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의 변화 선생님
김옥춘
사람들은 나이로 구분되어 불리는 것보다 인격으로 존중되어 불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처음 만난 사람을 부르는 호칭 중에 선생님은 존중하고 존경한다는 의미 같아. 존중하고 존경하겠다는 다짐 같아. 처음엔 엄청 어색했는데 이젠 꽤 익숙해졌어.
요즘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내 생활로 들어오고 있다고 느껴. 가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는 나를 봐.
기억해? 처음 본 사람을 부를 때 존중과 존경심의 의미로 축복 기도의 의미로 덕담처럼 사장님이라고 사모님이라고 부른 때가 있었어. 먹고 사는 게 힘든 시절의 사람들의 기도가 호칭이 된 걸 거야. 아마도.
사람들의 호칭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거 같아. 사람들의 기도가 보이는 거 같아. 이 사회의 가치관이 보이는 거 같아. 착각일까?
우리는 호칭에 늘 축복의 기도를 담으려고 했다고 느껴. 존중과 존경심을 담으려고 했다고 느껴.
누군가를 부를 때 축복 기도를 담는 우리 모두를 존경해!
사람은 언제나 감동이야! 언제나 사랑이야!
2022.2.2 |
기적
김옥춘
무슨 일이죠? 길이 열렸어요. 자동차들 기는 듯 느린데 강에 물 차듯 꽉 차게 들어선 자동차들 멈추는 듯 천천히 흐르는데 내가 탄 버스는 씽씽 달려요. 날개 달린 것처럼 달려요. 하늘이 명령했을까요? 버스가 간다. 길을 비켜라! 호호호. 뻥 뚫렸어요. 무슨 일이죠?
이거 기적 맞죠? 함께 만든 기적! 나는 서울 가는 버스를 탈 때마다 기적을 봅니다. 길이 열리는 기적! 감동입니다. 기적은 언제 보아도 놀랍습니다.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후손의 행복까지 보장하기 위해 함께 이루어내는 모든 기적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기적을 만들어 내는 당신의 배려와 사랑! 세상에 당신과 함께여서 참 다행입니다.
2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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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으로 들며 내 마음 들여다보기
김옥춘
갖고 싶은 거? 없어. 아! 작은 꽃 화분 서너 개?
먹고 싶은 거? 없어. 아! 속이 편안한 음식?
가고 싶은 곳? 없어. 하고 싶은 일? 헌혈.
보고 싶은 사람? 없어. 아! 엄마?
예쁜 옷과 좋은 신? 고무줄 늘어난 바지면 돼.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면 돼.
좋은 집과 자동차? 능력 안 돼. 버스 요금도 아까운 걸? 독립된 공간에 따뜻한 물 나오면 만족하고 감사해.
필요한 거? 나를 위한 시간.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일.
소망? 아프지 않았으면. 고생하지 말고 주변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예쁘게 갔으면.
가는 날까지 유지하고 싶은 거? 내 공간.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 가벼운 사진기 한 대. 본인 인증 수단 한 가지 생활비 벌 수 있는 일. 건강. 미소.
2022.2.4
| 아름다운 약속
김옥춘
서울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가 약속한 장소에서 문을 엽니다. 약속을 지킨 기사님이 줄서기를 한 사람들을 매우 훌륭한 사람으로 완성했습니다. 줄서기를 매우 아름다운 문화로 완성했습니다. 감동했습니다.
정류장에서 버스가 들어오면 못 탈까 봐 버스를 향해 달려가지 않아도 이제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당연한 게 신기하고 당연한 게 내겐 감동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도 버스를 놓쳤던 기억이 너무나 많기 때문인가 봅니다.
좋은 정책이어도 국민의 지지와 참여를 얻지 못하면 훌륭함으로 완성할 수 없는 거라고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일이라면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나라의 노력과 사람들의 노력에 함께하라고 버스가 내게 말을 하는 듯합니다.
선거철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이 넘쳐납니다. 나 살길을 열어주겠다는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은 언제나 믿겠습니다. 누구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언제나 믿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공약도 언제나 믿겠습니다. 거짓말이면 안 됩니다.
2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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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가였나 봐! 김옥춘 나도 아가였나 봐! 사랑하는 동안. 너도 아가였겠지? 사랑하는 동안. 나처럼. 나처럼 낯설고 나처럼 능숙하지 못하고 나처럼 눈치도 보고 그러다 오해도 해서 삐지기도 하고. 그랬을 거야? 왜 그땐 몰랐을까? 너도 나처럼 아가였다는 걸. 사랑 앞에. 응석! 받아줄걸. 엄마처럼 기다려줄걸.
사랑은 엄마 맘으로 하는 건데.
미안하네! 준다고 준 것이 부담이었을 거야? 너도 아가였을 테니. 사랑한다고 한 것이 응석이었을 거야? 나도 아가였으니.
후회? 안 해! 믿거든. 하늘 같은 마음 우주 같은 의지로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거 믿음 없이 사랑했겠어? 그 믿음 어디 갔겠어?
2022.2.7
| 마음으로 하는 부자 놀이
김옥춘
베란다에 꽃 화분 몇 개 놓고 정원이라고 불러. 정원이 있는 집에 살고 싶었거든. 정글에 살고 싶었으면 정글이라고 불렀을 거야. 아마도.
테이블 한 개 놓고 카페라고 불러. 근사한 카페에서 귀한 음식 먹고 싶었거든. 궁전에서 음식 먹고 싶었으면 궁전이라고 불렀을 거야. 아마도.
나 부자다. 정원도 있고 카페도 있다.
안 보여? 화분만 보여? 테이블만 보여?
나는 보이는데. 꽃이 핀 예쁜 정원. 테이블이 있는 근사한 카페.
음! 마음으로 보면 더 많이 보이나 봐! 더 예쁘게 보이나 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도 보고 그렇게 살래. 현실을 잊지 말고 가끔은 꿈꾸듯 놀이하듯 행복하게 살래. 나 가난해도 부자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2022.2.7 |
햇살이 지우개?
김옥춘
버스정류장에 햇살이? 안돼! 버스 도착 안내 글씨 지우지 마!
안 보여! 찡그려도 까치발로도 안 보여!
왜 내가 억울하지? 진실을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진실을 보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사람들의 마음을 보는 거 같아.
큰 빛에 가려진 간절한 진실들이 세상사에 얼마나 많을까? 진실을 말하고 보여줘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아침에 햇살이 출근 시간에 햇살이 버스정류장 안내 모니터 글씨 지웠어. 없애지는 않고 지웠어. 그래도 다행이지 뭐야. 햇살 머무르지 않아서.
방에 들어온 햇살 나가지 말라고 머무르라고 잡으면 안 되겠네. 순리대로 이치대로 흐르라고 축복해야겠네.
버스정류장 모니터에 햇살 지나갔어. 이젠 보여! 머무르지 않는 것도 세월 따라 흐르는 것도 큰 축복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버스정류장 모니터가. 내게.
2022.2.7
| 호소에 호소합니다.
김옥춘
당신의 호소가 마음들을 움직일 거라 믿습니다. 당신 진심일 테니.
당신의 의지가 모두를 행복하게 할 거라 믿습니다. 당신 전부를 건 약속일 테니.
나의 호소도 귀담아 들어주시길 호소합니다. 일상에서도 중대한 일에서도 배려와 존중을 느끼고 싶습니다. 모두의 재산에서 내 마음의 재산까지 온전히 지켜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존중부터 보호까지 당신의 호소에 호소를 더합니다.
뜻대로 이루시길 기도합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 응원합니다!
202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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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전화가 늘 반가운 당신이길
김옥춘
잘 잤어? 네. 아침밥은 먹었어? 네. 잘 챙겨 먹어. 네.
사실은 거짓말했어요. 밤새 아팠거든요. 아직 아침밥 안 했거든요. 안 보인다고 거짓말이 쉽네요.
아침밥 드셨어요? 응. 불편한 데는 없으세요? 난 괜찮아. 오늘도 잘 지내세요. 그래.
괜찮다는 엄마의 목소리에 세상살이가 두렵다는 말이 자꾸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 들어있네요. 말로도 마음을 숨길 수 없나 봐요.
몸이 힘들면 마음이 힘들고 아프면 안부 전화도 부담이 됩니다. 대답하기 싫은 것보다 거짓말하기 싫어서라고 생각해 봅니다.
별일 없이 잘 지내죠? 아프지 마세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게요. 안부 전화가 늘 반가운 당신이길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2022.2.17
| 헌혈
김옥춘
내 피를 세상에 조금 남기기로 했어요. 헌혈로.
내 마음을 세상에 조금 남기기로 했어요. 헌혈로. 헌혈기부권으로.
나를 세상에 남기는 방법 아름답죠? 헌혈할 때만큼은 나도 꽃보다 아름다워지지요.
내 마음을 세상에 남기는 방법 훌륭하죠? 헌혈할 때만큼은 나도 생명 사랑으로 빛나지요.
나도 가끔 아름다워질 수 있는 헌혈 나도 가끔 훌륭해질 수 있는 헌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의 생명 사랑!
202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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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 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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