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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수사당국이 압수한 GBL. /미 법무부
한국에서 이른바 ‘물뽕’ 원료인 감마부티롤락톤(GBL)을 대량 밀수해 미국 동부 지역에 유통한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이 미국 수사 당국에 적발됐다.
미 워싱턴DC 연방검찰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워싱턴DC 연방법원 대배심이 GBL 밀매 조직 관련자 11명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뉴욕·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DC 등을 잇는 미 동북부 지역에서 활동하며 캘리포니아산 메스암페타민과 한국산 GBL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전성기 기준 월 약 600리터 규모의 GBL을 한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아울러 이들은 시카고, 플로리다, 남부 캘리포니아로의 확장도 적극 추진했다고 연방검찰은 밝혔다.
조직원들은 뉴욕과 워싱턴DC에 유령 화장품 회사를 세운 뒤 GBL을 세정제와 미용용품으로 허위 신고해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암호화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은어, 상업용 택배 서비스, 은닉 장소,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범행을 수행하고 숨겼다. 이들은 개인 간 결제 플랫폼을 통해 마약 대금을 받았으며, 이 자금은 합법적인 수입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사업 계좌를 통해 세탁됐다.
GBL은 매니큐어 리무버 원료 등 산업용 용제로 쓰이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알려진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속칭 ‘물뽕’)으로 변환된다. 복용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의식 불명, 발작, 심박수 저하, 심각한 호흡 억제, 혼수상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수사 당국은 한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서울까지 직접 이동해 공급망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사업가 안 모씨 등 5명이 체포됐으며, GBL 약 1.5톤이 압수됐다.
제닌 페리스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는 “이 조직은 고학력 조직원을 모집하고, 유령 미용 회사를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했으며,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두 종류의 마약 조합으로 우리 거리를 뒤덮었다”고 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워싱턴 지부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고메니스 특별수사관은 “마약 밀매범들은 이윤을 내고 ‘좋은 삶’을 누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며 “이번 수사는 DMV 지역 주민의 치명적인 중독 사건 이후 시작됐다”고 말했다. DMV는 워싱턴DC·메릴랜드·버지니아 일대를 뜻한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수사를 통해 메스암페타민 약 35㎏ 이상과 GBL 약 800㎏이 압수됐다. 이는 미국 동부 지역 최대 규모의 GBL 압수 사례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