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형교량이 불안하다.
형산강을 가로지르는 1종 대형교량 4곳 중 신형산교(1979년 준공)와 섬안큰다리(1995년 준공)가 즉시보수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험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이들 두 대형교량은 하루 3만~5만여대의 차량이 오가고 있어 아주 작은 관리소홀도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철강 공단의 철강제품을 실은 수십t의 중량차량들이 통행하는 다리여서 시급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신형산교는 지난 2012년, 섬안큰다리는 2013년 각각 C등급 판정을 받았다.
C등급은 매우 위험한 단계에 포함된다.
A~E등급까지 5단계 중 가운데 속해 있고, 등급이 내려갈수록 노후와 위험도가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교량은 C등급이면서 교량의 모든 구조물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교통이 통제되는 D등급까지 떨어지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형산교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5월까지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정밀안전진단을 벌였다.
그 결과 교각 전반에 균열이 일어났고(156곳), 즉시 보수가 필요한 교각도 나타났다.
또한 교각 하부를 보호하는 수중 보호사석도 물살에 쓸려나가(세굴) 빠른 시일 내 재시공이 필요했다.
심지어 교량 슬라브의 두께가 현행 설계기준보다 20mm 부족했으며, 방수층에 균열이 생겨 누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더욱이 누수가 진행되는 동안 시멘트가 빠져나온 흔적도 나타나 본래 약한 상부구조가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는 문제도 낳았다.
섬안큰다리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점검업체 테라이엔씨(주)가 벌인 정밀안전진단 결과 교량 수평이동이 확인됐다.
남구 장흥동 측 교대가 14cm 옆으로 이동했다는 것.
이 문제로 수직보강재가 뒤틀리듯 휘었고, 교량을 지탱하는 말뚝기초마저 지지력을 잃어버릴 위기에 놓였다.
이와 함께 교량과 지반이 만나는 부분은 70cm 아래로 침하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업체는 진단결과에 대해 "현재 말뚝 기초의 구조계산 결과 측방 유동에 대한 저항력이 한계점에 도달해 빠른 시일 내 지반보강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지 벌써 1~2년이 지나 붕괴 등 위험성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서둘러 교량보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한 공무원은 "등급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수만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교량이 이토록 문제가 많다는 것은 관계부서에서 모두 알고 있는 일"이라며 "빨리 예산을 책정하고, 보수에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