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목수 / 이영주 네가 혼자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골목에서 나오지 않았다 네가 텅 빈 곳에서 모든 것을 말하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때 나는 골목에서 퍽치기를 당했다 다 잃어버렸어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거절당할까 봐 두려웠다 나는 길거리에서 뒹굴면서 외눈박이 사람을 보았다 한쪽 눈을 타일에 대고 천천히 밑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너의 옆모습은 다른 사람이 다가와 완성되어야 하는 꿈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너는 방 안에서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고 벽돌은 하나씩 멍이 들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떨어져 나가는 합판처럼 너는 얇게 부서졌다 나의 낮은 수많은 밤의 구렁에서 쏟아져 나온 단면 가장 더러운 물질들이 골목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한파에 자꾸 눈곱이 꼈고 이제는 현실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가 방 안에서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려고 성에 낀 창문을 문지를 때 나는 바깥에서 가장 밑에 있는 구렁 안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해머가 너무 무거웠다 지금은 어떤 시간일까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옷을 벗었다 자꾸만 울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니? 나는 너에게 양쪽 눈 때문에 무서운 사람인가 방문 앞에 떨어진 못을 주웠다 너는 부서진 문틈에 한쪽눈을 대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게 해줘 이제 다른 사람이 올 수 있게 집을 짓고 싶어 너는 퉁퉁 부은 입술을 다물었다 나는 그 방의 바깥에서 푸른 벽돌을 쌓았다 가장 차가운 바람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