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함께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하는 가운데 우리는 순간의 기쁨에 취해서 "국방의 의무"라는 정말 중요한 원칙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은 바로 축구 대표팀 병역 혜택 문제입니다...
지난 5월 초에 국회의원 146명이 축구 대표팀 병역 혜택 방안에 서명하고 정몽준 위원장이 이한동 국무총리를 방문해서 축구 대표팀 병역 혜택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는 등의 움직임에 대해서 5월 중순에 국방부는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축구 대표팀에 대한 병역 혜택은 국민 개병주의와 형평성 원칙에 어긋나 자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국방 의무는 정치 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현행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서 올림픽 3위 이상/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 한해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해당 분야에서 3년간 종사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대체토록 규정하고 있는 기존 제도만으로 충분한 데도 특정 종목 선수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분위기를 주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달사이에 이런 원칙과 기준에 대한 모든 것은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국민들의 순간적인 열광속에서 법과 제도는 온데간데없고 아무런 진지한 검토도 없이 어제 저녁 경기후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홍명보 선수로부터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건의를 받고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만 하루도 지나기 전인 오늘 아침 국방부 장관은 관계자 회의를 가지고 긍정적인 검토중이라는 180도 변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방정책의 현주소입니다...
단순히 이번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축구 대표팀 병역 혜택 문제를 떠나서, 한 국가의 국방정책은 정말 진지한 검토와 수립 과정을 거쳐서 집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순간적인 기쁨과 정치가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자 순간의 분위기에 따라서 다르게 행해져서는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