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이후 넘어지면서 손목골절 10년후 허리 척추뼈(요추)가 주저앉는 척추골절 75∼80세에 의자에서 넘어지면서 엉덩이관절(고관절) 골절로 입원.’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밀레니엄 시대, 근골격계 질환에 관한 보고서’에 나온 골다공증 여성 노년의 시나리오다. 골다공증 상태에서는 노년기 골절이 연이어 발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가 최근 발표한 ‘골다공증성 골절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01년 한 해 동안 병원을 찾은 목과 고관절 골절 환자 118명 중 85%가 60∼80대에 집중됐다. 이중 10명 중 6명은 여성이었다.
이처럼 장·노년 여성들은 골절의 대표적인 희생자이다. 노인의 낙상 사고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핀란드 보건증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핀란드인들이 넘어지는 횟수가 1970년 5622건에서 95년에는 2만1574건으로, 거의 4배가 증가했다.
서울세란병원 정형외과 오덕순 부원장은 “노년기 사회활동이 늘면서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넘어지는 노인의 약 10%가 부상으로 입원하고, 입원한 노인의 절반이 골절상”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겨울에는 평년보다 눈이 자주 내리고 적설량도 많다고 하니 골다공증 환자들은 더욱 긴장해야 한다.
노년기 골절 중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으며, 재활과정에서의 의료비 지출도 가장 크다. 겨울철(11월~2월)에는 낙상 등으로 인해 다른 달의 3배에 가까운 고관절 골절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된다.
WHO 조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이 생겼을 경우 50세 이상 여성 100명 중 약 3명이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유방암 사망률(2.8%)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골절 자체보다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수개월 동안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게 되면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과 심장마비, 폐렴과 욕창, 영양실조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줄줄이 이어진다. 또 나이가 들수록 뼈의 재접합 속도가 느려져, 골절 치료를 받아도 약 1/3 정도만 골절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간다.
문제는 또 있다.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60%는 본인이 골다공증에 걸렸다는 사실 조차도 모른다. 골다공증이 있어도 본인은 이렇다할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본인이 골다공증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심한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골절 예방을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노년의 뜻하지 않는 불행을 막을 수 있다.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일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골밀도 검사는 뼈 속에 칼슘이나 미네랄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 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주로 척추와 손목, 발목 등의 골밀도를 측정한다. 이로써 골절 위험도의 60∼70%를 예측할 수 있다.
일단 골다공증으로 판정 받으면 약물복용 등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골밀도를 높여야 한다.
▲ 골절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생활 속의 작은 실천도 낙상 등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데 필수다 대퇴부의 골밀도가 낮은 것으로 진단된 경우 골절 방지용 코르셋을 구입하여 착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시력이 나쁜 사람은 집안 내에서도 항상 안경을 착용해 넘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하체의 근력과 민첩성을 키워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여성의은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근육과 신경기능이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이들은 평소에 꾸준한 걷는 운동과 맨손체조, 낮은 산을 선택하여 등산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런 활동이 발바닥의 민감도를 높여주어 균형을 잡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노년기 낙상 특징
-노년 낙상의 10%가 입원 치료
-입원 환자의 절반이 골절상
-골절 환자의 60%가 여성
-골절의 60%가 엉덩이관절(고관절)
-11~2월 고관절 골절 건수가 다른 달에 비해 3배
-노년기 골절 치료 후 1/3만 골절 전 상태로 회복
-3명 중 1명은 관절염·우울증 등 만성질환자
-만성질환 하나 늘 때마다 낙상 위험 40%씩 증가
-진정제·항우울제 약물 복용자 낙상 사고율 50% 증가
◇잘 넘어지는 노인들을 위한 안전수칙
①청력과 시력검사를 규칙적으로 해서 균형감을 유지한다.
②천천히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다.
③굽이 낮고 바닥이 평평한 신발을 신는다.
④마루에 카펫을 깐다.
⑤조명을 밝게 한다.
⑥욕실에 몸을 지탱할 손잡이를 설치한다.
⑦바닥 물기는 항상 제거한다.
⑧침대 옆에 등을 달아 밤에 어두운 상태에서 나가지 않는다.
⑨전선·깔개·가구 등 발걸음에 걸리는 장애물을 없앤다.
⑩넘어질 때는 무릎을 구부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게 부상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