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가시고기]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노래했던 작가 조창인. 이제 어머니의 가업는 사랑을 전한다. 비바람과 폭풍우,뙤약볕과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와 함께 한 8년의 세월. 그 세월 동안 등대는 그에게 벗이었고,연인이었다. 게다가 그토록 미워했던 어머니가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등데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등대를 떠나야 한다. 등대지기를 떠나 보낸 등대가 과연 따듯한 마음으로 바다를 어루만질 수 있을련지...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등대지기 재우는 외딴 섬 '구명도'에서 8년을 보냅니다. 유일한 친구는 개 '해피'와 구명도를 찾아오는 갈매기들뿐. 어느 날 재우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은 8년 동안 전화 한 번 없던 매정한 형이 알려온 소식은 '어머니가 널 보고 싶어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떼쟁이 어린애로 변해 있었습니다.
엄하게만 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진 어머니가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니 재우는 놀라고 맙니다. 그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아픈 어머니를 재우에게 모시라며 막무가내로 우겨대는 형과 누나입니다. 섬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와 형수가 구명도에 나타납니다. 어머니를 한 달만 돌봐주면 곧 미국으로 모셔가겠다는 형수의 눈물 앞에서 재우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섬 생활은 재우에게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형과 누나만 예뻐하던 옛 기억이 떠올라 도무지 어머니에게 정겹게 대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섬에 있는 다른 등대지기들의 밥을 빼앗아먹고, 물건까지 훔쳐 몰래 숨겨 놓기까지 하니 재우는 한숨만 나옵니다. 배고프다고 투정부리는 어머니 앞에 눈물을 쏟고 마는 재우, 형수는 언제나 어머니를 모셔갈까요.
-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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