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시메네스(Anaximenes: 588~525 B.C.경)
아낙시메네스는 만물의 근본물질을 공기로 보고 있다. 그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용어에 따라 규정되어 있는 물질을 선택하여 탈레스적 길을 따름으로써 아낙시만드로스의 견해보다 후퇴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그가 공기를 채택한 데에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사람은 숨을 쉬는 한 생명을 유지하고 숨을 쉬는 것은 곧 공기의 들이쉼과 내뿜음이기 때문에 공기는 생명의 원리인 것처럼 보인다. 물활론적 사고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초기 희랍 철학자로서는 이 세계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공기라고 생각했음직 한다.
그러나 아낙시메네스의 이론이 가지는 보다 큰 설득력은 만물이 어떻게 해서 공기로부터 생겨 나오게 되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를 그가 독창적인 방식으로 설명한 데에 있다. 여러가지 구체적인 물질들이 아르케인 공기로부터 어떻게 형성되느냐를 설명하기 위하여 그는 농축과 희박이라는 개념을 끌어온다. 공기가 희박해지면 불이 되고, 농축되면 바람, 구름, 물, 흙, 돌로 된다. 버네트에 의하면 이러한 이론은 밀레토스학파의 우주론을 일관성있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단일한 원질의 형식으로 설명하는 이론은 일체의 차별을 양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공기의 농축과 희박은 일정한 공간에 있어서 공기의 양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