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보강으로 우승 이루겠다.”
박상길 감독이 이끄는 경북고(교장 현준우) 야구부 선수단의 각오다. 야구부는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뤄냈다. 지난 4월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 야구대회 결승에서 최충연과 박세진의 호투를 앞세워 34년 만에 봉황대기 정상에 오른 것. 전국대회 우승은 1993년 청룡기 이후 22년 만이다. 비록 지난 10월 전국체전 용마고와 결승전에서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정상을 향한 선수단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전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입학 후 3년이 지나면 졸업해야 하는 고교 특성상 대학 진학이나 프로구단 지명으로 전력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당장 야구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에이스 최충연(삼성 1차 지명)과 박세진(kt 1차 지명)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다. 다행히 현재 1·2학년 투수 가운데 내년 시즌 경북고 마운드를 이끌고 갈 유망주가 적지 않다. 이제 고3이 되는 좌완 김민성을 비롯해 박진영·황대연은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될 만큼 박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3명의 투수는 올 시즌 각종 전국대회에 나가 출전 경험도 많다. 비록 최충연과 비교해 구속은 떨어지지만 다음 달 4일부터 시작하는 동계훈련에서 투구 자세를 교정하고 제구력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박 감독의 구상이다.
여기에 김태윤과 박인범까지 가세한다면 투수진의 무게감은 한층 커진다. 2학년이 되는 좌완 배창현과 신효승, 이희재에게도 내년 전국대회 출전 기회를 자주 부여해 기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1학년에 입학하는 경복중 출신 에이스 원태연과 대구중 출신 오상민까지 내년에 가세할 예정이어서 경북고의 마운드 전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타선도 주목된다. 박 감독은
1·2번 테이블세터진을 배지환과 이지섭으로 꾸린다. 2루수인 배지환의 수비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빼어나다는 게 박 감독의 평가다. 유격수 이지섭은 수비 능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주루 플레이와 컨택 능력은 누구보다 좋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3번 타자로는 포수 배현호와 외야수 김윤수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4번 타자는 단연 우타 거포 곽경문(1루수)이다. 올시즌 평균 타율 3할을 기록 중인 곽경문은 내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내년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박 감독은 “봉황대기 우승과 전국체전 준우승의 경험을 선수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면서 “비록 완벽한 팀 전력은 아니지만 개교
100주년을 맞는 내년 경북고 야구부가 또 한번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도록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출처 :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