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0이 넘은 분들 중에서 탤런트 김혜자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그분을 ‘전원일기’에서 조용한 내조로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정숙한 아내요 엄마의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사랑의 머길래!’에서는 보수적인 남편에 순종하지만 자신의 딸은 자유롭게 살도록 도와주는 현명한 엄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엄마의 바다’에서는 갑자기 다가온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며 가정을 지키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화보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의 소개를 보면서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이를 돌보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은 “나는 직업을 탤런트라고 쓰는 사람을 보면 너무 이상해요. 연기는 그냥 나예요”라고 말하였습니다. 탤런트를 직업이라고 하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합니다. 연기는 그냥 숨 쉬는 것처럼 자기 자신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아니면 작품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에서 교만함이 아니라, 자신의 일(mission)에 대한 자부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역할이 곧 자신이라는 열정으로 61년을 연기자로 살아왔습니다.
저도 뉴욕에서 지내면서 몇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미주지사의 일,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일, 퀸즈성당의 일, 동북부 엠이 대표 사제의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기회를 주셨으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일을 핑계로 지금 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비겁한 행동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한다고 자랑한다면 교만한 행동입니다. 신문을 만들 때면 매의 눈으로 교정을 보고,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주면 됩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 할 때면 미리 고백성사를 주고, 강론 준비를 성실히 하면 됩니다. 동북부 엠이와 함께 할 때면 미리 일정을 잡고 계획된 일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제게 주어진 일(mission)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지내면 하느님께서는 더 큰 은총을 주시고, 축복을 주심을 믿습니다. 촉매가 있으면 더 큰 에너지를 얻는 것을 봅니다. 제가 함께 하는 성당의 교우들이 신문사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동북부 엠이에서는 행사가 있을 때 신문사에 광고를 주고 있습니다. 신문사에 필요한 기사를 보내 주기도 합니다. 군림하는 주인공이 아닌, 봉사하는 주인공이라면 언제든지 응답해야 합니다.
교회는 오늘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시작하면서 신앙인들은 사순시기의 주인공이 되면 좋겠습니다. 대림과 성탄 그리고 연중의 신앙생활에 머물지 않고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에게 4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앞으로 사십일 동안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4가지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자선’입니다. 나의 능력과 재능을 이웃을 위해서 기꺼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진 재물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봉사’입니다. 손이 두 개 있는 것은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발이 두 개 있는 것도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셋째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 성체조배, 성경읽기, 십자가의 길, 피정은 사순시기를 풍요롭게 하는 보물창고입니다.
넷째는 ‘단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시기 전에 40일 동안 단식하셨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는 것을 넘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는 것이 진정한 단식입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