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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5 德充符(덕충부) 4-1 氾而若辭(범이약사)
魯哀公問於仲尼曰:「衛有惡人焉,曰哀駘它。
丈夫與之處者,思而不能去也。
婦人見之,請於父母曰『與為人妻,寧為夫子妾』者,十數而未止也。
未嘗有聞其唱者也,常和人而已矣。
無君入之位以濟乎人之死,無聚祿以望人之腹;
又以惡駭天下,和而不唱,知不出乎四域,且而雌雄合乎前,是必有異乎人者也。
寡人召而觀之,果以惡駭天下,
與寡人處,不至以月數,而寡人有意乎其為人也;
不至乎期年,而寡人信之。
國無宰,寡人傳國焉。悶然而後應,氾而若辭。
寡人醜乎,卒授之國。
無幾何也,去寡人而行,寡人卹焉若有亡也,若無與樂是國也。
是何人者也?」
魯哀公(노애공)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 노나라의 애공이 공자에게 묻기를,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曰哀駘它(왈애태타)
- 위나라에 아주 추한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라 불리웁니다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 사내들이 그와 함께 있으면 그를 흠모하여 떠날 수가 없고
婦人見之(부인견지)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與人爲妻(여인위처) 寧爲夫子妾者(영위부자첩자)
- 여인들이 그를 보면 부모한테 청하기를 다른 사람의 처가 되느니 그의 첩이 되는 게 낫겠다 하니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 그런 여인들이 몇십 명이 되고 아직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常和人而已矣(상화인이이의)
- 누구도 그가 자기 뜻을 내세우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항상 사람을 따르고 자기에 만족한다고 합니다
无君人之位(무군인지위) 以濟乎人之死(이제호인지사)
- 임금의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람 목숨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无聚祿(무취록) 以望人之腹(이망인지복)
- 모아둔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람 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며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和而不唱(화이불창)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 또한 그 추악함이 천하가 놀랄 정도인데다가 따르지 나서지 않고 지식이 보통 사람에 비해 출중한 것도 아닌데
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 그럼에도 모든 남녀가 하나같이 그에게 모여드니 필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무엇이 있나 싶었습니다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 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 과인이 그를 불러 살펴보았는데 가히 그 추한 용모는 천하가 놀랄 정도였으나
與寡人處(여과인처) 不至以月數(부도이월수) 而寡人有意乎(이과인유의호) 其爲人也(기위인야)
- 함께 지낸지 한달이 지나지 않아 그 위인됨에 마음이 끌렸으며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 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 함께 지낸지 일년이 되지 않아 그를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國無宰(국무재) 而寡人傳國焉(이과인전국언)
- 마침 나라에 재상자리가 비어있기에 과인이 그 자리를 맡기고자 했더니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氾而若辭(범이약사)
- 고민하는 듯 하다가 나중에는 수락을 하는데 그 무심한 모습이 마치 사양하는 듯 하였습니다
寡人醜乎(과인추호) 卒授之國(졸수지국) 無幾何也(무기하야) 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 갑자기 재상을 맡긴 것으로 소인이 좀 부끄럽게 여기던 차에 얼마 안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寡人卹焉(과인휼언) 若有亡也(약유망야)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 과인이 울적해지는 게 무엇을 잃은 듯 하고 함께 나라 다스리는 즐거움이 사라진 듯 합니다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駘둔마 태 1. 둔마(鈍馬: 느리고 둔한 말) 2. 벗다 3. 벗겨지다 4. 편하다(便--) 5. 추하다(醜--) 6. 밟다
它다를 타,뱀 사 1. 다르다 2. 어지럽다 3. 남, 딴 사람 4. 낙타(駱駝) 5. 그것 a. 뱀 (사)
妻아내 처 1. 아내 2. 시집보내다 3. 아내로 삼다 4. 간음하다(姦淫--)
妾첩 첩 1. 첩(여자의 겸칭) 2. 시비(侍婢: 좌우에 두고 부리는 부녀자) 3. 여자(女子) 아이
唱부를 창 1. (노래)부르다 2. 먼저 부르다 3. 말을 꺼내다, 앞장서서 주장하다(主張--) 4. 인도하다(引導--) 5. 노래, 가곡(歌曲)
聚모을 취 1. 모으다, 모이다 2. 거두어들이다 3. 갖추어지다 4. 저축하다(貯蓄--), 쌓다 5. 함께 하다 6.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7. 마을, 동네 8. 저축(貯蓄) 9. 줌(한 주먹으로 쥘 만한 분량) 10. 함께,...
祿녹 록,녹 녹 1. 녹(祿: 관리의 봉급) 2. 복(福), 행복(幸福) 3. 제육(祭肉: 제사에 쓰는 고기) 4. 녹(祿)을 주다 5. 봉급(俸給)을 주다 6. 복(福)을 내리다
望바랄 망,보름 망 1. 바라다, 기다리다 2. 기대하다(期待ㆍ企待--), 희망하다(希望--) 3. 그리워하다 4. 바라보다 5. 망보다(望--), 엿보다 6. 원망하다(怨望--), 책망하다(責望--) 7. 보름, 음력(陰曆) 매월 15일 8. 전망(展望),...
駭놀랄 해 1. 놀라다 2. 소란스럽다(騷亂---) 3. 혼란스럽다(混亂---) 4. 경계하다(警戒--) 5. 흩어지다 6. 어지러워지다 7. 일어서다
氾넘칠 범,땅 이름 범 1. 넘치다, 흐르다 2. (물에)뜨다, (물에)띄우다 3. 넓다 4. 우묵하다(가운데가 둥그스름하게 푹 패거나 들어가 있다) 5. 두루, 널리 6. 흔들리는 모양 7. 우묵한 곳 8. 땅의 이름 9. 물의 이름
醜추할 추 1. (용모(容貌)가)추하다(醜--) 2. 못생기다 3. 밉다 4. 못되다 5. 나쁘다 6. 미워하다 7. 부끄러워하다 8.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9. 유사하다 10. 이름(人名, 地名)...
授줄 수 1. 주다 2. 수여하다(授與--) 3. 전수하다(傳受--) 4. 제수하다(除授--: 천거에 의하지 않고 임금이 직접 벼슬을 내리다) 5. 받다(=受) 6. 가르치다
卹진휼할 휼,먼지 떨 솔 1. 진휼하다(賑恤--) 2. 구제하다(救濟--) 3. 돌보다 4. 가엾게 여기다 5. 깔끔하다, 들어맞다 6. 놀라고 두려워하는 모양 a. 먼지를 떨다 (솔) b. 긁고 문지르다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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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중요한 것은 속에 지니고 있는 재질과 덕이다
<노애공과 공자와의 대화-애태타 (1/2)>
魯哀公問於仲尼曰(노애공문어중니왈):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曰哀駘它(왈애태타)。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婦人見之(부인견지),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與為人妻(여위인처),寧為夫子妾(영위부자첩)』者(자),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常和而已矣(상화이이의)。 |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衛)나라에 용모가 추악한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哀駘它)라고 합니다.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하며,
여자들은 그를 보고 나면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사람이
몇십 명 인데도 그런 사람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사람을 따라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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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魯哀公(노애공) : 춘추시대(春秋時代) 말기(末期)의 노(魯)나라 군주(君主). 정공(定公)의 아들로, 이름은 장(蔣)이며, 재위기간은 B.C.494~B.C.468년이다. 공자(孔子)는 여러 나라를 편력하다가 B.C.484년에 노(魯)나라로 돌아와 B.C.479년에 죽었다. 따라서 이 문답은 공자(孔子) 68세 이후(魯哀公의 靑年期)의 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이 문답은 물론 우화(寓話)이지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池田知久).
○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 위나라에 용모가 추악한 사람이 있음. 惡은 추악(醜惡)의 뜻.
○ 哀駘它(애태타) : 인명(人名). 가공의 인물(宣穎). 李頤는 “애태(哀駘)는 추악한 용모이며 타(它)는 그의 이름이다[哀駘醜貌 它其名].”라고 하였고, 兪樾은 哀駘를 姓이라 했다. 馬叙倫은 哀가 姓이고 駘它가 이름이라고 보았는데, 《說文解字》에서 “佁는 어리석은 모양이니 駘와 같이 읽는다[佁癡貌 讀若駘].”고 한 기록에 근거하여, 駘를 佁의 假借字라고 풀이하고, 어리석은 모양[癡]을 駘它라고 부르는 용례는 현대 중국어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方以智는 它를 駝자로 보고 등이 낙타처럼 불룩한 곱사등이를 지칭한 것이라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함.
丈夫는 남자로 뒤의 婦人과 상대되는 말. 思는 思慕함.
○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與爲人妻(여위인처) 寧爲夫子妾者(영위부자첩자) :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자. ‘與~寧~’은 ‘~하느니 차라리(寧)~하겠다.’는 구문. 人妻는 다른 사람의 적처(嫡妻). 夫子妾은 애태타의 後妻.
○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 몇십 명인데도 그치지 않음. 십 단위로 세어도 그치지 않는다는 뜻. 趙諫議본에는 十數가 數十으로 되어 있다(郭慶藩). 十數는 以十數之, 곧 십 단위로 헤아리다는 뜻. 未止는 ‘그치지 않음’. 따라서 “그런 사람이 몇십 명이 넘었는데도 계속 그런 사람이 나온다.”는 뜻이다.
○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음. 唱은 창도(唱導) 또는 선창(先唱)으로 앞서서 인도하다, 자기 주장을 먼저 내세우다, 먼저 노래하다는 뜻. 뒤의 和와 상대되는 말이다.
○ 常和人而已矣(상화인이이의) : 항상 다른 사람의 주장에 화답할 뿐임. 和는 앞의 唱과 상대되는 말로 남의 뒤를 따르다, 남을 주장을 따르다, 남의 노래에 화답하다는 뜻이다.
無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무군인지위이제호인지사), 無聚祿以望人之腹(무취록이망인지복)。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和而不唱(화이불창),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하고, 남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먼저 나서서 인도하지 않으며,
지식이 사방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든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듭니다.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과인이 불러서 살펴보았더니 과연 추한 용모로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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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君人之位(무군인지위) 以濟乎人之死(이제호인지사) :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님. ‘無~以濟’는 구제(救濟)할 수 없다는 뜻.
○ 無聚祿(무취록) 以望人之腹(이망인지복) :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님. ‘無~以望’은 채울 수 없다는 뜻. 李楨은 望자를 《周易》의 〈小畜〉 上九, 〈歸妹〉 六五, 〈中孚〉 六四 등의 爻辭에 나오는 ‘月幾望(달이 거의 가득 참)’의 望과 같이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견해를 따라서 充滿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望은 곧 滿의 뜻이다.
○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함. 駭天下(해천하)는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뜻.
○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 지식이 사방의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지 않음. 出乎四域(출호사역)은 출호중(出乎衆), 곧 출중(出衆)과 같은 의미로 지식이 출중한 것도 아니라는 뜻. 四域(사역)은 사방의 경계로 여기서는 사방의 경계 안에 사는 보통 사람의 뜻. 대부분의 주석이 지식이 四域(나라) 안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좁다는 뜻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大意가 크게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 雌雄合乎前(자웅합호전) : 남녀들이 그 앞에 모여듦. 李頤, 成玄英, 林希逸 등은 자웅(雌雄)을 짐승의 암컷과 수컷으로 보고 그의 친화력(親和力)이 짐승에게까지 미친 것으로 보아 “짐승들까지 모여든다.”는 맥락으로 해석했지만, 여기서는 褚伯秀가 “丈夫와 婦人들 가운데 그에게 귀의하는 자가 많다[丈夫婦人歸之者衆也].”고 풀이한 것을 따랐다.
○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임. 人은 보통 사람의 뜻.
與寡人處(여과인처),不至以月數(부지이월수), 而寡人有意乎其為人也(이과인유의호기위인야);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國無宰(국무재),寡人傳國焉(과인전국언)。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氾而若辭(범이약사)。 寡人醜乎(과인추호),卒授之國(졸수지국)。 無幾何也(무기하야),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寡人卹焉若有亡也(과인술언약유망야),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과인은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더니,
1년이 되기 전에 과인은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서 과인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더니,
그는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낙하였는데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인은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얼마 안 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과인이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았으며,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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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不至以月數(부지이월수) : 한 달이 채 안 됨. 곧 한 달을 단위로 헤아리는 데에 미치지 않았다는 뜻. 郭象은 ‘未經月’, 成玄英은 ‘不過二旬’, 陳壽昌은 ‘數之不及一月’, 曹礎基은 ‘不到一個月’ 등 모두 ‘한 달이 안 되었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로 해석하는 견해(池田知久, 福永光司)도 있지만 따르지 않는다.
○ 有意乎其爲人也(유의호기위인야) :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림. 有意(유의)는 ‘마음을 두다.’는 뜻으로 애공이 애태타의 사람됨에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 朴世堂은 “有意는 마음으로 좋아한다는 표현[有意 心悅之之辭]”이라고 풀이했다.
○ 傳國(전국) : 나라를 전해 줌. 여기서는 재상의 자리를 주어 국정을 맡긴다는 뜻. 宣穎은 傳자를 傅자의 잘못으로 보고 ‘나라를 보좌한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뒤에 傳國과 같은 의미인 ‘卒授之國’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옳지 않다.
○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낙함. 悶然(민연)은 지각(知覺)이 없는 모양(李頤), 곧 무심한 모양이다.
○ 氾而若辭(범이약사) :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듯함. 氾(범)은 얽매임이 없는 모양(陸德明), 곧 무관심한 모양을 뜻하며 泛(뜰 ‘범’)과 통하며 而자가 없는 本도 있다. 成玄英, 奚侗 등은 氾을 氾若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武延緖, 陳鼓應 등은 氾然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문을 그대로 두고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따르지 않았다.
○ 醜乎卒授之國(추호졸수지국) :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김. 醜는 李頤와 崔譔 모두 ‘부끄러워하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朱桂曜는 恥와 발음이 같아서 통용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寡人醜乎 卒授之國’으로 絶句하는 것이 成玄英 이래의 독법이며, 이에 따를 경우 “과인이 한편으로 부끄러이 여기면서도 마침내 그에게 국정을 맡겨 주었다.”라는 해석(安東林)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寡人醜乎를 독립구로 끊는 것은 구문상으로도 어색할 뿐만 아니라, 애공이 스스로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면서 결국 그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것은 맥락상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다. 여기서는 王闓雲, 金谷治, 池田知久 등의 견해에 따라 醜乎를 卒授之國과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번역하였다.
○ 無幾何也(무기하야) : 얼마 안 있다가. 幾何는 ‘얼마인가?’하고 묻는 의문사로 쓰일 때도 있고, 여기서처럼 잠깐의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 卹焉若有亡也(술언약유망야) :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음. 卹(술)은 恤(구휼할 ‘휼’)과 통하는 글자(王叔岷). 焉(언)은 然과 통한다. 朴世堂은 “卹은 마음에 근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卹者 心有所憂也].”라고 풀이했다. 번역문의 ‘슬퍼서’를 ‘근심 걱정 속에’로 바꿔 해석할 수도 있음.
○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樂是國은 ‘이 나라 다스리는 것을 즐거워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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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德充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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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哀公問於仲尼曰:「衛有惡人焉,曰哀駘它。丈夫與之處者,思而不能去也。婦人見之,請於父母曰『與為人妻,寧為夫子妾』者,十數而未止也。未嘗有聞其唱者也,常和而已矣。無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無聚祿以望人之腹。又以惡駭天下,和而不唱,知不出乎四域,且而雌雄合乎前。是必有異乎人者也。寡人召而觀之,果以惡駭天下。與寡人處,不至以月數,而寡人有意乎其為人也;不至乎期年,而寡人信之。國無宰,寡人傳國焉。悶然而後應,氾而若辭。寡人醜乎,卒授之國。無幾何也,去寡人而行,寡人卹焉若有亡也,若無與樂是國也。是何人者也?」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衛)나라에 용모가 추악한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哀駘它)라고 합니다.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하며, 여자들은 그를 보고 나면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사람이 몇십 명인데도 그런 사람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사람을 따라갈 뿐입니다.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하고, 남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먼저 나서서 인도하지 않으며, 지식이 사방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든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듭니다.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과인이 불러서 살펴보았더니 과연 추한 용모로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합디다.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과인은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더니, 1년이 되기 전에 과인은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서 과인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더니, 그는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낙하였는데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인은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얼마 안 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과인이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았으며,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출처] 06[장자(내편)] 第5篇 德充符(덕충부) : 06.중요한 것은 속에 지니고 있는 재질과 덕이다.(6/9)작성자 swings81
애공(哀公)은 16년 동안 외국으로 떠돌던 공자를 받아들인 노나라의 임금입니다. 그러나 이번 얘기에 나오는 애태타(哀駘它)는 역시 장자가 지어낸 가공의 인물입니다.
슬플 애(哀), 어리석을 말 태(駘), 낙타 타(它=駝).
이름 글자에서 볼 수 있듯이 외모가 못난 말의 모습과 등이 휘인 낙타와 같으니 아마도 곱사등이의 모습을 한 못난이였던 같습니다.
그런 인물에 매료된 것은 남자와 여자를 가릴 것이 없었고, 결국은 임금조차 그의 인물됨에 매료되어 재상을 시켰다고 했습니다. 그는 결국 재상 자리도 별로 탐하지 않고 떠났다고 했습니다.
이 글에서 보면 애타타가 한 일이라고는 욕심을 내지 않은 것 밖에는 아무 일도 한 것이 없습니다. 참 쉽지요?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사랑을 받는 일이...
<본문 읽기>
노나라의 임금인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못 생긴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라고 합니다.
남자들은 그와 같이 있으면 흠모하여 떠나기를 싫어하고,
여인들은 그를 만나게 되면 부모에게 정하기를
다른 사내의 정처가 되기보다
차라리 그의 첩이 되고 싶다고 졸라 대는데
그 수가 수십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도 아니고
항상 남의 의견에 동조할 뿐입니다.
임금처럼 힘이 있어 죽을 사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요,
쌓아둔 재물이 없어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그 못생긴 외모는 온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이며,
동조할 뿐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지식은 가까운 일에 국한되어 있을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남녀를 불문하고 그에게 모이는 것은
반드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그를 관찰해보니
과연 그 흉한 모습에 세상이 놀랄 만 했습니다.
나는 그와 함께 지낸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의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게 되었고,
한 해가 지나기 전에 그를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정승 자리가 비어 그에게 나라 일을 맡기려 했습니다.
그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겨우 대답했으나
멍한 모습이 거절하는 것 같았습니다.
과인은 부끄러웠으나 간신히 그에게 나라 일을 맡겼습니다.
얼마 안 되어 그는 과인 곁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과인은 뭔가를 잃은 듯 기분이 나빴습니다.
나라 안에 기쁨을 함께 나눌 이가 없는 듯합니다.
이 사람은 어떤 인물입니까?”
[출처] 장자 덕충부(德充符篇) 7 - 바라는 것이 없는 인물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덕충부 5 - 중요한 것은 속에 지니고 있는 재질과 덕이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추하게 생긴 사람이 있는데 이름이 애태타라 합니다. 남자들이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 그를 흠모하여 떠나지를 못하였고, 여자들이 그를 보게 되면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처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간청하는 사람들이 수십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주장을 내세운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고, 언제나 사람들과 화합할 따름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사람의 죽음을 구제해 줄만한 지위도 없었고,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줄 만큼 모아놓은 재산도 없었습니다. 거기에다 추한 외모는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화합하기는 하지만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고, 명성이 사방으로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남녀들이 그에게 몰려들었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그를 불러서 보니 과연 추함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했습니다. 내가 그와 지낸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그의 사람됨에 마음이 끌렸고, 일년이 되지 않아,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나라에 재상이 없는 터라 그에게 재상자리를 맡기려 했습니다. 그는 걱정하는 듯하더니 아무 일도 아닌 듯 사양을 했습니다. 나는 마침내 그에게 나라를 맡기려던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말았습니다. 얼마 안 있어 그는 떠나 버렸습니다. 나는 멍하니 무엇을 잃어버린 듯했습니다. 이 나라에 함께 즐길 이가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