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마약중독자
그의 두 눈이 풀려서 이글거린다. 소화불량.
트림을 하고,
가스를 뿌우웅 뱉어내고
또 트림을 하고 가스를 내뱉고 버스는 아직
신호등에 멈춰 서 있다 아직도 멀었어요?
상습정체시기에는 언제나 해안선이 보이는 것이라며 등을 토닥여주는 그의 몸에서
생체실험을 하는 놀라운 과학자들이 쓰는 구수한 냄새가 난다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자라나야 한단다, 사는 것은 욕망을 억제하는 일, 나이가 들수록 먹는 양은 자꾸 줄어들지, 아침잠도 자꾸 줄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벽에 깨어나게 되지)
환각일까 현실일까
정체된 거리는 방향을 잃고 흔들거린다
그의 동공이 좌우로 근육운동을 하는 동안
쌓이지는 않고 그저 내리고만 가 버리는 눈.
시간이 흐르면 나는 풀릴 것이다 기대를 하게 되지만
나는 자꾸만 중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녹아서 내리는 눈처럼 그저 가버리는 것이다
(상습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늘 행복할 수 있지, 그들은 고통이 고통이 되지 않게 하는 법을 알거든,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고통이 고통이게 내버려 두는 짓이야, 고통이 고통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자라나야만 하지)
모든 것이 정체된 그대로 서 있을 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해안선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직도 멀었어요?
黙黙不答인 그에게서 아직도 내리는 눈이 녹는다,
(세상은 당신 편이 아니야 세상은 그냥 그대로 있을 뿐이야, 나는 다 자라서 이제 더 이상 자라날 곳이 없어, 이미 고통이 고통이 아닌 사람에게서 더 자라야 할 필요는 없어.)
길은 여전히 냉랭하다
어둠이 들어찬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
마약을 상습복용하고 있다
삶이라는 유혹에 중독되어
해안선 밖으로 자꾸만 떠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