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밥상물가… 마요네즈 1년새 45%, 햄도 뛰어
[계속 뛰는 물가]
국제 식량가격 - 환율 급등 여파
지난달 국수 33% - 식용유 23% 등
가공식품 물가 10년만에 최대 상승
국제 식량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 등의 여파 등으로 국내 가공식품 가격이 또 한 번 치솟고 있다.
오뚜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뚜기 마요네스’(300g) 가격을 최근 3800원에서 4200원으로 10.5% 올렸다. 지난해 3월 2900원에서 3800원으로 31% 인상한 데 이어 추가로 가격을 올린 것. 최근 1년여간 가격 상승 폭을 따지면 44.8%에 이른다. 오뚜기는 물엿 700g(17%)과 소면 900g(12%) 가격도 올렸다. 사조도 해표 카놀라유(21%), 압착올리브유(18%)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상품을 낱개로 구매하려고 찾는 곳이어서 소비자의 물가 상승 체감도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음료, 가공햄 등의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다. CJ제일제당은 30일부터 햄·소시지 브랜드인 ‘더건강한’ 제품가를 평균 9.8% 올린다. 동원F&B는 최근 내놓은 ‘그릴리’ 등 냉장 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달 1일부터 가공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와 ‘아몬드브리즈’ 가격을 10% 인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7.6% 올라 10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원자재 가격과 직결된 국수(33%), 밀가루(26%), 식용유(23%), 식초(21.5%) 등의 가격 상승 폭이 컸다.
식품 가격에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군이어도 더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직장인 현수인 씨(34)의 요즘 장보기 제1 수칙은 ‘초특가 제품’ 먼저 집어내기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가급적 유기농 제품을 샀고 두부 만두 등 가공식품은 무조건 대기업 제품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낯설어도 조금이라도 싸면 주저 없이 산다. 편의점 간식도 ‘1+1’ 또는 반값 할인 제품만 담는다. 그는 “외식은 줄여도 집밥까지 줄일 수는 없다”며 “유기농이나 건강을 따지기엔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5∼6월 일반 상품보다 저렴한 자체상품(PB) 수요가 늘었다. PB로 만든 두부(45%), 우유(26%), 생수(19%) 등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5, 6년 새 이례적인 증가율”이라며 “장보기 부담이 커지면서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한 번 오른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7∼12월) 오름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