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불임. 비만 치료효과큰 흰봉숭아≫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김형준이 지은 시에 홍난파가 곡을 붙여 일제시대에 민족의 울분을 달래 주던 노래이다. 이 노래에 나오는 ‘울밑에 선 봉선화’가 놀라운 효과를 지닌 약초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봉숭아는 예부터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다.우리 선조들은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대 옆, 밭 둘레에 봉숭아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믿어 왔다. 실제로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봉숭아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봉숭아를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도 붉은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못된 귀신이나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이 이 민속의 본디 뜻이었다.
봉숭아는 단단한 것을 물렁물렁하게 하는 데 불가사의한 효력을 발휘하는 토종약초이다. 봉숭아 중에서도 흰꽃이 피는 토종 흰봉숭아는 요통, 불임증, 적취(뱃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뭉쳐 있는 것), 어혈, 신경통, 신장결석, 요도결석, 물고기 중독, 변비 등의 갖가지 질병에 놀랄 만큼 신비한 효력을 나타낸다.
봉숭아 씨는 딱딱한 것을 연하게 하는 작용이 강하다.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봉숭아 씨앗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마시면 가시가 녹아 없어진다. 생선이나 고기를 삶을 때 흰 봉숭아 씨를 몇 개 넣고 삶으면 뼈가 물렁물렁해진다. 난산으로 고생할 때에도 씨앗 몇 개를 달여 마시면 골반 뼈가 연해져서 쉽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다. 봉숭아를 투골초(投骨草)라고도 하는데 이는 약효가 뼛속까지 침투한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봉숭아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봉선화, 금봉화(金鳳花), 봉사, 지갑화(指甲花)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봉선화란 이름은 꽃의 생김새가 머리와 날개를 펴고 펄떡이는 봉황새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봉숭아 씨앗을 급성자(急性子)라고 하는데 약성이 급하여 즉시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토종 흰 봉숭아는 갖가지 문명병들 곧 비만증, 과음과식으로 생긴 병·두통·공해독으로 인한 병·체한 데·종기·소화기 계통의 암·어혈·신경통·여성의 월경불순·대하·불임증·신장결석·요도결석 등에 효과가 크다. 물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나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을 때, 생선 가시가 살 속에 깊이 박혔을 때에는 봉숭아 씨앗을 가루 내어 마시면 곧 낫는다.
가시가 살갗에 박혔을 때에는 씨앗을 가루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 씨앗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그 술을 먹거나 바르면 효과가 더 좋다.
봉숭아 씨앗이나 줄기 달인 물을 마실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절대로 이빨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봉숭아 가루나 줄기 달인 물이 이빨에 닿으면 이빨이 물렁해져 빠져 버릴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빨대를 이용하여 목안으로 바로 삼키는 게 좋다.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 계통에 생긴 암에는 봉숭아 씨앗 30∼60그램을 물 한 대접에 넣고 달여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마신다. 뱃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있을 때와 냉증으로 인한 불임증에는 붕숭아 줄기와 뿌리 말린 것 40그램쯤을 달여서 한번에 맥주 잔으로 한잔씩 하루 세 번 빨대를 사용하여 이빨에 닿지 않게 마신다. 대개 10∼15일이면 딱딱한 덩어리나 냉증이 풀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심한 요통이나 신경통, 어혈에도 봉숭아 씨앗이나 잎을 30∼40그램을 달여서 하루 세 번 마신다. 대개 줄기를 달여 하루 세 번, 한 달쯤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특히 심한 요통이 있는 불임여성은 봉숭아 줄기와 잎 달인 물을 20일쯤 마시면 요통도 없어지고 임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장결석이나 요도결석으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씨앗과 꽃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소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두 시간쯤 뒤에 통증이 사라진다. 결석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0~20일이면 결석이 녹아서 뜨물처럼 되어 오줌에 섞여 나온다.
봉숭아 줄기, 잎, 뿌리, 꽃 등도 모두 씨앗과 같은 효과가 있다.봉숭아에는 붉은 꽃이 피는 것과 노란 꽃이 피는 것, 자주색 꽃이 피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반드시 흰 꽃이 피는 토종 봉숭아만이 갖가지 난치병에 신효한 효력이 있다. 그러나 흰 꽃이 피는 봉숭아는 거의 멸종되어 찾아보기 어렵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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