부터 공표되었다(중앙방재회의 「재해 교훈의 계승에 관한 전문 조사회」편 『1707 후지산 호에이 분화 보고서』).
후지산에서는 2900년 전 분화로 인한 고텐바 바위 등 뒤에도 대규모 진흙류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후지산 동쪽 사면에서 사카와가와(酒匂川)와 키세가와(黄瀬川)을 따라 유하하여 막대한 양의 퇴적물을 남겼다. 퇴적물의 총 부피는 3입방킬로미터 가까이 됐다. 바위 따위만으로도 고텐바시를 가득 채울 정도였겠지만 100여 년에 걸쳐 진흙류의 피해가 계속된 것으로 생각된다.
후지산 분화에서의 진흙류 발생에는 현재 2가지 경우가 상정되어 있다.
하나는 적설기에 쌓인 눈을 녹여서 생기는 진흙류로 융설형 진흙류라고 불린다.
다른 하나는 분화로 인해 쌓인 화산재 등 다량의 퇴적물이 태풍 등을 동반한 폭우에 의해 한꺼번에 휩쓸려 일어나는 진흙류이다. 이러한 유형의 진흙류는 호에이 분화 이후의 예처럼 분화가 종료된 후에도 오랜 기간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그럼 이어서 다음 회에서는 이 두 가지 유형의 진흙류에 대해 각각의 재해 예측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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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후지산 부감이 일어났을 경우에 상정되는 2가지 진흙류의 유형과 그에 따른 피해나 그 대처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게다가 연재 기사<「지금 「후지산」이 분화하면… 그 「너무 무서운 위력」과「엄청난 영향 범위」는, 아래의【관련 기사】에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