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여! 비상하라 영원하라
18세기 유럽은 산업화로 문명의 발달을 가져왔고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미개척지를 정복하며 식민지화했다. 지중해 건너편 아프리카와 대서양 저 편의 아메리카 대륙에 벋친 서구 세력은 마침내 아시아 대륙의 끝까지 미쳤다. 그때 이 나라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나라마다 문빗장을 꼭꼭 잠가두었고 동면(冬眠)에 빠진 개구리처럼 변화무쌍한 바깥세상에 관심이 없었다. 결국 서구 세력은 무력을 동원하여 잠자는 세 나라에 문을 두드렸다. 어쩔 수 없이 이 요구를 받아들여야 했던 이 나라들은 녹슨 문 열쇠를 손봐야 했다. 그리고 1842년에 중국이, 1852년에 일본이 꼭꼭 닫아 두었던 문빗장을 열었다. 한국은 1876년 일본과의 불평등조약(강화도조약) 이후 1882년에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반만년 만에 닫혔던 문을 열었다.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와해시킨다는 위기감 때문에 서양 문물의 유입을 극도로 경계하며 꽁꽁 잠가두었던 쇄국의 문이 열리자 신문물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그러나 각 나라들은 개방에 있어서 무분별한 수용을 지양하고 한 가지 원칙을 세웠으니 곧 중국의 중체서용, 일본의 화혼양재, 한국의 동도서기 사상이 그것이다.
중체서용(中體西用)은 ‘중국의 몸통(中體)으로 서양을 이용한다(西用)’는 뜻이다. 중국의 전통 체제를 유지한 채 서양의 기술만을 받아들인다는 사상이다. 화혼양재(和魂洋才)는 ‘일본의 전통 정신(和魂)을 바탕으로 서양의 기술(洋才)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비록 서양의 기술문명이 들어와도 일본의 혼은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동도서기(東道西器)는 ‘동양의 도덕(東道)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양의 기술(西器)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즉 동방예의국 한국의 도덕과 윤리 질서 위에 서양의 발달한 기술과 기계를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이룩한다는 사상이다. 해외 문물이 들어온다고 해도 내 나라의 정신과 전통을 잃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남의 나라의 문물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민족주의 사상의 발로다. 그런데 이런 사상은 나라마다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즉 기술만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와 문화까지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던 것이다. 일본은 1910년 한국을 강제 합병한 이후 우리의 우월한 역사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왜곡하고 한국의 혼을 일본의 혼(和魂)이라고 선동하며 민족의 혼을 말살시킬 계획을 획책하였다. 오늘 우리의 과제는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잡고 굳건하게 보존하는 일이다.
중국은 어떠한가? 세계 질서는 모두 중국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을 주장한다. 중국은 동서남북 사방에 있는 나라들을 모두 오랑캐로 인식하고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라고 불렀다. 동이족 저 너머 바다 건너서 또 하나의 오랑캐를 왜(倭)라고 했다. 이 중화사상은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야심 차게 추진 중이다. 이것이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原工程)이다. 2003년 6월부터 개시된 중화문명의 시원(始原)을 찾는 공정이다. 공간적 영토 확장을 위하여 서남, 서북,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동북공정은 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 즉 동북삼성에 있던 옛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과거 고조선, 고구려를 중화인민공화국의 속국으로 둔갑시켰다. 고고학 발굴로 황하문명보다 더 빠른 동이족의 요하문명을 중국의 것으로 바꿔치기했다. 한국 고유의 전통 의상, 음식 등 탁월한 문화를 죄다 자신의 것이라고 우긴다. 세계 2대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전개하며 이제는 세계를 중국화 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중체서용의 극단을 보이고 있다. 안으로 미래 세대에게 자부심을, 밖으로 세계 우월국가로서의 위상을 나타내는 화혼일체, 중체서용의 사상이 내 것이 될 수 없는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까지 강탈하는 날조의 산물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도서기의 정신을 잃지 않고 수많은 외세의 위협에서도 꿋꿋하게 우리의 것을 지켜 단일민족의 위상을 만방에 휘날렸다. 그것을 중화사상에 빗대어 ‘중한사상(中韓思想)’이라 하겠다. 이 사상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이념을 각인시키고 세계와 우리 후손에게 광명의 역사를 알리는 슬로건이다. 중한사상에 입각한 우리의 찬란한 역사를 후세에 남겨 길이길이 빛나게 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그러나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은 그들처럼 강도짓을 일삼지 않았다. 오히려 내 것을 강탈해 가도 가만히 있었다. 이런 한국을 향하여 러시아의 동아시아 학자 U.M. 부틴(Yuri Mikhailovich Butin)이 이렇게 탄식했다. "동북아 고대사에서 단군조선을 제외하면 아시아 역사는 이해될 수 없다. 그런데 일본이나 중국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는데 한국은 어째서 그처럼 중요한 고대사에 관심이 없고 심지어 있는 역사도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치열한 생존 경쟁의 무대에서 묵묵히 서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국호가 대답이다. 늘 불러보아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내 어머니의 이름, 아시아 각 나라마다 역사의 뿌리가 된 그 이름 ‘대(大)~한민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大韓) 민족(民)이요 나라(國)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영토가 넓어서, 경제 규모가 커서,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누구든지 품을 마음의 분량을 말한다. 이는 반도(半島)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이질적 문화가 만나는 통로다. 추위에 떨던 대륙 국가들은 부동(不凍)의 항구가 있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부러워했다. 해양국가 섬나라 일본은 대륙을 그리워하며 그 관문인 대한민국을 시기했다. 이렇다 보니 대륙과 해양은 큰 나라 대한민국에서 자주 충돌했다. 대한민국은 둘 중에서 취사선택(取捨選擇) 하지 않고 넓은 아량으로 둘 다 수용했다. 대한민국에서 발발한 청일전쟁(1894)과 러일전쟁(1904년)이 우연이 아니다. 식민사관으로 보면 약소국가였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전쟁이라고 하겠지만 중한사상의 핵심인 민족사관으로 본다면 대륙과 해양 민족들을 그대로 수용하다가 일어난 전쟁이요 큰 나라가 감수해야 할 숙명적 사건이었다. 진정 대한민국은 대륙보다 크고 해양보다 넓은 국가라는 의미다. 그렇게 역사의 능선을 타고 달려온 대한민국은 고단한 역사의 능선을 타고 왔다. 수많은 국난을 극복하고 외세의 위협에서도 민족정신을 잃지 않았다. 동도서기의 마음으로 해외 문물을 흡수하고 진정 큰마음을 가진 나라가 된 것이다. 되놈이나 왜놈의 사상과는 결이 달랐다. 그리고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마침내 큰 나라 대한민국이 되어 전 세계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품고 선교대국의 위상을 발산하고 있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이기고 예쁘게 핀 한 송이 매화(雪中梅)처럼 대한민국은 국난극복의 모범 국가로서 열방의 모든 나라와 민족에게 기쁨과 소망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나라가 한해 끝자락에서 또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 그러나 큰 나라 대한민국은 또 모든 고난을 떠안고 또 한 송이의 꽃을 피울 것이다. 한국교회여! 다시 비상하는 어머니를 기대하고 더 열심히 기도하며 일어나자.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내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라”(이사야 60:1).
양무운동 - 중체서용(中體西用), 중국의 마지막 자존심만을 남겨두다.
난징의 병기공장에서 제조된 대포와 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