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공대생
공대상상 예비 2018 Autumn Vol. 25
1. 공생하는 미생물들의 우주, 『마이크로 코스모스』
자연과학공학
린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지음, 홍욱희 옮김, 김영사, 2011
2. 당신의 ‘히어로’는 어떤 모습인가요 『주식회사
히어로즈』
인문사회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다산북스, 2017
1. 공생하는 미생물들의 우주, 『마이크로 코스모스』
자연과학공학
린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지음, 홍욱희 옮김, 김영사, 2011
글: 김윤진, 화학생물공학부 2
편집: 윤영주, 에너지자원공학과 3
여러분, 고등학교 1학년 과학 과목에서 ‘생명의 진화’ 단원을 배웠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원시바다에서 아미노산과 같은 간단한 유기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뒤로 진화의 과정을 거쳐 현재 모습의 생명체가 나타나기까지의 대략적인 과정을 배우셨을 겁니다.
그 과정 중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단계는 바로 원핵 세포로부터 진핵 세포가 탄생하는 단계였습니다.
이 단계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은 ‘세포내 공생설’인데요. 산소호흡을 하는 세균과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숙주 세포 안으로 들어가 공생하며 살다가 각각 미토콘드리아,
엽록체라는 세포 소 기관으로 진화하였다는 내용입니다.
이 이론을 제창한 과학자는 ‘린 마굴리스’ 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린 마굴리스의 저서,
『마이크로 코스모스』입니다.
저는 이 책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만큼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 유전자』는 알지만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는 책은 몰라서 애석할 따름입니다.
이 책은 크고 작은 생물들이 이루고 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의 제목인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심오한 의미에 대해서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린 마굴리스는 한 인간을 하나의 개체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 안에 존재하는 것들이 공생 관계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나의 개체로서 각자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든 세포,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들까지 각자 자신의 DNA를 보전하기 위해서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고,
그 목적에 따라서 의식과 의지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학교에서 세포내 공생설을 배울 때,
이 이론이 어떤 단계를 설명하는지 그리고 증거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도만 배우셨을겁니다.
그렇게만 배우고 넘어가기에는 이 이론은 너무나 중요하고,
매력적이며 깊게 생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을 주장한 과학자가 쓴 저서나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신다면,
그 이론에 대한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은 내용과 그 과학자의 세계관까지 엿볼 수 있으실 겁니다.
이론을 직접 주장한 과학자가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간 문장을 읽으면,
정말 이론이 ‘살아 숨쉰다’고 느낄 수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여담으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린 마굴리스가 쓴 이 책의 제목은 『마이크로 코스모스』이고,
이 책의 공저자는 도리언 세이건입니다.
둘은 모자 관계이죠.
충분한 힌트가 되었나요?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신가요?
아마 맞을 겁니다.
린 마굴리스는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의 첫 번째 부인이었고,
둘 사이의 아들이 바로 도리언 세이건입니다.
이혼을 했지만 전체 우주의 이치에 대해서 말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과 지구상의 ‘생물우주’에 대해서 말하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낭만적임을 넘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도 꼭 『마이크로 코스모스』 책을 읽으시고,
세포내 공생설과
린 마굴리스의 세계관에서 제가 느낀 감동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 당신의 ‘히어로’는 어떤 모습인가요 『주식회사
히어로즈』
인문사회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다산북스, 2017
글: 박소형, 산업공학과 3
편집: 윤영주, 에너지자원공학과 3
영화, 연극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정의롭고, 뛰어난 능력이 있어 어떤 일이든 극복해 나갑니다.
이렇듯 이상적인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을 표상한 것이 ‘히어로’인데요.
누구나 각자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
즉 히어로 하나쯤은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현실 속의 만족스럽지 못한 ‘나’를 이상적인 ‘히어로’로 만들어주는 회사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 책의 주인공인 다나카 슈지는 ‘당신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라는 수상한 모토를 가진 회사에 취직하게 됩니다.
과연 이 회사는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일까요?
다나카 슈지는 꽤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었고,
후에 실제 범인이 밝혀지지만,
누명을 쓴 그는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가서,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어.”라는 무기력한 말을 우연히 듣게 되는데요.
이에 모든 것을 잃고,
트라우마 때문에 버스도 타지 못하는 자신의 비참한 삶을 떠올리고 우울감에 빠지게 됩니다.
특별한 재능도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조차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항상 자책하던 슈지는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다쿠의 소개로 수상한 회사 ‘히어로즈’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이 회사에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유명 만화가 도조 하야토를 의뢰인으로 만나게 되죠.
어린 시절의 도조 하야토에게 ‘만화 그리기’는 못 견디게 즐거운 일이었지만,
판매 부수에 대한 강박으로 점점 의무와 스트레스가 되었으며,
그는 끊임없는 불안감에 자해까지 하게 됩니다.
슈지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편견 없이 하야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응원합니다.
이에 용기를 얻은 하야토는 부담감에 억지로 하던 일들을 과감히 마무리하고 만화를 그리는 일이 못 견디게 행복했던,
자기 자신이 히어로였던 어린 시절의 열정과 행복을 되찾게 돼요.
하야토는 슈지에 의해 다시 히어로가 되었으며,
슈지 또한 하야토를 불행으로부터 구한 히어로가 된 셈이죠.
슈지는 하야토를 비롯한 상처 입은 사람들과 진심을 다해 공감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을 치유하고,
또 본인도 치유 받게 됩니다.
히어로즈에서 일하며 스스로 행복을 다시 찾아가고 있는 슈지는 할아버지를 다시 찾아갑니다.
“할아버지 인생은 어떤 인생이었어?”라는 슈지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똑같이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지.”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곁에 있는 슈지를 보며 덧붙입니다.
“그래도 말이지, 정말로 행복한 인생이었어.”
당신의 히어로는 어떤 모습인가요?
결코 영화 속 특별한 능력을 가진 대단한 인물들만 히어로가 아닙니다.
이 책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행복한 사람,
그리고 행복을 주는 사람이 진정한 히어로일 수도 있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작은 일만으로도 그 사람을,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 히어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히어로가 되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
『주식회사 히어로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