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루카9,22-25) 23 반영억 라파엘 신부 |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22-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22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십자가는 천국의 열쇠」
한 사형수의 십자가의 길 묵상입니다. “한없는 자비와 그 크신 사랑으로 저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짊어지신 예수님, 이제 당신의 자녀로서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짐을 덜어 이 죄인의 어깨에 메겠습니다. 과거에 큰 죄를 저질렀지만, 이제는 과감히 욕망과 욕정을 버리고 주님이 가신 길을 불평 없이 열심히 따르겠습니다. 삶에 주어진 고통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묵묵히 따르는 길만이 구원에 이르는 길임을 깨우치게 하소서. 비천한 제가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고 제 십자가를 지며,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해 주시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게 해 주소서. 큰 고난과 시련이 닥칠지라도 두려움과 절망에 빠지지 않고, 제가 짊어지지 못할 십자가는 주시지 않으리라는 것을 굳게 믿고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게 하소서”(김 아우구스티노). 죽음을 감당하며 오로지 주님께 의탁하고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지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믿음이 십자가를 감당하게 합니다.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십자가는 당신의 사랑스런 자녀들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십자가는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이며, 천당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성 요한 비안네).
예수님께서는“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9,24).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이 곧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버리면 모두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면 답을 얻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 앞에서 당신의 뜻을 버렸기 때문에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었습니다. 아니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알퐁소 성인이“당신이 제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십시오. 저는 저의 뜻을 버리고 당신의 뜻에 저를 맞추겠습니다”고백한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뜻에 부합하기 위해서 나의 뜻을 내려놓아야 하겠습니다.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힘들게 고생하면서 따라오라는 말씀이 아니라 매 순간마다 자신의 욕심을 비우면서 주님의 마음에 드는 것,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선택하라는 요구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상 안에서 주님의 십자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주장, 뜻을 양보한다는 것이 정말 마음 같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내 공로를 내세우지 말고 또 내 생각에 고집을 부리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양보하는 것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그 시작이 중요한 것입니다. 내가 ‘요까짓 것’ 하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까짓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사에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 지금은 십자가이지만 그 십자가가 더없이 큰 축복임을 알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하느님께서 우리의 사랑을 당신에게 증거 할 방법으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고 순종하며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에는 그 십자가가 우리를 짊어져 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