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원의 주호성 예술감독 윤대성 작 장성원 연출의 동행
공연명 동행
공연단체 극단 원
예술감독 주호성
작가 윤대성
연출 장성원
공연기간 2020년 7월 7일~19일
공연장소 공간 아울 소극장
관람일시 7월 10일 오후 8시
공간 아울 소극장에서 주호성 예술감독, 윤대성 작, 장성원 연출의 <동행>을 관람했다.
윤대성은 1939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 1945년 서울로 월남, 1961년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1970년 한일은행 퇴사 후 전문 극작가 길 선택, 1973~80년 MBC TV 전속작가 <수사반장> 집필, 1980년 서울예술전문대학 교수 임용, 1986~87년 MBC TV <한 지붕 세 가족>(1년간 45편) 집필, 1993년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선임, 2011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선임, 2015년 ‘윤대성희곡상’ 제정. 현재 밀양 연극 촌 안에 있는 윤대성 문학관에서 거주하다가 서울로 옮겨와 생활을 한다.
장성원(1976~)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의 미남 배우다. 영화 황진이, 가자 장미여관으로, 소원택시, 창수, 블러디 쉐이크, 미친 거 아니야, 스승의 은혜,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그리고 체인지 등에 출연한 훤칠한 미남이다.
무대는 요양원의 정원이다. 무대 좌우에 벤치가 놓이고, 링거를 매단 환자이동의자를 사용하고, 주인공 남녀는 환자복과 외투 등 의상을 바꿔 입고 등장한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다른 요양환자와 주인공여인의 아들이 등장한다.
베토벤의 피아노곡과, 사라사데(Sarasate)의 지고이네르 바이젠(Zigeunerweisen) 그리고 귀에 익은 가요곡이 극적효과를 상승시킨다.
<동행>은 첫사랑 남녀가 노인이 되어 요양소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는 이야기이다. 고령의 남자와 여자가 그 주인공인데, 남자는 신우암 말기이고 여자는 뇌졸중으로 과거 한때의 기억을 잃었다. 남자는 여자가 자신의 첫사랑임을 알아보고 옛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소시 적 이들은 성당에를 같이 다녔고 본명은 ‘분도’와 ‘까타리나’이다. 남자는 함께 부르던 미사곡을 상기시킴으로 해서 비로소 여자가 기억을 되찾았을 때 기적적으로 살아있던 삶을 놓고 죽음에 든다.
이 극 은 노년에 당면한 질병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외에 남자의 부인이 불치병으로 인해 자살했다는 사실을 포함하면 다양한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그 외에도 이 극이 요양시설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수 있다. <동행>의 남자와 여자는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음에도 요양시설에 들어오는데, 남자의 경우 아내가 죽고 자식들이 모두 외국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의 경우 아들이 있으나 재혼으로 질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볼 여력이 없어 이곳에 오게 된다. 이는, 절대 다수의 노인들 이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거주지에서 지속적으로 살기를 원하고 시설 에 대한 선호도가 낮으나, 부양가족의 부재, 질병 등으로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노인이 매년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런가 하면 여자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형상화한다. 여기서 아들은 어머니가 소유한 건물에 욕심이 있는데, 어머니 가 요양소에서 남자를 만나고 건강을 되찾자 건물이 자기 것이 되지 못 할까봐 노심초사한다. 실제로 노년기의 사랑과 재혼에 있어 성인 자녀가 재혼하는 데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며, 자녀들이 부모의 재혼을 반대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동행>에서는 기억을 잃은 노년의 여자의 모습 을 통해 삶에 있어 기억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자는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 발작을 일으키고, 간호사는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데도 왜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지 묻는다. 이에 의사는 ‘인간 각자가 지닌 역사가 곧 그 사람의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남자의 노력으로 여자는 과거에 잃었던 기억-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분도와의 첫사랑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여자가 기억 을 되찾은 순간, 분도는 여태까지 기적적으로 버텨온 삶을 마감하며, 그 런 점에서 이 극의 결말은 비극적이다. 그러나 이 극을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해 내는 것은 의사의 다음과 같은 말 때문이다.
의사의 마지막 대사다. “생의 마지막 순간 세상의 끝에 서서 돌아보면 우리가 몰랐던 삶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렵기만 하고 구차한 우리의 삶 속에도 기억할 만한 추억 거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 힘들었던 과거 의 아픈 상처만 서로 들추지 말고 아름다웠던 그 한 순간들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추억의 힘으로 살아보세요. 훨씬 인생은 아름다울 겁니다. 나는 오늘 한 노인의 죽음을 대하면서 하나의 작은 기적을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노인은 죽음의 문턱에서 인생의 마지막 한 가지 남은 일 을 완성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평온한 마음으로 세상과 하직했습니다. 죽음이 바로 그런 순간에 찾아왔다는 것, 그것이 바로 기적이 아닌가요? 우리 인생에서 기적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서…”
양재성, 하미혜, 김순이, 박종보(모세), 주현우 등과 변검의 일인자인 김동영 배우가 출연해 실제 상황을 구현해 내는 듯한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을 극에 심취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감독 박민관, 영상감독 김기횡, 음악감독 남기오, 조명감독 주현우, 총진행 김현수, 기획 장신 박태련, 의상 정재연, 제목글씨 솔거 이무성, 그림 장부남, 무대배경사진 신경윤, 사진 김현수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원의 주호성 예술감독, 윤대성 작, 장성원 연출의 <동행>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만한 감동만점의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7월 1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