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한강
물결을 벗 삼아 한강공원길을 걸으려고 3호선 옥수역3번 출구에서 위짜추 조단스 서류바 씨모우 까토나 다섯명이 만났습니다. 오늘은 옥수역을 출발하여 한강공원 산책길을 걸어서 5호선 공덕역까지 갑니다.
이 날의 기온은 영상 10도를 오르내리는 봄 날씨입니다. 옥수역을 나와서 강가로 나서니 예상외로 거센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가볍게 입은 등산복이 오히려 울씨년스럽습니다. 자켓의 모자를 수시로 썻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걷습니다. 산행길이 아닌 편안한 산책로가 아직은 벗들에게는 그리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오르 내리는 능선과 계곡이 있는 산 속이 오히려 편안할런지도 모릅니다. 한 시간 이상을 걸어도 몸에 열기를 느낄 수 없으매 땀샘이 아직 열리지를 않네요. 바람에 일렁이는 한강의 물결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시원하고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훌쩍 뛰어들고픈 마음도 듭니다.
언제나처럼 수 많은 새들이 짝을 이루며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가르는 철새들의 장관은 안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물 위에 떠 있는 널판지에 물오리 한마리가 외로이 앉아 있습니다. 꼼짝도 아니하고 저 수평선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떠나 버린 연인을 기다리는 망부석이 되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착잡한 마음을 뒤로 하고 잠시 발걸음을 옮기며 강기슭을 바라봅니다. 물새 한마리가 낚시줄에 다리가 묶여서 거꾸로 허공을 가르고 있습니다. 인간 누군가에게 버려진 낚시줄이 그 녀석에게는 삶의 지옥이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뿐으로 인간의 욕심의 일면을 보는 것도 같습니다.
걸은지 두 시간 이상이 되어 롤라 스케이트장이 있는 근처에 철쭉 꽃을 울타리 삼아 자리를 잡습니다. 각자가 준비한 간식들을 서로에게 건네주며 온 몸의 관절과 근육에 활력을 넣어줍니다.
마포나루에 도착하니 꽹가리 장구 소리가 시선을 당깁니다. 노인들로 구성된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에 굼뜬 몸 동작을 마추어도 봅니다. 마포나루터는 마포구 마포동 한강 강안에 있는 포구입니다. 조선시대에 한성이 상업이 발달했던 이유가 바로 한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를 발원지로 출발합니다.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를 지나서 서울을 에돌아 서해로 합류합니다. 한성의 남쪽인 광나루에서 서쪽의 양화나루까지를 경강(京江)이라 합니다. 경강은 다시 한강, 용산강, 서강으로 나뉘어 집니다. 한강은 남산 남쪽에서 노량진까지를 말하며, 용산강은 노량진에서 마포나루까지, 마포나루에서 양화나루까지를 서강으로 나뉘어 부릅니다.
지금은 무인도로 변했지만 조선시대에는 최고의 배 기술자들의 집합소로서 조선소가 여럿 있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곡류를 비롯한 모든 물류가 한강을 통해 모였다가 각 지방으로 유통됩니다.
마포나루 주위에는 특히 소금을 취급하는 상인들이 많이 살았던 염리동 이라는 마을도 있습니다. 용강동에는 항아리 독을 구웠던 곳으로 독막 동막이라고도 합니다. 토정동은 조선 중기의 사상가이자 기인인 이지함 선생이 마포 물 흐르는 곳에 흙으로 움막을 짓고 살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토정비결을 만든 이지함선생의 호(號)도 토정입니다. 토정 선생은 여러 지방을 돌아 다니기를 즐겨했지요. 제주도를 배 좌우전후 네곳에 큰 바가지를 달고 다녀오기도 합니다. 하루는 귀가하는 남편이 두루마기를 안 입고 들어옵니다.
아내가 어찌된 일이냐고 물은 즉 대답은 추위에 떨고 있는 세 아이들에게 삼등분으로 찢어 입혔다는 대답입니다. 이처럼 토정 이지함은 학문도 뛰어날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기이한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아직도 새해 년초가 되면 일년 신수와 토정비결도 봐주는 점성집들이 존재합니다. 몇십 장 안되는 토정비결 책에 의하여 수 많은 사람들의 일년 신수를 내다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그 때부터 역술(易術)이라는 점술가가 서민의 생활에 파고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마포나루를 뒤로 하고 한강을 나와 용강동을 지나서 우리의 회식할 장소로 찾아듭니다. 서류바가 항상 원하는 장어구이집입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질량이 조금은 모자랍니다. 위짜츠의 볼멘 불만을 아우르며 우리의 주제가가 식당 내부를 메웁니다.
만나면 하는 말은 오늘은 1차에서 끝이다. 언제나 공수표가 됩니다.
2016년 4월 23일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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