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 도라지가 늘 밥상 위에 오르는 식품이라 폐 대장에 얼마나 좋은 약인지 생각들을 하지 않고 그저 입맛으로만 생각한다. 항상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자주 식탁에서 대하다 보면 매일 먹는 반찬이겠거니 하고들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밥상 위의 반찬을 약탕기에 넣으면 그것이 바로 한약이고, 약초를 조리하면 반찬이 되는 것이다.
더덕 도라지가 그렇다. 훌륭한 약초이자 반찬이다. 거기다가 입맛까지 돋우어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특히 등산길 아래 식당에 가면 더덕구이 요리가 많은데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더덕을 소주 한 병에다가 넣으면 금방 우러나서 색깔도 곱고 알코올이 회석된다.
더덕을 한방에서 대개 사삼이라 하는데, 행엽재근 행엽 행엽재라고도 한다. 전국의 산 나무 밑 그늘이나 습기가 좀 있는 언덕에 자생하는데 향기가 좋아서 근처에만 가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7~8월에 꽃이 피고 결실은 11월이다. 뿌리 생김새가 인삼과 아주 흡사한데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이 많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한약재 명칭을 사삼이라 했던 것이다.
다년생이고 넝쿨뿌리인데 도라지와도 상당히 흡사하다. 그리고 긴 줄기가 나무를 타고 오르는 특징이 있다. 잎은 3~4개의 마디에서 나는데 줄기를 자르면 우유 빛 진액이 나온다. 오래된 더덕은 무려 50년까지 자라는데 이 정도면 산삼보다 뛰어난 약효가 있다.
약효는 폐 대장의 주약인데 담을 없애고 강장하며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에 효과가 좋다. 기관지병 가래가 심할 때 특히 좋은 효과가 있다. 변비 두드러기에도 아주 좋다. 그 외에도 원기를 돋구어준다. 몸이 허약해서 자주 졸거나 피곤할 때 그리고 잘 놀라고 가습이 답답할 때 대단히 효과적이다. 결핵 피부병 성인병 중풍 심근경색 여성의 냉 대하에도 효과가 있다. 다만 성질이 찬 것이 흠이다. 맛은 달면서 쓴맛이 약간 받친다.
차로 마시려면 생 더덕 한 뿌리와 우유 200㎖에 꿀을 넣고 끓여서 마셔도 좋고, 아니면 더덕과 도라지를 함께 넣거나 더덕만 끓여 마셔도 된다. 끓이는 방법은 은근한 불에 충분히 약성을 우려내 수시로 마시면 된다. 맛도 좋으니까 훌륭한 약차라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섭취 방법은 생 더덕을 강판에 갈아서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타서 마셔도 된다. 술에 담가서 반주로 마셔도 좋다.
도라지 역시 더덕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우리 민요로도 명성이 자자한다.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는 노래구절이 그냥 재미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도를 구하는 한민족 정신이 깃든 노래인 듯싶다. 하여간 자주색 꽃을 보면 양귀비꽃보다 더 아름답다. 여러해살이풀인데 역시 재배 보다야 산 도라지가 약성이 더 뛰어나다. 생명력이 강해서 험한 바위틈에서도 잘 자라는데 수십 년을 버텨낸다. 7~8월에 꽃이 피고 결실은 10월에 맺는데 전국의 산과 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뿌리는 굵고 줄기는 곧게 자라며 줄기를 자르면 흰색 즙액이 나온다. 키는 40~100㎝까지 자란다. 잎 끝은 날카롭고 밑 부분이 넓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래 모양이고 꽃받침 조각이 달린 채로 열매가 익는다.
도라지의 또 다른 이름은 백약 경조라 하는데 한방에서는 길경(桔梗)이라 한다. 약성은 폐기(肺氣)를 치료하고 보양하고 폐열을 식혀준다. 담을 없애주고 해수를 멎게 하며 기관지염을 치료하는 효능이 탁월하다. 오래된 도라지를 꾸준히 섭취하면 치료하기 어려운 만성기관지염 치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목구멍이 붓거나 종기가 났을 때 잘 낫는다.
도라지의 생뿌리를 찧어서 종기에 붙이면 고름도 제거된다. 그 외에도 배가 아플 때 통증을 없애주고 가슴이 답답해서 숨 쉬기가 불편할 때도 좋고 담을 녹여 없애주기도 하고 소화를 촉진시켜주기도 하고 한열을 제거하고 식독과 주독을 풀어주기도 한다.
차로 마실 때는 그냥 끓여서 물처럼 마셔도 된다. 하지만 더 좋게 하려면 도라지와 감초를 혼합해서 끓여 마시면 된다. 끓일 때는 물이 부글부글 끓을 때 불꽃을 줄여서 은근하게 10분 정도 열을 가한 뒤에 마시면 된다. 입맛에 따라서 마른 귤껍질을 조금 넣고 달이면 마시기가 부드럽다. 설탕을 조금 가미해도 된다. 비율은 도라지 10g 정도에 감초 10g 물 약 1리터에다가 귤껍질 약간에다가 설탕은 마음 내키는 대로 조금이면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