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콩, 그의 아내 애니 콩(왼쪽), 딸 조안나 모이(중앙)와 손자. 애니 콩은 2022 년 결혼식 파티에서 이웃집의 차가 들어와 충돌해 사망했다. 사진=Nigel Kong
피로 연회장으로 돌진해 2명 사망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액셀 밟아 주장 변경된 주 법에 따라 추가 소송 못해
2022년 8월 20일, 웨스트 밴쿠버 한 주택 뒷마당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웃의 한 차량이 식장을 덮치는 바람에 피로연에 참석 중이던 두 여성이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사망자들 중 한 명의 신원은 애니 콩(67)이다. 같이 현장에 있던 콩의 남편 리옹 킹은 부인이 자신의 팔에 기댄 채로 그대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이 날 사고로 두 명의 사망자 외에 현장에 있던 하객 7명이 부상을 입었다.
9일, 노스 밴쿠버 법정에 출현한 콩의 가족들은 사고 후 처음으로 당시 상황을 일반에 알렸다. 사고를 낸 홍 추(64)에게는 운전 미숙을 이유로 최고 2천 달러의 벌금형이 내려졌을 뿐이다.
이에, 콩의 가족들은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 추에게 범죄형이 아닌 단지 과실금 처벌이 내려진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력 반발한다. 콩의 가족들은 이번 사고가 단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과 같은 경미한 운전 사고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추의 변호인 이안 도날드슨은 추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추에게는 살인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콩의 가족들은 2021년 5월부터 변경된 주 법에 따라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범법 혐의가 주어지지 않을 경우, 사고 운전자를 법정에 고소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전의 법규를 통해서는 콩의 가족이 홍 추에게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더구나 당시 사고를 낸 운전자 홍 추는 음주 운전 중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현행 법상으로는 콩의 가족들이 홍 추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돼 있다.
리옹 콩은 “금전을 얻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에 격분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추의 변호인은 묵묵부답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결혼식 참관을 마친 하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녁 식사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하객들은 결혼식 현장 바로 옆집에 사는 홍 추의 초대를 미리 받고 저녁 식사에 앞서 추의 정원을 잠시 감상하던 중이었다. 이 때 추가 운전하던 흰색의 레인지 로버가 현장을 덮쳤다. 결혼식 피로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고, 현장에 앰뷸런스가 도착됐지만 애니 콩은 이니 숨을 거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