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조금의 광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미쳐야 세계적인 명작을 생산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반 고흐: 위대한 유산...
독특하게도 이번 영화는 반 고흐와 그의 조카 발렌 반 고흐가 수평으로 배치되어 나옵니다.
1879년, 화가로서 인생을 막 시작했던 반 고흐와
1959년, 파리에서 반 고흐가 남긴 그림들의 유일한 상속인인 그의 조카 빌렘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주고 있어요.

기존의 미술작품에 대해 독설을 퍼부어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는 화랑에서 해고된 반 고흐는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뭔지 모를 소외감을 느낍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1885)
새로운 미술을 주장하며 그가 그린 위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질겁을 합니다.

슬픔(1882)
모델이 되어준 아이가 둘 딸린 창녀와 사랑에 빠져 함께 살지만,
그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시 창녀 노릇을 하게 되고,
이를 견디지 못한 반 고흐는 또다시 그 집을 뛰쳐나오고....

그동안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싶지만 전시할 곳이 없어
카페 여주인을 그려주고 그림을 전시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살아 있을 때 딱 한 점, 400프랑에 팔린 그림은 1888년에 그린 '붉은 포도밭' 입니다.

그리는 족족 잘 팔리는 그림을 그리는 고갱과 함께 살며 새로운 그림 그리기를 시도하는 고흐,
하지만 고갱도 떠나고(고갱은 떠나면서 고흐 가슴에 비수를 찌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살며 그림을 그린 것은 네 동생 테오가 빚을 갚아주었기 때문이다.)
고흐는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 고갱에게 보내기 위해 귀를 자릅니다.
그 후 정신병원에 갇히는 그....
그림을 그리고 싶어 담을 넘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조카를 안고 행복해하는 반 고흐....

동생 테오와 조카, 그리고 제수 씨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그 꿈도 사라지고....
어느 날, 고흐는 그림을 그리던 중 동네 아이와 시비가 붙고
가슴에 총을 맞게 되는데....
누구의 짓인지는 밝혀지지 않습니다.
고흐 조차도 이에 대해 한 마디 말도 안 하고, 가슴에 박힌 총알을 꺼내면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고흐는 그것을 거절하고 죽어갑니다.
반 고흐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된 조카 빌렘은 행복했을까요?
반 고흐가 죽은 뒤, 아버지인 테오가 죽었기 때문에 그는 반 고흐를 평생 원망하며 살았고
그가 남긴 유산에 짓눌려 그의 그림을 몽땅 팔기로 결정합니다.
영화 속 두 명의 반 고흐의 삶은 70여년의 시간 차를 두고
같은 그림, 같은 장소, 같은 인물들을 경유하면서 교차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빌렘에게, 또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반 고흐가 남겼던 유산(legacy)이 진정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재촉합니다.
반 고흐의 삶을 보면서
눈물이 줄줄 흐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너무 안타까웠던 까닭입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고 푸대접하는 미술계 사람들,
재능을 활짝 펼치지 못하고 비운하게 살다 죽어간 고흐의 삶이 너무 가여워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ㅠㅠ
어떤 이는 이 영화가 지루하다고 했지만, 천만의 말씀!
영화에 빠져서, 그림에 빠져서
울고 가슴 아파하며 보았던 영화....
천재는 외롭다....이 말을 실감한 영화였습니다.
첫댓글 고흐의 그런 인생 대문에 그의 그림이 더욱 알려진 면도 있지요.
저도 어렸을 때는 고흐 그림을 좋아했는데 그때 그의 전기를 보고 그랬던 거 같아요.
물론 그림이 좋으니까 그랬지만 그의 그림들에 그의 이야기가 녹아있기에 진짜 열렬하게 좋아하게 된 거죠.
나이가 든 지금은 고갱 그림에 더 눈이 가더라고요.
고갱이야 천하에 나쁜놈인데도요.
예, 나쁜 놈이라고 해도 그림은 좋으니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