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증, 피부 건조 아닌 '이것' 때문일 수도
체중 증가로 인해 비만세포가 자극돼 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려움은 보통 피부 건조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날이 따뜻해지고 건조해지는 봄날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단순한 피부 건조탓이 아니라 질병 또는 비만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가려움증이 피부 보습제를 발라도 계속되면 전신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비만세포 자극돼 가려움증 유발
체중 증가로 인해 비만세포가 자극이 되면 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김영호 교수는 “비만인 사람들의 지방 세포에서는 아디포카인이라는 사이토카인 물질이 많다”며 “이 물질이 비만세포를 자극해 두드러기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비만세포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만인 사람들의 만성 두드러기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논문들이 많다. 또한, 낮보다 밤에 더 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다. 김영호 교수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 낮보다 밤에 더 적게 나온다”며 “낮보다 밤의 활동량이 적어져 가려움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음식 섭취로 인해 가려움증이 유발될수도 있다. 식품 속에 든 ‘히스타민’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이 바뀐 물질로, 비만세포 등에 있으면서 알레르기나 염증 반응에 관여한다. 사람에 따라 히스타민이 많이 포함된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두드러기·가려움증·두통·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히스타민 불내성'이라고 하는데, 히스타민 불내성은 과도하게 흡수된 히스타민이 온 몸을 돌아다니며 알레르기와 유사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소시지 ▲참치 ▲고등어 ▲꽁치 ▲돼지고기 ▲치즈 ▲녹차 등이 히스타민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다.
◇피부 보습 중요
가려움증을 잘 겪는다면 생활습관에 신경써야 한다. 김영호 교수는 “비만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가려움증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므로, 잘 때는 체온 변화가 심하지 않도록 얇은 이불을 덮어야 한다. 양모 소재의 옷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피부를 습관적으로 긁는 것도 피해야 한다. 보습제를 바르면 가려움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데, 피부를 시원하게 만드는 멘톨 성분 함유 로션을 쓰면 좋다.
◇의심할 수 있는 다른 질환
가려움증이 피부 보습제를 발라도 계속되고, 팔·다리 같은 특정 부위가 아닌 온몸에서 나타난다면 전신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빈혈=
몸속에 철이 부족하면 가려움증이 생긴다. 철은 우리 몸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의 구성 성분이기 때문이다. 철이 부족하면 신경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해 가려움증이 생긴다. 어지럽거나 피부가 창백해지는 증상이 잘 동반된다.
▶당뇨병=
당뇨병이 있으면 신경이 손상 돼 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과민해진다. 때문에 쉽게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콩팥병=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 노폐물들이 잘 쌓인다. 몸에 남은 노폐물이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력하거나 다리에 부종이 생기는 증상이 잘 동반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피부 혈류량이 증가해 피부 표면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러면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낀다.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이 같이 잘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