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민아 / 끌레마 / 2020.06.05
페이지 240
책소개
1인 가구, ‘혼자’를 둘러싼 클리셰 너머
누구나 혼자인 시대, 자신을 돌보는 스무 명의 ‘혼자들’을 만나다
2018년 초, 영국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는 뉴스가 한동안 화제였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민자, 난민 등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가가 ‘외로움’을 중요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도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보고받는 자리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종합 패키지’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 이들의 고충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영국처럼 국가가 나서서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결해야 할까? 국가가 1인 가구 정책을 마련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그런데 우리는 과연 1인 가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나는, 나와 산다》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며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1인 가구라는 ‘집단’이 아니라 혼자 사는 ‘한 사람’의 내밀한 처지와 고민에 주목했다. 성별, 나이, 주거 형태, 혼인 여부, 가정 형편, 성 정체성, 건강 상태 등이 각기 다른 스무 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인 가구를 둘러싼 무수한 클리셰 너머에 있는, 스무 명의 고유한 생활상과 감정적·현실적 애로사항을 그대로 싣고, 그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통적인 삶의 조건들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각 개인의 사정을 잘 살펴서 혼자 살아도 견딜만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이것이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나와 산다’에, 위드 미(WITH ME)와 아웃 오브 패밀리(OUT OF FAMILY)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스스로 원했든 아니든 지금 ‘(가족으로부터) 나와서, 나 자신과 사는’ 혼자들의 모자이크이다. 이 책의 추천글을 쓴 김원영 변호사는 “인터뷰이에 대한 섬세한 이해, 배경 논의에 대한 진중한 성찰, 1인 가구를 낭만화하지도 불행히 여기지도 않는 시선을 통해 우리는 2020년 삶의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간다”고 말했다.
저자소개
김민아
사람을 좋아해서 이야기 듣기를 몹시 즐기지만 그러고 나면 오래 끙끙댄다. 한 번 마주쳤을 뿐인데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듯, 아픈 사람의 처지와 형편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통에 도리 없이 이 책을 쓰게 됐다.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라고 가수가 노래하면 과연 어떤 정경일까 궁금해서 노랫말을 곱씹어 보는 버릇이 있다. 관심 어린 따스한 눈빛만으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믿으며, 평평하게 골라진 땅 위에서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세상을 꿈꾼다.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상담과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2003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상담과 교육 업무를 거쳐 지금은 정책교육국에서 인권영화를 기획한다. 지은 책으로는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 『엄마, 없다』, 『영화, 사회복지를 만나다』(공저), 『별별차별』(공저)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1인 가구, ‘혼자’를 둘러싼 클리셰 너머
1장 혼자, 외로움, 국가
· ‘외로움’이라고 쓰고, ‘모르겠다’고 읽는다
· 영국에는 외로움 담당 장관이 있다는데
· 영국의 외로움 해결방안은 우리에게도 유효할까?
· 국가가 외로움을 다루고 싶다면
2장 혼자 하는 궁리
· 혼자와 둘 사이에서 여전히 흔들리지만
· ‘욜로’, ‘무민’ 세대라지만
· 혼자는 자주 ‘홀로사(死)’를 염려한다
· ‘자연인’ 판별 기준
· 여자라서 불안한 게 아니라
· 외롭다기보다 불편하다
3장 혼자 잡는 생활의 각
· 혼자인 내가 멀리하려 애쓰는 것들
· 솔직히 그다지 외롭지 않아
· 한없이 가볍고 투명에 가까운 관계
· 애인은 없지만 ‘섹파’는 있다
· 싱글, 값을 치르라 한다
· 결혼을 묻기보다, 혼자도 아이 낳아 기를 수 있게
4장 혼자의 거처
· 정체성을 규정하는 장소, 집
· ‘지옥고’ 지나 영구임대아파트 안착
· ‘영끌 대출’로 지은 내 전셋집
· 셰어하우스, 이상과 현실 사이
· 언제까지고 집이 아닌 ‘방’에 살아야 할지도
· 다양한 계층이 섞여 살, ‘방’ 아닌 ‘집’을 다오
5장 혼자 시대, 보호자는 누구인가
·가족 모두를 보호했으나 남은 건 죄책감뿐
· 보호자를 대동하라고?
· 누구나 혼자인 시대, 보호자는 누구인가
· ‘간병 독박’에 이제 그만 돌아가셨으면
· 그래서 쓴다, 유언장
· 살던 곳에서 죽고 싶지만
· 사이에 꽃이 피건만
에필로그 · ‘혼자들’을 만나고 알게 된 것들
출판사 서평
1인 가구, ‘혼자’를 둘러싼 클리셰 너머
누구나 혼자인 시대, 자신을 돌보는 스무 명의 ‘혼자들’을 만나다
2018년 초, 영국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는 뉴스가 한동안 화제였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민자, 난민 등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가가 ‘외로움’을 중요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도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보고받는 자리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종합 패키지’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 이들의 고충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영국처럼 국가가 나서서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결해야 할까? 국가가 1인 가구 정책을 마련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그런데 우리는 과연 1인 가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나는, 나와 산다』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며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1인 가구라는 ‘집단’이 아니라 혼자 사는 ‘한 사람’의 내밀한 처지와 고민에 주목했다. 성별, 나이, 주거 형태, 혼인 여부, 가정 형편, 성 정체성, 건강 상태 등이 각기 다른 스무 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인 가구를 둘러싼 무수한 클리셰 너머에 있는, 스무 명의 고유한 생활상과 감정적·현실적 애로사항을 그대로 싣고, 그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통적인 삶의 조건들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각 개인의 사정을 잘 살펴서 혼자 살아도 견딜만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이것이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나와 산다’에, 위드 미(with me)와 아웃 오브 패밀리(out of family)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스스로 원했든 아니든 지금 ‘(가족으로부터) 나와서, 나 자신과 사는’ 혼자들의 모자이크이다. 이 책의 추천글을 쓴 김원영 변호사는 “인터뷰이에 대한 섬세한 이해, 배경 논의에 대한 진중한 성찰, 1인 가구를 낭만화하지도 불행히 여기지도 않는 시선을 통해 우리는 2020년 삶의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간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무수히 많은 ‘개인’들이 탄생하는 과정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을 헤아리는 사회를 기대하며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혼자, 외로움, 국가」에서는 외로움을 ‘질병’으로 보고 사회적 해결을 촉구한 영국 ‘조 콕스 고독위원회’의 활동, 영국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한 취지와 주요 정책 등을 살펴보면서 국가가 외로움을 다루려는 이유와 내용 그리고 영국의 방식을 우리 사회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지 살펴본다. 저자는 ‘사회적 외로움’은 개인이 차별적인 제도나 편견을 포함해 존엄을 침해당하는 모든 순간에 깃든다고 보고, 영국이 ‘연결된 사회’에서만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우리도 연대를 통해 사회적 관계 안에서 존엄을 침해당하는 상황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2장 혼자 하는 궁리」에서는 ‘혼자들’이 하는 진짜 걱정을 담았다. ‘1인 가구=외로움’이라는 단순한 등식은 말 그대로 클리셰일 뿐, 현실에서 1인 가구들은 훨씬 다양한 감정적·현실적 고충을 겪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클리셰가 고착된 사회에서는 혼자 살기 때문에 더 불안한 게 아니라, 네가 사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겁주고 무시하고 못되게 구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하다. 또 이런 사회에서 혼자들은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해 가족과 사는 이들보다 걱정을 훨씬 많이 한다. 일례로 ‘홀로사’(死)에 대한 준비는 사는 동안의 ‘나’와 내가 사라진 이후의 ‘남은 이들’을 위한 깊은 고려이다.
「3장 혼자 잡는 생활의 각」에서는 혼자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취약함과 여러 패턴의 인간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혼자는 혼자 살며 생활의 각(角)을 잡는 사람들이다. 혼자들은 자신의 취약함을 제법 잘 파악하고 있고, 나름의 대처법도 마련해두고 있다. 뭇사람들이 걱정해주는 외로움도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싱글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거나, 싱글들이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를 받지 못함으로써 사실상의 ‘싱글세’를 내는 현실, 결혼하지 않고는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법적?제도적 한계 등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들도 담았다.
「4장 혼자의 거처」에는 국가가 1인 가구를 걱정하고 정책을 세우고자 한다면, 자주 바뀌는 감정(외로움)이 아니라 1인 가구의 처지에, 특히 주거환경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많은 1인 가구가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줄임말)’에서 거주하고, 집이 아닌 ‘방’에서 살아가고 있다. 집은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장소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 요소가 주거의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 주거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로 보장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다.
「5장 혼자 시대, 보호자는 누구인가」에서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 누가 보호자인지 물었다. 당장 병원에 입원하려 해도 보호자 대동을 요구받고, 이때 보호자는 법적 가족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자 살며 맞닥뜨리는 문제 속에는 보호자가 절실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렇다면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반응이 더딜 뿐 이런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 흐름에 대해서 살펴본다.
[출처 NAVER]