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는 자기시간이다◆
먼저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한혜경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2002년 월드컵때 한국을 찾았고,
영국잡지 ‘이코노미스트’ 의 한국주재 기자를 거쳐
지금도 서울에 살고있는 30대의 영국인
다니엘 튜더 가 쓴 책의 제목은
‘기적을 이룬나라, 기쁨을 잃은나라’ 다.
제목만 으로도
한국을 사랑하는 그의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그만큼
정말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온힘을 다바쳐
기적을 이룬 주체인 어르신들이
‘기쁨을 잃은채’ 살아가는 현실이다.
나는 상상해 본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행복을 찾기위해
다시한번 기적을 이루는모습을,
그러려면
돈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마음,
자식들에게
너무 의존하는 마음부터 버려야한다.
소소한 일상을 활기차게 이끌어 가자.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겠다고 외쳐보자.
어르신들의 밝게웃는 모습을
자주볼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게 누구든 현업을 떠나 퇴직하면
바로 은퇴-노년생활이 시작된다.
원하든, 원치않든
‘호모헌드레드-100세시대’를 살게 되는 것이다.
퇴직전까지의 생활과
퇴직후-노년기의 생활은
형식과 내용에서 완전히 달라진다.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는
기다렸던 시간이고,
준비가 부족했거나 없는 사람들 에게는
두렵고 생소한 시간이 된다.
은퇴전의 시간들은 내가 아닌,
남들을 위한 시간들이었다.
가족에 대한 부양책임,
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한 의무의 시간이었다면
은퇴후의 생활은
‘나’ 만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한다.
한가지 유의할점은 은퇴한다고 해서
그 시간들이 저절로
나를 위한 시간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나를위한,
나만의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생각이 있어야 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따라야 한다.
‘행복한 노년’ 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커다란 문 이지만
거기를 쉽게 통과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일단 현업을 떠나 은퇴하면
무엇보다도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 졌는지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사람이 무거운 책임과 압박,
강박관념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전혀 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자유하는 사람의 생활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달라져야 된다.
그래서
은퇴후의 노년기를
‘제2의인생’ 이라고 부르고 있다.
제2의 인생은
제1의인생 이었던 현업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삶을 설계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현실이다.
단지
몇 년을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20-30년을 새롭게 살아야 하는것이며
이 긴 기간동안 자기를 위해
시간들을 유용하게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깊이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형식이 내용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없이 살면서 잃어버렸던
인생의 소중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을 결코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언제나, 오늘, 내 주변에 있다.
자유하는자 에게만 그것들이 보인다.
제2의인생을 설계하는 원칙중 하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현역일 때 바쁘고 시간이 없어 하지못했던,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탐색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좋아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
모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제2인생 에서는 모두가 개성적 이어야 한다.
남과 나를 비교할 것도 없고,
더구나 경쟁할 이유도 없다.
남에게 해가되고 폐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내길을 가는 것이다.
그리고,
비로서 그 일을 통해
나를 다시 발견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나이들어
한두가지 일에 집중, 몰두할수 있다면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그보다
더 값진일은 달리없다.
하릴없이 공원벤치에 앉아있거나
전철을 타고 왔다갔다하면 안된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소중한 제2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한번
낭비된 시간은 결코 만회할 수가 없다.
서로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전형’을 제시하고
이를 따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
그러나
주변의 은퇴자들을 잘 관찰해 보면
크게 나누어
소개할수 있는 패턴은 분명있다.
지금부터 소개하려는게 그런것들이다.
따라서
이미 앞서 노년을 살고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고하면 될 일이다.
가장 보편적인게 부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여행에는
해외여행이 있고 국내여행이 있다.
해외여행은
가급적 70대 이전까지가 좋다.
더 나이들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70이 지나면
둘이서 차를 가지고
국내를 여행하는게 현실적이다.
우리나라의 시골길들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
여행은
부부를 떠 가깝게 하고
삶에 활기를 주기 때문에 아주좋은 방법이다.
어떤 노부부는 함께 외식을 즐긴다.
식도락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생활이다.
지금은
정보가 많기 때문에 맛있는집을 찾기도 쉽다.
매주 한번정도 새로운 식당을 찾아
외식을 즐기는 것 역시
부부를 가깝게 하고 삶에 활기를 준다.
나이들어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을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행복이다.
어떤 부부는
한달에 두세번씩 꼭 영화관에 간다.
두사람 모두 젊어서부터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의기투합,
나이든 지금도 영화관에 가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면 반드시 외식을 한다.
근자에는
부부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헬멧과 복장까지 맞추어입고
자건거를 타는 모습을 보면 건강미가 느껴진다.
그런 부부들이
여럿모여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경우도 많은데
정말 보기좋다.
더 멋이 있기는 등산복 차림이다.
지금은
등산복과 등산장비가 아주 발달해 있으며
가격도 엄청나다.
그러나
부부나 동호인들이 함께
화려한 등산복과 장비를가지고
등산하는 모습을 보면 유쾌하기까지 하다.
등산의매력은
등산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게 등산이다.
베드민턴이나 탁구는 무리가 없어
나이많은 부부도 쉽게 즐길수 있는 운동이다.
사람이 나이가 많아지면
부상 때문에 격렬한 운동은 하면 안된다.
무리하다
몸을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들어 입는 부상은 치명적일수가 있다.
내 친구중에
‘수석’을 수집하는 친구가 있다.
돌 하나를 얻기위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을정도다.
집에 진열대를 만들어 놓고
돌들을 정성스레 진열하고 물을 뿌려가며
어루만지는 모습을 보면
흡사 도를 닦는 사람같다.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다.
또 한 친구는 도자기에 푹 빠져있다.
흙을빚어
뭔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쉽게 접근할 수가 없을정도다.
그 집중과 몰입은 정말 몰아의 경지다.
무슨 근심과걱정이 있겠는가.
그럴 틈도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평소에 나무를 좋아하던 친구는
결국
목수방에 갔다.
손재주도 좋지만 나무만지는 것,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다.
지금
그 친구는 목수가 되어
최고로 행복한 노년을 살고 있다.
사람이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제2인생 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중한 것 이기도 하다.
어떤집은
베란다에 화분들이 가득하다.
물주고, 비료주고, 걸레로 잎사귀들을 닦아주고,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면서 가지들을 다듬는다.
화초는
잘 기르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들은
화초를 자식처럼 사랑한다.
나이들어 화초를 기르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나는
나이 70에 현악기인 첼로를 시작했고,
9년이 지난지금
생상의 백조를 연습하는 수준까지 왔다.
악기는
그 자체로도 즐겁지만
치매예방에는 가장좋은 방법일 것이다.
온 감각을 완전히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를 좋아한다면
은퇴와 함께 시작해볼 일이다.
서양악기든, 국악기든 상관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아는 할머니 한분은
6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
지금은 여러공모전에 입선하는 수준까지 됐다.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취미생활중
그림은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림 그리기에 몰두해 있는 사람들은
정말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소질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한 분야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늦었다’ 는건 없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은퇴후에도
체력이 허락한다면
‘바다낚시’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다이나믹하고
스릴넘치는 스포츠도 달리없다.
‘요리하는 남자’ 는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단,
그 요리가 맛이 있어야 된다.
‘라면도 못 끓인다’ 는 것은
더 이상 자랑이 아니다.
남자가 은퇴해서
‘삼식이’가 되면 젖은낙엽이 되어 기피대상이 된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더 성숙하고 성장하는 삶을 원한다면
책을 읽고 글을써야 한다.
개인블로그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뒤떨어지지 않는다.
제2인생에서 꼭 피해야 할 것은,
늙은사람이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예를들어
바둑이 그러하며
혼자서 하루종일 컴퓨터에 붙어앉아
화투하고 바둑두면
심신이 빨리 퇴화할 수밖에 없다.
텔레비전 리모컨을 쥐고
소파에 드러눕는것도 마찬가지다.
콜라텍에 가는것도 기피해야 된다.
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하루 한시간정도는
밖에 나가있어야 하며
햇볕을 쪼여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게 ‘걷기운동’ 이다.
나이많은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알맞은 운동도 달리 없을 것이다.
나는
내 건강의 원천이 걷기운동에 있다고
믿고있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열거해본 사례들은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수 있는것들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취미나 할 일들이 있다.
개인에 따라, 경제적인 실력에 맞추어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개발하면된다.
한가지 변하지 않는 원칙은,
은퇴-노년기는
진정
‘나’를 위한 시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개성적이고 이기적이라도 괜찮다.
제1인생에서
충분히 봉사하고 일했기 때문이다.
한혜경교수의 말처럼,
돈이나 자식에게 매이는 마음을 털어버리고
작은 일상에서
‘노년의행복’을 찾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은퇴이후는
진정 자기만을 위한 시간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운명의 창조자이다.
- 세르반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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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직 나만이 나처럼 살 수 있다. 멋지게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알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찢어지게 가난하던 時代에 자라서, 왜 사는지? 자체도 생각할 餘裕도 없었지요. 치만 얼마 남지않은 생을 좀더 멋지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