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판장에 나가는 오랜 습관으로 지금도 초저녁에 잠이 들어, 12 시에서 1시 사이에 일어난다. 그때 부터 아침 먹기까지가 내 일의 거의 전부를 해치운다. 그 중 하나가, 묵호 구 도심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그냥 돌아다니는거다. 집을 나서면 묵호보건소 앞에서, 나의 생존을 위한 근육을 위해 노인용 운동기구에서 10 분 정도 희생한다. 보영극장을 헐고 지은 대형마트 우리마트와 묵호지구대 앞을 지나서, 중앙시장을 통과 한다. 상인들의 흔적들은 곳곳에 남아 있다. 그들에게 괜히 미안해진다. 1000 원 잔치국수 집을 돌아서, 발한 로타리를 돌고나면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동사무소 마당에서 새로운 운동기구를 위해 또 한번 잠시 내 몸을 혹사시킨다. 집에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다가, 글을 쓰다가, 담배를 핀다. 온전히 내 시간이다. 절에서는 새벽 예불을 해야하는 규칙이 있어, 도망나오고 말았다. 규칙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내식대로, 나만의 규칙으로 살아왔고, 그렇게 해야 살 수 있다. 그리고 가만히 아무 생각없이 있는다. 그제서야 나를 만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새벽에 돌아다니는 일은 내게 괜찮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