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519
천자문136
동봉
0465오를 우右
0466통할 통通
0467넓을 광廣広广
0468안 내內
-우측으로 계속가면 광내전이요-
(좌측으로 가노라면 승명려인데)
우리나라 지도를 놓고 보면
오른쪽 끝자락에 목포시가 들어오고
그 남쪽에 진도가 보입니다
더 남쪽으로는 섬 하나 우뚝 서 있는데
절해의 고도 제주특별자치도입니다
왼쪽으로 가다가다 보면 속초가 있고
속초 남쪽 바닷가로 강릉 동해 삼척이 있고
울진 포항 울산광역시와 더 남쪽에
부산광역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왼쪽 남녘 끝자락에 위치한 부산광역시
더 남쪽으로는 뭐가 있나요
일본이 한반도를 위해 경호를 서고 있습니다
동해니 서해니 하는 이름이 붙기 전에
서울에서 내려다 본 지도는
분명 왼쪽에는 부산시가 있고
오른쪽에는 광주광역시와 목포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임진왜란 때
원균 장군은 경상우수사었고
이순신 장군은 전라좌수사였습니다
요즘 행정구역으로 보면
경상 우수사는 서울에서 바라보았을 때
경상도 우측이었으니
부산 김해가 아니라 마산 진주였을 것이고
전라 좌수사는 서울에서 바라보아
전라도 좌측 해군 부대였으니
진도 해남이 아니라 여수 통영이었겠지요
정확한 지역은 역사에 나오겠지만
그냥 예를 들어 볼 뿐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지도를 읽을 때
제주도 남쪽에서 서울과 평양을 바라보고
지도를 읽어나가는 시스템이이고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전으로
경상도가 분명 왼쪽에 있었고
전라도는 오른쪽에 있다고 본 것입니다
좌청룡左靑龍은 명당의 왼쪽이고
우백호右白虎는 명당의 오른쪽입니다
황제나 임금이 머무는 왕궁이
산을 등지고 내를 앞에 두어 북쪽에 있다면
왕궁에서 남쪽으로 앞을 두고 볼 때
오른쪽으로 간다면 서쪽이고
왼쪽으로 간다면 동쪽인 것입니다
왼쪽 날개는 좌청룡이고
오른쪽 날개는 우백호입니다
저우씽쓰 선생이《千字文》을 집필하면서
오른쪽으로 가면 꾸앙네이디안廣內殿이고
왼쪽으로 가면 청밍리承明廬chengmingli라 한 것은
오른쪽은 씨안西安 서쪽이 되고
왼쪽은 씨안 동쪽입니다
씨안의 황궁皇宮 서쪽에 꾸앙네이띠안이 있고
씨안 황궁 동쪽에 청밍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해인사 고려대장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신
큰법당 대적광전보다 높은 곳
대적광전 뒷편 북쪽에 팔만대장경각을 짓고
그 장경각에 고려대장경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우리는 쉽게 얘기합니다
역시 해인사는 법보종찰法寶宗刹답다고
부처님보다 높은 곳에 대장경을 모셨으니
그런 얘기가 나올만 합니다
불법승 삼보에 높낮이는 없습니다
부처님이 첫째요
경전이 둘째며
스님은 셋째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법승 삼보는 높낮이가 없듯이
순서에도 번호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이들 세 가지 귀한 보석의 가치는
주반중중主伴重重의 세계입니다
불佛은 법法으로 법은 승僧으로 돌고
승은 법으로 법은 불로 돌며
불은 또다시 승으로 법으로
불로 법으로 돌고 돌되
그 핵심은 생명이 지닌 고귀한 불성입니다
아니, 모든 존재의 법성입니다
어렵다고요. 마음입니다
이 마음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불법승은
주반중중으로 운동을 계속합니다
여기에 결코 높낮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치 작은 원자原자Atom 안에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중심에 놓고
끊임없이 회전하는 전자의 운동법칙과 같습니다
그러니 어느 것을 먼저라 하겠습니까
나도 그렇지만 우리가 불교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주반중중의 운동법칙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교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불교는 시간을 뛰어넘어 영원히 현재성이며
최첨단을 이끌어가는 주체인 까닭입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의 고려대장경은
해인사가 법보종찰이라서
불보다 법보를 높은 곳에 모셨다고 하는
궁색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보다 낮지도 않고
그렇다고 승보다 꼭 높은 것만도 아닙니다
만약 높낮이를 놓고 따진다고 한다면
부처님 경전은 해인사 장경각 밖으로
단 한 발짝도 나올 수 없습니다
부처님보다 더 고귀한 부처님 말씀을
어떻게 감히 세간으로 끌어내려
장삼이사張三李四가 쉽게 읽을 수 있습니까
그 고귀한 불경을 어떻게 화장실에 앉아
스마트폰을 통해 열람할 수 있겠습니까
그토록 고귀한 부처님의 경전을
어떻게 버스 안에서 지옥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열어 읽을 수 있겠습니까
경이 높낮이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욀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고 닦을 수 있습니다
법당 안에서 장경각 안에서만 읽어야 할
고귀한 경전을 어디서든 읽을 수 있음은
경전은 마치 모든 생명과 무생명
온갖 물질을 이루는 원자와 같습니다
이 세상 어느 것도 다 원자로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 모두는
부처님의 가르침, 경전으로 되어있습니다
광본화엄경廣夲華嚴經은
그 품品이 무궁무진하여 한량이 없습니다
미세먼지의 미세먼지의 미세먼지의
미세먼지를 곱한 수보다 많은 품으로 된
광본화엄경이 누리에 가득 차 있듯이
세상은 온통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아무튼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은
대적광전 북쪽 뒷편 높은 데 모셔져 있고
그 말씀은 이 세상 중생들의 단말기
스마트폰을 통해 진리의 향기를 전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 말씀을 접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희소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불경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요
꾸앙네이디앤廣內殿은 홀로이름씨固有名詞나
단순히 꾸앙네이는 두루이름씨普通名詞지요
시안 황궁 건축물을 묘사하는 말입니다
한漢의 시안에는 유명한 삼궁이 있었는데
이를 한삼궁漢三宮이라 일컫었습니다
첫째가 창러꽁長樂宮changlegong이고
둘째가 웨이양꽁未央宮weiyanggong이며
셋째가 지엔짱꽁建章宮jianzhanggong입니다
바로 이 지엔짱꽁 오른西 쪽에
장서각藏書閣이 있는데
황실 도서관Library of imperial family으로
꾸앙네이디앤廣內殿guangneidian입니다
한의 황실도 그러했듯이
양陽의 우띠武帝가 궐내에 도서관을 둠은
적어도 고전을 높이 평가하여
인문정치를 펴려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0465오를 우右
도을 우佑 자와 같은 자로서
도움을 주는 손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식사할 때 밥 먹는口 손又을 통해
몸의 건강을 돕는다는 뜻이라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른쪽, 오른손입니다
좌익에 대한 우익이고, 서쪽, 높다, 귀하다
숭상하다, 강하다, 굽다 권하다 따위입니다
우문좌무右文左武라는 말이 있습니다
꾸앙네이디안 황실 도서관이 오른쪽에 있고
여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문물을 접할 수 있는 장서가 있었다고 함이
어떻습니까. 이제 이해가 되시겠는지요
우문좌무를 놓고 보면 내일 다룰
좌달승명左達承明도 내다볼 듯싶습니다
0466통할 통通
쉬엄쉬엄 갈 착辶 부수에
소릿값인 동甬이 합하여 이루어진 자입니다
동甬은 관管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동甬이나 통桶이 붙는 글자는 속이 비었지요
속이 빔은 꿰뚫다의 뜻이고
쉽게 빠져나가다의 뜻이라 하겠습니다
또 동甬은 솟을 용甬으로도 새기는데
담장보다 솟아있으면 쉽게 통과하겠지요
게다가 책받침이 바닥에 깔려 있으니
통할 통通 자에 담긴 뜻이 확 풀릴 것입니다
여기에는 통하다, 내왕하다, 알다, 알리다
편지 따위를 세는 셈씨數詞로 쓰이며
'정을 통하다'할 때도 쓰이는 말입니다
0467넓을 광廣/広/广
광広의 본자고 광广자의 번체자입니다
엄호广 안에 누를 황黃 자를 턱 놓았는데
'노란黃 햇살이 방안으로 퍼지다'에서
넓다, 넓게 퍼지다 뜻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면적, 너비를 비롯하여
넓다, 넓게 되다, 넓히다, 널쩍하다, 비다
공허하다, 빛나다 넓이, 널리, 무덤, 직경
꾸앙시성廣西省의 약칭으로 쓰고 있습니다
0468안내/들일납內
안, 속, 국내, 나라의 안, 대궐, 조정, 궁중
뱃속, 부녀자 아내, 몰래, 가만히, 비밀
중히 여기다, 친하게 지내다, 들이다
받아들이다와 같이 쓰이고 있습니다
토담집처럼 낮은 집에
허리를 굽히고 조심스레 들어가는 일입니다
민갓머리冖의 조상이 멀 경冂 자입니다
멀경 冂 자가 문자 성립연대로 보면
덮을 멱冖보다 오래 되었습니다
경冂 자의 쓰임새가 많은데
번거로움이 있다면 문제가 크지 않겠는지요
따라서 필요에 의해 멀 경冂 자가
멱冖자로 몸집을 짧고 작게 줄였습니다
벗이여!
안으로 들라
자기 안으로 들어가라
자기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라
그리하여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곳
거기 그대 삶의 길이 있으리니
벗이여!
어서 오라 벗이여!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밀고 들어오라
밥을 먹었는가
차를 마셨는가
이는 닦았는가
그렇다면 그대 벗이여!
모든 준비는 이미 완전하나니
어서 오라!
그대 나의 벗이여!
06/02/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