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한기때의 복계산~복주산종주 산행기(참가 하실 분들- 필독-)
(강원 화천~경기 이동)
남한쪽 최북단 정맥에서 통일을 염원한다
본래 한북정맥은 추가령(752m)에서 시작해 백암산(1,110m)을 거쳐 남으로 뻗어 내려가며 적근산(1,073m)과 대성산(1,174m)을 일구고, 다시 수피령을 넘어 복계산(1,057m)과 복주산(1,152m)을 일구며 남서쪽으로 이어져 내려가 임진강 하구 장명산(102m) 아래 핑고재에서 막을 내린다.
남북이 분단되어 대성산 이북은 입산이 불가능해 현재는 수피령이 한북정맥 최북단 산행기점이 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과 사내면, 철원군 근남면, 경기도 이동면에 걸쳐 있는 복계산과 복주산이 1,000m가 넘는 산군으로 우뚝 솟아 당당히 그 머리통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북정맥은 처음부터 고산에서 시작되어 국망봉(1,168m)으로 이어지기까지 회목봉(1,027m)과 광덕산(1,046m) 등을 일구면서 내내 1,000m대를 유지하며 여느 정맥이나 대간에 못지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북정맥의 첫 구간은 수피령에서 남릉을 따라 나아가다 복주산에서 서쪽으로 틀며 하오현에 떨어지며 마감하게 되는데,
하오현을 지나 회목봉(1,027m)이나 광덕산(1,046m)까지 나아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지만,
이미 수피령에서 하오령까지만도 약 17km나 되므로 당일 코스로 그 이상 진행하는 것은 무리다.
차량 이동시간을 생각하여야 하고 하오현에서 내려가는 시간에다
노선버스 이용시 기다리는 시간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오후2시까지 하오현통과시 가능함)
수피령 고갯마루에 이르면 절개지 서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임도가 돌아 올라가게 된다.
곳곳에 참호터가 을씨년스럽게 보여 황막한 전장터를 연상케 하는 오름길이 처음부터 긴장감을 준다. 능선마루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너무나도 적나라해 다소 황당할 정도다. 나무 하나 없이 수피령 건너로 대성산이 빤히 건너 보인다,
일단 능선에 올라선 다음부터는 표지리본이 수시로 나타나므로
혹 애매한 곳에서는 지도를 맞추어 보면서 표지리본을 확인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뻔뻔한 능선길에 진달래와 억새가 띄는 야산 같은 등산로를 따라가다 오솔길로 들게되고, 한동안 곧바로 올라가면 작은봉우리를 올라서며 기암절벽을 이룬 암봉이 나타난다. 980m봉이다. 갑자기 험상궂은 암봉이 앞을 막아서므로 절로 눈길이 간다.
능선 좌우로 싸리나무와 진달래가 줄을 잇는데 980m봉으로 곧장 올라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돌아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던 결국 만나게 되지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게 수월하다.
산허릿길이 내림길로 되면서 임도를 지나쳐 능선마루로 올라서게 된다.
처음부터 임도를 따라 올라가도 여기서 만나게 된다. 고갯마루여서 오른쪽(북서)에 복계산이 손에 잡힐 듯 앞에 나타난다.
또 한 구비를 돌아서 올라서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북서)으로 완만한 능선길이 복계산에 이르는 길이다.
약 800m 남짓한 거리이므로 30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이제 왼쪽(남)으로 꺾어 980m봉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나가게 된다. 계단길을 내려서서 산허리를 타고 잠시 올라가면 주능선으로 다시 나오고, 남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정맥을 바라보며 내닫게 되는 장쾌한 코스가 펼쳐진다.
바로 앞에 칼날처럼 삐죽 솟구친 봉우리가 칼바위봉(920m)이다.
암릉을 따라 나아가기도 하면서 정맥 오른쪽 산허리길로 들어 960m봉을 지나 오르내리던 등산로가 오름길로 계속되면서 널따란 공터에 이르는데, 바로 앞에 칼바위가 있다. 전망도 좋고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여기서 뒤돌아본 풍경이 또한 멋지다.
지나온 980m봉의 기암연릉이며 복계산이 마치 다정한 형제봉처럼 보이고, 그 뒤로 대성산의 전모가 들어오는데, 산릉으로 차도와 시설물이 어지럽게 들어앉아 있어 삭막하게 보인다.
오른쪽(서쪽) 아래로 길게 발달한 계곡이 하오현에서 북으로 뻗어내린 계곡이다.
진행방향으로 복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에서 서쪽으로 양 어깨를 벌린 넉넉한 품이 당당하다.
돌비석처럼 생긴 바위와 기암이 어울린 암봉에서 급경사로 떨어졌다가 올라가면 밋밋한 봉우리(860m)가 되는데,
낙엽이 수북히 쌓인 참나무숲이어서 앉아 쉬기에 좋다.
약간 오른쪽으로 940m봉을 넘어서서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가면 941.9m봉이다.
1977년 건설부가 세운 삼각점이 보이고 전망도 좋아서 이제부터 가야할 정맥이 잘 조망된다.
이쯤이 대략 약 5km에 2시간 반을 온 셈이므로 오늘 구간의 4분의 1을 조금 넘긴 셈이다.
오른쪽(남서)으로 꺾어 앞의 950m봉을 넘어서서 다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892m봉을 오른다.
이 봉을 내려서서 한동안 올라서면 전망이 탁 트이는 950m봉이 된다. 뻔뻔한 공터여서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지나온 정맥이 이제는 제법 아득히 보이면서 칼바위와 복계산이 멀찍이 물러서 있고, 대성산 뒤로 적근산 연릉이 어림된다.
남쪽은 이제부터 가야할 연릉이며 복주산이 바짝 다가섰고, 하오현에서 회목봉을 지나 상해봉(1,010m)이 우뚝 솟아 보기 좋다.
이제야 오른쪽(서) 아래로 차도가 일부 보이는데 계곡이 깊고 넓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왼쪽(남동)으로 방향을 바꿔 급경사를 내려왔다가 891.9m봉으로 올라서고,
이후로 오르락 내리락 고도를 높여가면 약 1시간만에 삼거리 능선분기점인 1,060m봉에 닿는다.
드디어 복주산이 손에 잡힐 듯한 거리다.
그러나 여기서도 대략 7km 이상 떨어져 있으므로 여유를 갖고 꾸준히 전진하도록 한다.
오른쪽(남쪽)으로 꺾어 폭 2~3m 정도의 방화선을 따라 나아가다가 완만한 내림길이 한동안 이어지기도 하면서 940m봉과 960m봉을 쉽사리 지나쳐 오르면 널따란 공터가 나오고 약 2km의 방화선이 여기서 끝나게 된다.
오솔길로 들어 점점 급해지는 참나무숲을 올라 1,100m봉을 지나 막바지를 쳐오르면 삼각점이 박혀있는 복주산이다.
지나온 정맥이 가물가물하며 수피령으로 이어진다. 고개를 돌려 하오현쪽을 바라보면 저 아래로 푹 꺼진 잘록이가 어림되고, 그 건너로 회목봉에서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이며 그 아래 광덕고개를 지나 백운산(904m)으로 이어지는 정맥이 잘 바라보인다.
오른쪽(서남)으로 꺾어 건너편의 1,140m봉을 겨냥해 잠시 내려섰다가 험상궂은 암벽을 끼고 돌아 올라 1,140m봉을 지나치면 급경사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참나무숲으로 한동안 내려갔다가 능선마루로 올라서면 전망이 트이는 1,020m봉이다.
이제부터 잔돌이 많은 급경사여서 되도록 천천히 내려가도록 한다.
폐타이어 계단을 내려서면서 건너편 회목봉 오름길에도 똑같은 계단길이 맞 보이고, 저 아래로 하오현이 빤히 내려다보인다.
마침내 하오현이다.
오른쪽(북)은 옛 임도에 잡초가 무성하지만 왼쪽(남)은 그런대로 상태가 좋아 지프는 올라올 수 있다.
이제부터 임도를 따라 마냥 내려가면 된다. 도중에 탱크용 격납고 같은 구조물이 나오는데 대피소로 이용해도 좋을 곳이다.
호젓한 임도를 따라 가는 길에 계곡물도 보이고 약 20여 분만에 광덕목장 앞을 지나 광덕4리 마을이 된다.
민가는 몇 채 되지 않지만 여기까지 1일 4회 버스가 들어온다. 그러나 차 시간이 맞지 않을 때에는 이동의 택시를 부른다.
월간산 기자의 혹한속의 산행기의 일부분만 발췌...
*** 몇 해 전 겨울 복주산에서 크게 고생한 적이 있었다.
이틀 동안 능선에서 텐트를 치고 머물면서 눈을 헤쳐 나갔지만, 결국 중도에 실내고개로 탈출하고 말았다.
당시 적설량은 50~60cm로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표면이 단단하게 굳어 있어 발이 한번 빠지면 빼기 힘들어 체력소모가 많았다.
특히 참호에 들못 들어섰을 경우 덫에 걸린 짐승처럼 오도 가도 못했다.
하지만 올 겨울 복주산 능선은 너무도 건조했다.
몇 차례 눈이 내렸지만, 적설량이 그리 많지 않았고 날씨도 따스해 쉽게 녹았던 것이다.
주능선의 가장 눈이 깊은 곳이라야 발목 정도까지밖에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혹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식사도 거르며 쉬지 않고 걸어 뱃속은 텅 비었다.
하지만 가지고 간 빵과 행동식이 모두 얼음덩어리가 됐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사탕 몇 개와 보온병 속의 물뿐. 한시라도 빨리 이 산을 벗어나고 싶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다리를 제촉했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작은 봉우리를 우회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오후가 되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했다.
가끔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세찬 돌풍이 휘몰아쳤다.
안면 마스크로 드러난 피부를 모두 숨긴 채 정신없이 걸었다.
능선 바람을 피해 참호 속에 쭈그리고 앉아 잠깐씩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숨만 돌리면 손발이 시려와 오래 있을 수 없었다.
꾸준히 걷는 것만이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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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령에서 시작해 복주산을 거쳐 하오현 아래 하오터널 입구까지 20km 남짓한 산행거리가 나온다.
적설기에는 일출시각 이전에 출발해 일몰 때까지 산행해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능선 종주 산행이라 중간에 식수를 구할 곳이 전무하다.
게다가 바람도 강하고 추워 체력소모도 심하다.
기본적인 겨울산행 채비 외에도 목출모와 두툼한 장갑, 고글, 보온병과 도시락 등
극지 탐험에 준하는 장비를 챙기도록 한다.
아니면 야영을 각오하고 아예 막영구를 챙겨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피령(1.5km,50분)~980m봉(1km,25분)~칼바위(2.9km,1시간10분)~941.9m봉(2.2km,45분)
~950m봉(2.2km,1시간)~1,060m봉(2.5km,1시간)~복주산(2.6km,1시간10분)
~하오현(약14.9km,약 6시간20분소요)+복계산 왕복 (1.6km,30분)+하오현~광덕4리 마을(2km,30분)
첫댓글 아랫부분 혹한기때의 산행기를 꼭 읽어 보셔야합니다...이곳은 상당히 추워요...10/17일에도 추웠서요...방한준비 철저!
넵~ 내일 7시전까지 도착할께요
나미님 낼 뵈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