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오던 일행들은 뚝방길을 따라 걷는 모양입니다. 흐르다 얼어붙은 물줄기 곁을 걷는 바우님들이 아주 조그맣게 보입니다. “우리들도 저 길을 갔어야 했나 봐요.”
시멘트로 된 난간이 되어 있는 다리 위에서.
“어 저기 고기 보인다” “진짜, 어디??!” 하며 웃는 모습들이 참 평화스럽습니다. 심안(心眼)을 열면 보일지도 모르지요☺☺☺
앞서가던 바우님들이 갑자기 소리를 칩니다. “야 꿩이다”
저 앞에 꿩이 길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훈장나리’님께서 가만히 접근하여 그 모습을 담아보려는 사이에 꿩은 화려한 깃털을 푸드득 날리며 건너편 강가 쪽으로 날아갑니다. 푸른 빛의 화려한 깃털로 보아 수컷(장끼)인가 봅니다.
장끼가 날아간 쪽을 보니 작은 시설물이 보입니다. 정선 소(小) 수력발전소라네요. 이제 정선 5일장도 약 10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단조로운(비록 단조로움을 느낄 사이는 없었지만) 아스팔트 길로 여정이 끝나나 했더니 다시 산길(정확하게는 산 옆으로 조양강 물줄기를 따라 난 길)로 접어듭니다. 눈이 하얗게 싸인 길은 밟는 감촉이 너무 좋습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길입니다.
산길 입구에는 상여가 보관된 곳이라는 허름한 움막집 같은 것이 보이기에 올라보았습니다. 쓰지 않은 지 수십 년은 된 듯한 상여가 흔적만을 남긴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네요. 죽는 사람이 없을 리는 없는데 아마도 상여를 멜 사람이 없는 것 아닐까요?
올림픽 아리바우길 이용 제한 알림판이 있기에 보았더니 해빙기(2월~4월)에는 낙석이 많이 발생하여 이용을 제한한다고 합니다. 덧붙여 국장님께서 “정선에서 아리바우길을 조성하면서 낙석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곳에 예산의 거의 대부분을 쏫아부었다”고 설명해주십니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올라서니 이런 멋진 풍광(風光)이 기다리고 있네요.
이런 풍광은 쭉 이어집니다. /돌아보면 또 다른 그림이 있고. 이렇게 S자 형태로 흐르는 강을 초등학교 때 뱀이 기어가는 듯하다고 하여 사행천(蛇行川)이라고 배웠지요, 아마도. 그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참 한가로운 풍광(風光)입니다.
국장님은 다소 떨어진 곳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아마도 담배 한 대 피우려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한 모금 하면 담배 맛도 더 좋지요. ㅋㅋㅋ
그곳 전망대에서 본 모습들. 밝은 햇살을 받고 있는 마을의 모습이 너무 평화스럽지 않나요??
그곳에서의 조망을 마음껏 감상하고 다시 마을 어귀로 나섭니다. 저편에는 철길이 놓인 철교도 걸쳐 있고, 마을 어귀에는 아담한 정자도 하나 서 있네요.
철길을 따라 얼마간 걸으니 염소 두 마리가 한가롭게 마른 풀을 뜯고 있습니다.
뚝방 길이 길게 이어지고.
인가가 제법 많은 걸 보니 정선 읍내인가 봐요.
강변에는 게이트볼장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뚝방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복지센터에서 오신 바우님들과 후미들을 기다리는데 도무지 오지 않습니다.
“이 길이 맞나요? 왜들 안 오시죠?”
“네 맞아요. (저 다리쪽을 가리키면서) 저 다리 건너편이 정선 5일장이 서는 곳이예요. 아마도 저 아래 마을쪽으로 갔을지 모르겠네요”
하여 그냥 혼자 정선 5일장이 선다는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다리 난간에는 이런 정선 아리랑의 가사가 쭉 적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