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적게 해야 행복에 가까워진다.
‘생각’은 인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무기이다.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은 다 하나의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이 ‘생각’, 하지만 모든 것은 과유불급이다. 최근 들어 뇌과학, 심리학, 언어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는 자세’에 관한 부작용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시간주립대의 제이슨 모저 박사의 연구에서는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은 생각할수록 강해진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각의 힘’은 정말 어마어마하지만 지나치면 불안이 커져 시간과 에너지만 소모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불안과 두려움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호주 시드니대의 마리안나 자보 교수와 뉴사우스웨일스대의 피터 F.로비본드 교수는 ‘우리는 대체 왜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조사 대상자 중 무려 48%가 다름 아닌 문제 해결 과정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일어난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문제를 계속해서 곱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의 탐 보르코벡 연구진은 걱정과 현실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바로 “걱정거리의 79%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16%의 사건은 미리 준비하면 대처할 수 있다.”였다. 걱정이 현실이 될 확률은 5%, 즉 이 5%의 확률은 우리의 힘으로는 막기 힘든 천재지변과 같은 일이다. 그 외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가 적절한 대처법을 준비한다면 막상 일이 닥쳐도 괜찮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고민거리가 생긴다면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관한 지나친 걱정과 불안보다는, 먼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과 준비 등을 생각해 보자.
지금의 불안, 1년 후엔 기억하지 못 한다.
그저께 점심에 뭘 먹었는지 기억하는가? 일주일 전 점심은? 더 나아가 한 달 전 점심은?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질문일수록 점점 대답하기 어려워진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아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의 기억하는 정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곡선이다. 이 망각곡선에 따르면, 우리는 20분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42%를, 1시간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56%를, 7일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77%를, 30일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79%를 망각한다. 겨우 한 달만 지나도 우리 기억의 80%는 증발한다는 말이다. 우리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기분이나 고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대부분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즉 길게 보면 사소한 불안과 고민에 빠져 보내는 시간은 시간 낭비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기억은 기록해서 남기면 되고 그렇지 않은 기억은 굳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걱정과 불안에 휩싸일 때면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또 인지하자.
멍하니 있을 때 뇌가 가장 활성화된다.
최근 뇌과학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뇌는 바쁘게 생각할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두 배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워싱턴대의 마커스 라이클 연구진은 이 내용에 관해 더 구체적인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는 역시나 멍하니 있을 때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뇌는 어떤 생각을 할 때 그와 관련된 특정한 부위만 활성화되고, 모든 에너지가 그쪽을 향하게 된다. 뇌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하지만 멍하니 있을 때는 뇌 전체로 에너지가 분산된다. 이는 곧 유기적 연결로 이어져 이전에는 교류가 없던 것들이 만나게 되고, 결국엔 새로운 아이디어나 참신한 발상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걱정과 불안에 잠식되어 머릿속이 복잡하고 조바심이 날 때면 생각을 멈추고 한발 물러나 멍하니 있어 보자.
다상량, 즉 ‘많이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중 대부분은 그 생각의 대상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이 글은 그저 당신에게 생각을 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 에너지를, 더 이상 쓸데없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초점을 올바른 대상으로 옮겨오라는 뜻이다. 필자는 확신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태도를 항상 인지하고 살아간다면 걱정과 불안에 더 이상 쉽게 잠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훗타 슈고. (2021).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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