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육군참모총장·NATO 의장 출신 대통령 당선

[힘힘]

체코, 육군참모총장·NATO 의장 출신 대통령 당선

체코 EMERICs - - 2023/02/03

☐ 2023년 1월 체코 대선 실시...1, 2위 후보 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다른 입장이 쟁점

◦ 1월 13일, 14일 1차 투표로 대통령 선거 시작...임기는 3월부터 예정 

- 체코에서 2023년 1월 13일, 14일 양일간 진행된 1차 투표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었다. 

총 8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당선된 후보자는 3월부터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에 이어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체코의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고 국가 원수로서 헌법재판관과 중앙은행 총재 임명권은 있으나 대부분의 실권은 총리가 가지고 있다.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과반의 지지받는 후보는 없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두 후보 간 2차 결선이 전망되었다. 여론조사에서는 전 총리였던 안드레이 바비스(Andrej Babiš) 후보와 체코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페트르 파벨(Petr Pavel)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두 후보 간 격차는 3% 미만이었다. 

- 1차 투표 결과 파벨 후보는 35.40%의 득표율로 34.99%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비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기 때문에 2차 결선 투표에서 재경합을 벌이게 되었다. 13.92%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다누세 네루도발라스(Danuše Nerudová) 후보는 전직 대학 총장이며, 당선될 경우 체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최연소 국가원수가 될 수 있었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 대다수는 파벨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 선언했으며, 제만 대통령만이 바비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 1, 2위 후보는 NATO,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극명한 입장 차 보여

- 파벨 후보는 무소속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며, 2012~2015년까지 체코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고, 2015~2018년까지 NATO 군사위원회 의장직을 맡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파벨 후보는 선거 운동에서 NATO 군사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유로화 도입을 포함해 EU와의 긴밀한 관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한 익명의 EU 외교관은 바비스 전 총리가 타협적인 사람이 아니지만, 파벨 전 장군은 군대와 NATO에서 장기간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파벨 장군이 당선되는 것이 EU와의 협력에 유리할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 바비스 후보는 ANO 2011당의 대표이며, 포퓰리스트이자 제만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으로 알려져 있다. 바비스 후보는 2017~2021년 총리를 역임했으며, 이후 국제 탐사보도 언론인 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가 공개한 판도라 페이퍼스(Pandora Papers)에서 대규모 역외 탈세 의혹을 받아왔으나 혐의를 부인해 오고 있다. 또한, 2022년 200만 달러 규모의 EU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으나 2023년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바비스 후보는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탄압이었다며 비난했다. 한편, EU와 관련해 바비스 후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난민 지원 정책을 비난하기도 했으며, NATO와 관련해서는 동맹국이 공격받더라도 체코를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 밝혀 논란이 일어나자 발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 과거 행적을 두고 상호 공방전...2차 투표 결과 파벨 후보 당선

◦ 선거 운동 과정에서 파벨, 바비스 후보는 상호 과거 행적을 두고 비난전 이어가

- 바비스 후보는 선거 운동 당시 파벨 장군이 1989년 벨벳 혁명(Velvet Revolution) 이전까지 열성적인 공산당원이었으며, 스파이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파벨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쟁광에 비유하며 바비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조직할 것이라 밝혔다.

- 이에 파벨 후보는 스파이 훈련을 받았다는 주장은 부인하며,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경력과 관련해서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파벨 후보는 벨벳 혁명 이후 33년 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봉사해오면서 과거의 실수를 만회했다고 덧붙였다. 파벨 후보도 바비스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포퓰리즘에 빠질 뿐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이어온 친민주, 친서방, 친유럽 정책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파벨 후보의 지지자들은 바비스 후보 역시 과거 공산당원이었으며, 체코슬로바키아 정보국의 요원이었으며, 재산 형성 과정에서도 의혹이 많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 2차 투표 결과 파벨 후보의 압승...당선 후 정치적 양극화를 줄여나갈 것이라 밝혀

- 2차 투표 결과 파벨 후보가 58.3%, 바비스 후보가 41.7%를 득표하여 1차 투표때와 달리 파벨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파벨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진실, 존엄성, 존경, 겸손과 같은 가치가 승리한 것이며, 이와 같은 가치들을 체코 정치에 되돌려 놓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인플레이션 문제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양극화를 줄일 것이라 약속했다. 한편, 선거에서 패배한 바비스 후보는 자신을 지지해준 240만 명의 유권자에 대해서 감사를 표했다.

- 페트르 피알라(Petr Fiala) 체코 총리도 파벨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근거없는 인신 공격 등의 선거운동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알라 총리는 내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파벨 당선인이 내세운 가치가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벨 당선인의 선거 승리 축하 행사에는 주자나 차푸토바(Zuzana Caputova)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참석했으며, 우크라이나 공동 방문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벨 당선인은 중도우파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나 제만 대통령이 반대해 왔던 동성 결혼 허용을 지지하며, 다수 국민에 대한 현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NE Intellinews, Pavel wins landslide victory in Czech presidential election, 2023.01.29.

Politico, Petr Pavel defeats Andrej Babiš to become next Czech president, 2023.01.28.

AP News, Populist billionaire vies with ex-general for top Czech post, 2023.01.26.

Balkan Insight, FORMER NATO GENERAL ON COURSE TO BECOME NEXT CZECH PRESIDENT AFTER 1ST ROUND WIN, 2023.01.16. 

Politico, Pro-Western retired general leads first round in Czech presidential election, 2023.01.14.

Euronews, Czech Presidential elections: Eight condenders, three favourites, two days of voting, 2023.01.12.

VOA, Czechs Prepare to Choose New President, as Rivals Clash Over Support for Ukraine, 2023.01.10.

[관련 정보]

1. 페트로 파벨 前 NATO 사령관, 체코 대선 1차 투표 1위 (2023. 1. 20)

2. 체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놓고 대통령 후보자들 간 의견 엇갈려 (2023.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