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전스님의 달라이라마와 함께 지낸 20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카일라스 근처에 있는 성산에서의 구름사진 )

인도인들에게 "보트 닷네왓 (아주 고맙습니다)" 을 연발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그들은 숫자도 많고 느린 순례라서

나처럼 시간을 다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나는 또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길에 대한 불안은 없었고 좀 지겹던 똑같은 모양의 평원이 아니라 호수 주위에 난 길만 따라 걸으면 되는 것이다.

둘레가 100 킬로미터다. 중간에 조그만 절이 있었는데, 밖에서 예만 올리고 안에는 참배를 안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실수였다. 아쉬운 내 허점이 된 것이다.

이 얘기를 여기서 하는 게 낫겠다. 위에서 인도인이 준 비스킷을 먹고 너무 맛이 있어, 이곳 다람살라에 돌아오면 거지들에게 꼭

다 사주기로 한 내 약속에 관한 이야기다.

순례를 마치고 한국에 잠시 들렀다가 다람살라로 들어와 바로 달라이라마를 뵙고 내 성지순례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점검받고 인정받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정리하고는 일상생활에 들어갔을때 그 비스킷 약속을 실행한 것이다.

고급 비스킷과 인도 돈 5루삐인가를 다람살라에 있는 모든 거지들에게 빠짐없이 공양을 했던 것이다.

그날 밤 늘 하던 대로 밤 10시가 되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순간 문도 열리지 않았는데 하얀 모습의 관세음보살께서 죽들어 오시지 않는가!

벌떡 일어나 앉아 합장부터 했다. 당신이 품안에서 뭘 주신다. 불상이었다.

얼른 고개를 내저으며 저는 아직 이런것 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거절했다.

당신이 '아니다, 받으라'면서 주시는데 녹색의 맑고 맑은 부처님이었다.

가슴에 안고 또 합장을 하고 앞을 보니 아무것도 없다.

정신이 번쩍 들며 아니 이게 뭐야, 내 손엔 불상도 없었다.

환 幻 속에서의 꿈이었나?

지금도 그때가 뚜렷이 분명히 기억난다. 그러나 마음이 날아갈듯 했다.

꿈이 되었건 허상이었건 간에 관세음보살을 친견하다니!

그리고 옛날 고려불화나 빼어난 탱화를 그렸던 분들이 실제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그렸다는 것을 확신했다. 안보고 어찌 그런 세세한 묘사가 가능하고, 당신이 갖춘 머리의 화관등을

어떻게 그리겠느가를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정성을 다하면 어떤 감응이 있게 됨을 확신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녹색의 불상은 불공성취불 不空成就佛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