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나에게는 타격이다.
때로 순간순간 넘기는 것도 힘겹고,
벌써 두서너 달째,
몇 군데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과
여러 사람을 위해 일하는 곳에 못 보내주어
나의 기쁨인 돈 벌어 조금씩 나눠 쓰기가 안되어,
스스로를 왜 이렇게 만들었나 싶은 우울한 생각이 든다.
틈나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었다.
회사 근처의 건물 또는 사우나 청소, 야간 상담,
학습 도우미에 이르기까지 뒤져 보았지만,
자리도 없고 대부분 나이가 문제되어 기회를 얻지 못한다.
나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면서 기동성이 떨어지니
구인광고의 나이 제한이 섭섭하면서도 이해가 된다.
얼마 전에는
새벽에 수입회사의 간단한 전화 통역 도우미를 구하는 광고가 있었는데,
내 경험과 수행능력을 고려하면,
하루 두시간 정도이면
일상적인 통역만이 아니라
그 회사의 수입과 기타 업무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하려 했는데,
벌써 채용이 끝난 상태이다.
구직의 힘겨움과
나를 준비하는데 게을렀다는 자책이 많이 들면서도
계속 검색하게 되었다.
오늘은 공업 정밀분야 번역에 관한 알바 광고를 보았는데,
내가 일했던 분야와 상통하는 점이 있어 전화로 알아보았다.
영어 전공자나 공학도는 아니지만 괜찮은지 점검하려 지원 서류를 보내 달라는 말에
내가 직장이 있으므로 재택을 원하며
내 자질도 중요하므로 테스트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류를 작성해서 보내고 다시 조건을 보니,
한 건당 4천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테스트를 해 보면 벅찰지도 모르지만,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을 시작하면 한글판 관련 서적도 볼 사람이고,
또 마침 번역사무소 실장님께서
내년에 원어로 의사소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일에 참여시킬 생각이니
영어를 잘 보완해 놓으라는 말씀도 있으셨으니
내게는 이유 불문하고 해야 할 일인데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일하면
내가 그동안 찾았었던 알바들 보다 훨씬 편하면서도 더 많이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몽상을 하다가,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다시 정신을 차려본다.
그리고 불과 며칠전까지 기계번역을 버거워하던 내가 보인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일을 신나하고 있구나!
만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질 않아
구인광고를 찾으면서 헤메이지 않았다면
까다로운 기술잡지의 초록번역일인데 시도라도 했을까?
구인광고를 검색하면서 알바급여 수준을 보질 못했다면,
티끌모아 태산이 된다는 것을 지금처럼 절실하게 알았을까?
그동안 박봉의 청소 자리라도 하고팠는데 기회가 안 주어지니,
‘그래 나는 이미 직업이 있지. 나이드신 분들은 나보다 절실하실거야...’
그렇게 위안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급하게 서둘지 말고,
스스로를 잘 준비시키면
지금의 내 처지에 대해 감사하며 일을 하게 된다는 걸 알겠지.
내게 적정하게 맞는 일을 해야 고용주도 나도 편안하게 기량을 발휘하지.
회피 말고, 내게 맞는 일을 찾으라고 그동안 기회가 안 주어졌었나!
첫댓글 가뭄 뒤에 비의 고마움을 안다고 하듯이 힘겹게 일자리를 구하니 아주 귀히 여기군요. 그래서 어려운 경계를 겪어 보아야 조그마한 일에도 감사를 할 줄 안답니다. 열심히 하세요.
수정님의 힘들어 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조금은 마음이 짠해요 ... 정말 새로 찾은 그 알바가 새로운 힘을 실어 주는 일이 되길 빌게요 ... 신선함을 주는 선물이 되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