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묵향
흉터라고 해야 하나
나무의 옹이는 밖에 있고
사람의 옹이는 가슴속에 있다
나무의 옹이는
비바람 맞으며
가장 단단한 곳으로 만들어져
솔캥이로 거듭나고 예쁜 무늬결도 만들지만
사람의 옹이는
가슴속에 있어
세월의 흐름에 삭혀지고 썩어져서
야문 꾸득살로 아물림 한 것 같지만
작은 상처에도
가슴 안에 있는 아픈 멍울이
피고름 되어 곪아 터질 수도 있는
여린 잎이 되어 일렁인데
그리움이
깜장색 거름으로 썩으면 그 위에
만남이란
아름다운 싹이 돋고
행복이란
향기로운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간혹
욕심이란 복병이 시기를 하는 수도 있지
내가 가끔
두려움에 젖어진 것은
많이도 삭아지고 썩어지서 더는 삭혀질 것도 없어
약하다 약하게 여려 젔나봐
나무의 옹이는 자연이 보살피지만
사람의 옹이는
또 하나의 닮은 사람이
사랑의 가슴으로 어루만지고 보듬고 겹쳐저야
따사한 보라색 홍조 띈 예쁜 새살이 만들어진데
그래서
나도 서로 마음 닮은
세상 물정 좀 어두운 푼수끼 있는 당신 하나 만나
당신은 내 곁에
나는 당신 곁에서
이 세상 마지막 날까지
서로 어루만져주고 보듬어서
옹이를 치료해주는 서로에게 사랑의 의사가 되어
다시는 슬프고 아프지 말고
웃음과 기쁨 속에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